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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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어
저리 가
제발 좀 나를
내버려 둬
지금 이 행복을 잃고 싶지 않은데
자꾸 왜 맴돌며
나를 데려가려 해
귀를 막겠어
스쳐갈 바람일 뿐이야
뭐라 말해도 (그만해)
못 들은 척 할래
소중한 내 사람들을 떠날 수 없어
저 불안한 세상에 날 떠밀지 말아 줘
저 두렵고 낯선
위험한 모험들
비바람 몰아치듯 저 멀리서 날 불러
Into the unknown~ Into the unknown~ Into the unknown~~
뭘 원해 넌
왜 자꾸 나를 부르니
내가 위험해지는 거
그걸 바라는 거니
어쩌면 알고 있니
마법 같은 내 비밀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걸
견디기에 버거워져 힘이 강해질수록
잠들었던 내 마음이 깨어나
어디 있니?
내가 보이니?
느낀다면
보여줘 널
어둡고 험한
먼 길이라도
그곳에 가겠어
Into the unknown!
겨울왕국2 OST <Into the unknown>
딸아이와 보았던 겨울왕국2에서 이 노래를 듣는 순간 가슴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제 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극장을 나오며 오랜 망설임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저를 부르는 미지의 세계로의 초대를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 큰 어른이 애들 보는 만화영화로 일생일대의 중대사를 결정하다니 제정신이냐구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가 겨울왕국2에서 보여준 엘사의 모험은 인류의 신화가 품고 있는 공통적인 플롯에 근거합니다. 비교신화학자 조셉캠벨이 ‘영웅의 여정’이라 명명한 이 플롯은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찾아가는 과정에 다름이 아니구요. 다시 말해 우리 모두에겐 자신만이 들을 수 있는 미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겁니다. 그 목소리의 부름을 말 그대로 ‘Calling’, 즉 소명이라고 하는 거구요.
물론 누구나 엘사처럼 아렌델 왕국을 통째로 구할 만큼의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 리 없고, 또 자신의 콜링에 응답하는 과정 역시 그처럼 극적이지는 않을 겁니다. 영화처럼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을 테구요. 하지만 저는 감히 장담합니다. 누구라도 일단 자신의 콜링을 듣기 시작했다면 이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어찌 아냐구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선 숨을 쉴 수가 없어지니까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숨조차 쉴 수 없는 상태로 그저 곁에 있는 것만으로 그들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들을 정말 사랑한다면 저 자신을 살리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지금으로선 부디 제 모험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들을 너무 많이 아프게 하지 않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이 두려움과 무력감이 제가 요즘 괜찮지 않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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