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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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추석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주에 수원과 남양주의 도서관에서 <엄마의 글쓰기> 책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여성들이 모여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17년 <엄마의 글쓰기>가 막 출간됐을 무렵에는 엄마로서 자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주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여성들이 강연에 참여하는 추세입니다.
<엄마의 글쓰기> 책을 쓸 당시에 ‘엄마’라는 정체성을 넘어 ‘여성’의 글쓰기로 확장하고 싶은 열망이 컸습니다. 책에 원했던 만큼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출간 후 2년이 지난 지금 책이 여성들의 글쓰기 교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책이 독자마다 다르게 변주되어 다가가는 걸 지켜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제 블로그 방문자가 급증하는 시기가 일 년에 딱 두 번 있는데, 바로 구정과 추석 명절 연휴입니다. 위 표는 올해 추석 명절 연휴 주간(2019.09.09. ~ 2019.09.15.)의 인기 게시물 순위입니다.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기’를 검색하면 ‘가족처방전-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시리즈가 최상단에 노출됩니다.
지난주 수원과 남양주에서 또 다른 사연을 접했습니다. 올해 구정 무렵만 해도 여성들은 ‘명절’과 ‘제사노동’, ‘시댁문화’ 이야기로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추석 연휴가 지난 시점에는 이야기의 소재가 ‘나의 엄마’로 바뀌었습니다. 지지난주에 보내드린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열두 번째 이야기’와 같은 맥락입니다.
“어떻게 하면 ‘친정 엄마’를 바꿀 수 있을까요?”로 시작된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40대 우리 세대는 명절 문화를 바꾸고 있습니다. 명절 제사를 아예 없앴거나, 아직 없애지 못했다면 부부가 함께 ‘제사노동’을 합니다. 시간이 좀 걸리지만 시댁 어른들도 변화를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하지만 친정 엄마는 다릅니다. 제사노동하시는 걸 말릴 수가 없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며느리 손을 빌릴 수 없다고 하시며 당신 몸 상하는 건 생각지도 않고 혼자 일을 다 하십니다. 자식들이 힘을 모아 이제 그만하자고 설득을 해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제는 가족 구성원 중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시댁노동을 혼자서 도맡아 하십니다. 평생 맏며느리로 친한 친구 하나 없이 TV와 신문과 책도 보지 않고 그저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면서 살아오신 엄마가 지금의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족과 소통하고 어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에는 할머니들도 작가로 화가로 유튜버 크리에이터로 활동하시면서 당신 삶을 살아가시는데, 과거에 갇혀 당신 삶이라곤 누려보지 못하고 엄마가 떠나실까봐 두렵습니다. 엄마가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엄마가 변화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적인 처방이 필요합니다.
명절 제사노동이 어느 정도 해결된 여성들이, ‘나의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변화를 갈망하는 '나'의 삶은 바뀌고 있으나 변화를 원하지 않는 '친정엄마'의 삶은 바뀔 기미가 안 보입니다. 주말 내내 생각했지만, 노동의 주체가 변화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 편지 독자분들께 여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일주일동안 더 고민해서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열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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