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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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마음사전
무거운 말들이 난무하는 글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상적인 삶까지 불필요하게 무거워진 것은. 너무 가벼운 건 좋지 않지만 가끔은 발랄한 글로 일상을 위무하면 어떨까 스스로 물어본다. 필요 없이 무거운 글들 사이에 오아시스 같은 실험 하나, 직장인 마음사전. 직장에서 우리를 둘러싼 말들은 나름의 사전적 정의를 하나씩 가지고 있지만 곧이 곧 대로 쓰이진 않는다. 마치 ‘큐피드의 화살’이 ‘사랑’을 상징하듯 직장인 말들에 담긴 은유적 함의를 탐색한다. 세상에 똥침을 날릴 땐 손가락에 힘을 빼야 하는 법이다.
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핏기 없는 얼굴로 모인다. 그래서 죽음의 냄새가 나는지 모른다. 회의는 닦달하는 상사의 물음에 맑게 닦인 목소리로 지체 없이 대답해야 하는 약식의 업무 책문이다. 이 자리에서 날아오는 질문에 어물거리나 묻는 자의 심중을 꿰뚫지 못한 대답을 할 경우 상사의 눈썹은 날카롭게 치켜 올려지고 게임은 끝난다. 직장인은 여기서 거의 자신의 능력 전부가 평가된다. 무능과 유능은 먼데 있지 않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충성심이 뚝뚝 떨어지는 자는 유능하고 그런 분위기가 정나미 떨어져 침묵하는 자는 무능하다.
금요일
이 날은 월급쟁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그만 두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금요일을 맞이하면 느닷없이 고민이 중단되는 마성의 날. ‘불 같은 화살이 내 핏줄을 타고 지나가는 것 같은’ 당황과 흥분의 날.
포스트잇
늘 달랑달랑,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월급쟁이 삶의 오피스적 투사체
대머리
통달한 업무능력, 서툰 인생, 머리는 밝게 빛나지만 서글픈 3년 뒤를 품은 암울한 먹구름 같은 그대
키보드
그를 때리면 그는 이유 없이 맞아 주지만, 맞는 대로 때리다간 내가 맞고야 마는
A4
선천적 보고성을 타고난 종이, 성악설을 믿게 만드는 하양. 어느 날, 피보나치는 일생을 걸어 구해낸 황금비율을 후세대 오피스족들이 보고용 백지로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놈드으을. 210mm *297mm 새하얀 백지들이 벌이는 농락
혁신
1993년 개도 시부리고 다녔다던 ‘세계화’의 삽질 같은
승진
소모적 삶으로의 적극적 이행
주인의식
가만 있자, 주인이 누구였더라. 주인이 누구인지 의식하기
점심시간
자본가는 말한다. 일하려면 먹어라. 노동자는 노래한다.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말라.’ 도대체 너는 누구 편?
출근
경련하는 얼굴, 땀에 범벅이 된 뺨, 진흙으로 더러워진 어깻죽지, 단 한번 슬라이딩을 위해 버티는 다리, 기회를 노리며 흔드는 팔, 흙투성이에 굴러온 듯 지하철에 치여 비로소 다다른 곳, 믿음직한 얼굴을 한 채, 출근 길엔 언제나 신나는 야구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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