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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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루 살로메>
10월은 무엇을 해도 좋은 계절입니다.
그래서 결혼식도 많고, 행사도 많습니다.
지난 개천절에 꿈벗이 오픈한 카페 <루 살로메>에 다녀왔습니다.
태풍이 막 지나간 가을날씨가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루 살로메는 꿈벗의 10대 풍광 중 첫번째 풍광입니다.
니체를 좋아한 그녀는 카페 이름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이제 막 오픈을 한 <루 살로메>에 아직 니체의 향기는 없었지만
수백송이의 장미 향기가 가득하였습니다.
하얀 벽에는 구본형 선생님의 글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꿈벗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의 글입니다.
<내 안에 무언가
위대한 게 살고 있어.
지금 나를 부르고,
나는 더 이상 어제의 내가 아니다.
내 꽃이 막 활짝 피었으니
세상아 너는 참 아름답구나.>
그녀에게 가지고 간 선물을 주었습니다.
전 날 비가 많이 와서 비닐로 세겹으로 쌌습니다.
<늙은 호박>이라는 그림이었습니다.
시는 저가 썼지만 그림은 민화를 하는 사람이 그렸습니다.
저가 쓴 시 중에서 가장 짧은 시입니다.
<늙은 호박>
노랗게 꽃 필 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더니
누렇게 익으니 모두 다 좋아하네
늙어서 사랑받는 것은 너 밖에 없다
나도 너처럼 익어가고 싶다
일행 일곱 명은 루 살로메에서 낮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았습니다.
돌아오는 ktx 시간 때문에 길게 놀지는 못하였지만
삶이 시가 되고 놀이가 되는 즐겁고 유쾌한 자리였습니다.
10년 만에 노래를 불렀다는 사람도 있었고,
20년 만에 노래를 불렀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나는 두 곡을 불렀습니다.
가을 날씨만큼이나 맑고 눈부신 하루였습니다.
가을을 맞이하려면 몇 개의 태풍을 견뎌야 하는데
자신의 꿈을 이루려면 몇 번의 태풍을 견뎌야 할까요?
이제 항구에서 빠져 나온 <루 살로메>의 아름다운 항해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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