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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 후
여러분! 안녕하세요? 거의 한 달만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7.29일부터 8월13일까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의 큰 딸이 영국에, 작은 딸이 이태리에 사는데 아이들의 초청으로 보름 동안 다녀왔습니다. 큰 딸은 3년 전에 영국신사와 결혼하여 노팅엄에서 살고 있고, 작은 딸은 이태리 유학 후 밀라노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영국과 스코틀랜드 그리고 크로아티아를 거쳐 밀라노까지 였습니다. 사실 밀라노는 여행이라기 보다는 이틀 정도 쉬면서 쇼핑을 좀 하고 왔습니다. 저는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에 구두를 두개(하나는 정장용, 하나는 캐주얼용) 사왔습니다. 쇼핑이 지나친 것이 문제지 적절하게 하면 좋은 것 같습니다. "남자는 필요한 물건을 비싸게 사고, 여자는 필요없는 물건을 싸게 산다."는 말을 쇼핑할 때 생각해 보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다 필요해서 사고, 싸게 산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갈 때 마른반찬, 절인(pickled)반찬, 라면, 볶은 김치와 같은 먹을 것을 많이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팩소주와 책도 3권 가지고 갔습니다. 책 한권은 갈 때 비행기 안에서 다 읽었고 팩소주는 여행 전반부에 다 마셨습니다.
첫날은 딸집에서 잤습니다. 2년 전에 새로 산 집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새집이라고 해도 지은 지는 10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영국에는 100년은 기본이고 좀 오래 되었다고 하면 300년 이상입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저는 시차라는 것을 모릅니다) 집사람과 산책을 나갔습니다. 멀리 교회같기도 하고 성(城)같기도 한 건물방향으로 가니 예쁜 산책코스가 있었습니다. 작은 내(川)가 흐르는데 경치가 아름다웠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밝은 표정이었고 인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여행 기간 내내 많이 웃었고 술도 많이 마셨습니다. 영국 사위가 우리의 건장을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나는 즐겁게 마시는 술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여행 기간 중 많은 것을 보고 느꼈지만 문학기행이 지금까지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생가, 브론테 자매의 생가 그리고 스코틀랜드에 있는 조앤 K.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한 카페에서 문학의 영감을 받았습니다. 세익스피어는 천재적인 작가였지만 브론테 세 자매와 조앤 K.롤링은 삶의 결핍이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브론테 자매는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무뚝뚝한 목사 아버지와 엄한 이모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들은 교회 옆에 있는 관사건물에서 살았는데 그 때 쓰던 물건들이 지금도 그대로 전시되어 마치 170년 전에 살았던 그들이 내 옆에서 말을 거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브론테 자매가 쓴 책 <제인에어/첫째,샬샤롯 브론테>, <폭풍의 언억/둘째,에밀리 브론테>를 다시 읽어 볼 생각입니다. 막내 앤 브론테도 작품을 썼지만 언니들에 비해 이름이 없는 편입니다.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은 모두 30대에 병으로 죽었다는 것입니다.
여행 내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날씨는 정말 시원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벽난로를 피울 정도였습니다. 보름 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날씨는 푹푹 찌고, 집은 풀이 자라 엉망이고, 일은 밀려 있고, 다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원상태로 회복하는데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행하라."고 말한 생텍쥐페리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보름이라는 기간 보다 여행 중에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느껴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책 3권 정도 쓸 정도의 영감을 받았는데 혼란스럽기만 할 뿐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고 멍하게 1주일을 보냈습니다.
이제 더위도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제 여름의 추억들은 가슴에 묻고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지막 여름을 잘 마무리 하시고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여행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조금씩 하겠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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