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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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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8일 10시 42분 등록

지난 주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프롤로그에 이어 이번 주는 장형 외향 헤라클레스편입니다.

 

<헤라클레스: 장형 외향>

헤라클레스의 자기고백

뭐라고?!! 그 아이가 결국 죽었다고? .. 미치겠군…! 홧김에 그냥 슬쩍 밀친 것 뿐인데 죽다니…! 뭔 사내놈이 그렇게 약해빠졌어, 계집애처럼!! 그래도 이번에는 정말 죽일 생각은 없었어. 정말 없었다고! 천하의 영웅인 내가 그깟 물 시중 드는 아이를 죽여서 뭐하게. 정말로 죽일 마음은 없었다고. 진짜라니까! 그저 그 녀석이 제 할 일도 제대로 못하고 칠칠 맞게 물을 쏟으며 알짱거리는 게 거추장스러워서 밀친 것뿐이야. 그 뿐이라고!

 

그래, 리노스 선생을 죽인 건 홧김에서였어. 세상에, 영웅 수업을 받는데 음악을 왜 배워야 하느냐고! 그딴 건 계집애 같은 오르페우스나 할 짓이지 천하의 사내 대장부인 내가 할 일은 아니잖아! 양아버지도 참 어지간하시지. 영웅이 되려면 칼 싸움이나 격투기 같은 것만 배우면 되는 거 아니야? 왜 하필 음악을 배워야 하냐고! 안 그래도 끓어 오르는 성질을 겨우 참고 배우는데 아, 노인네 성격은 또 얼마나 깐깐한지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완전 숨 막혀. 완전! 근데 그 날은 날 때리기까지 하니 내가 어찌 참을 수 있겠냐고!! 그래서 나도 엉겁결에 옆에 있던 거 아무거나 집어서 던진 건데 하필이면 그게 하프인줄 내가 어찌 알았겠어. 그냥 정신 없이 휙! 던졌는데 쓩~ 날아가더니 갑자기 노인네가 푹 고꾸라지길래 아차! 싶었지. 나도 내 힘이 그렇게 센 줄 그 때 처음 알았다니까! 나도 놀랐어. 나도!

 

근데 뭐 사실 처자식을 죽인 건 나로서도 할 말 없어. 그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고. 변명 안 해. 내 잘못인 거 백 프로 인정해. 사람들 말로는 우리 어머니가 제우스 신하고 사이에 날 낳으니까 헤라 여신이 질투해서 날 잠시 미치게 만든 거라고들 하는데, 그래도 내 잘못이지. 여신 핑계 댈 생각 없어. 남 핑계 대는 건 대장부가 할 짓 아냐. 그 땐 그저 혈기왕성한 시절, 내 힘만 믿고 날뛰던 시절이었어. 지금 생각해도 참 철이 없었지..

 

근데 더 후회되는 건 친구였던 이피토스를 죽인 일이야. 그 녀석 참 자상하고 좋은 친구였거든. 내가 처자식을 죽였다고 사위삼지 않으려는 제 아버지를 나대신 설득까지 해준 아주 의리 있는 놈이었어. 사실 마누라야 다시 얻을 수 있지만 대장부로서 빡 세게 마음 통하는 친구는 하늘 아래 또 없으니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거잖아. 그게 남자들 의리지. 그런데 되려 내 손으로 녀석을 죽게 만들었으니사실 그 날 너무 화가 났어. 젊은 놈이 한 번 실수한 걸 가지고 에우리토스 왕이 날 자꾸 의심의 눈초리로 보며 딸을 주지 않으려는 것도 모자라 소 도둑으로 까지 몰아대니 어찌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어! 천하의 내가 소도둑이라니!! 나 헤라클레스라고, 헤라클레스!! 그래서 씩씩거리며 소떼를 찾으러 절벽에 올라갔는데 그만 이피토스를 왕의 신하로 착각하고 밀어버렸지. 아무리 미치지 않고서야 내가 친구 녀석을 죽이려 했겠어. 그 땐 분해서 내 정신이 아니었다고. 너무 화가 나서 눈에 아무 것도 보이는 게 없었거든.

 

그나저나 온갖 괴물을 다 물리친 내가 이 나이에 일개 시동을 죽이다니 대장부 체면이 영 말이 아니게 됐어. 시동 아비는 실수라고 인정한다지만 내가 영 그래. 지금까지 실수로 저지른 죄값은 다 치렀다고 생각했는데 또 욱해서 사람을 죽였으니 말이야. 내가 욱하는 성미인 거 이젠 인정해. 인정한다고. 그러니 당분간 길 떠나서 다시 약한 사람들 도와주며 악당이나 물리치며 살아야겠어. 그게 나한테 젤 어울리는 거 같아. , 헤라클레스라고, 헤라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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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코로나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건강들 조심, 또 조심하시고 무탈한 주말되시기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s://blog.naver.com/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www.Personalcul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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