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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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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4일 22시 5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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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과 반응 사이에

변화의 길이 있다

1.
몇 해 전 도로가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이사온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간밤에 제대로 못잤다며 가족들이 투덜댔습니다. 차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혼났다는 겁니다. '넌 그 소리를 듣지 못했냐' 며 물어왔는데, 물론, 저도 듣긴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저는 시끄럽지 않았고, 오히려 자장가처럼 달콤했죠. 미친거 아니냐고요? ㅎㅎ

그러면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차 소리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시끄럽다, 방해된다, 짜증난다, 하시나요? 아니면 '와~참 기분좋다' 생각하신 분도 있으신가요? 제가 그런데요. 예전엔 분명 시끄러웠던 차 소리가 언젠가부터 그리운 소리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인식이 바뀌게 된 계기가 분명 있었는데요, 그를 통해 변화의 비밀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2.
2012년 세계여행을 할 때였습니다. 이집트를 갔는데, 수도 카이로는 제가 가본 어떤 도시보다 시끄러웠습니다.  뿌아앙~ 차 지나가는 소리와 삑삑~ 대는 경적소리가 사방에서 쉴새없이 울리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밤이 되자 설상가상으로 소리는 더 커졌습니다. 밤새 경주라도 하는지, 줄지어 달리는 차 굉음이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죠. 제 평생 불면증이란 게 뭔지 모르고 살았는데, 카이로에 머무는 일주일 내내 잠을 못잤습니다. 지옥이었습니다. ㅠㅠ 그 뒤로 제 머리엔 '차 소리=카이로'라는 공식이 생겼고, 차 소리가 들리면, 자연히 카이로가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일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어느 날 거리를 걷다 시끄러운 차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머리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카이로가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카이로에서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책삼아 거닐던 나일강이 생각났고, 맛난 차를 팔던 카이로의 골목찻집들도 생각났고, 피라미드도 생각났죠. 현지에서 만났던 친구들도 생각나고, 잘 지내나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그리워졌습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차 소리가 소음이라기보다 추억의 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한게요. 재밌는 변화였죠!

3.
빅터프랭클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 사이에서 삶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라는 말을 합니다. 유명한 말이죠.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에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어떤 '자극'이 들어오면 → '생각'이 일어나고 → 그에 따라 '감정'이 일어나고 → 이는 '특정행동'으로 연결됩니다. 같은 자극을 받아도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집니다. 이 반응이 반복되면 바로 습관이 되는 거죠.

이 매커니즘을, 위의 이사온 다음날 제게 대입해보면 이렇습니다.  
차소리라는 자극에 '시끄럽다, 소음이다, 방해된다'는 기존의 생각 대신, ''이집트 카이로'가 떠오르자 짜증나는 대신 그리움으로 이어졌고, 마치 차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서 방해 받지 않고 꿀잠을 잤습니다. 차 소리에 대한 생각을 하나 바꾸자 저의 반응이 완전 달라진겁니다. 이렇게 자극-반응에 대한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또 직접 경험하게 되자, 더 많은 변화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바꾸고 싶은 반응이 있다면, 저의 생각만 바꾸면 되니까요!

그래서 실험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꾸고 싶은 습관(반응)들을 하나씩 바꾸기 시작한겁니다. 최근에는 '불안할 때면 먹는 습관'을 바꾸고 있습니다. 변화실험의 첫 번째는 내 생각을 관찰하는 일입니다. 먼저 불안할 때 어떤 생각이 올라오는지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있더군요. '불안하면 안돼. 그건 나쁜거야. 느끼고 싶지 않아. 없애버리거나 눌러버리자.' 불안을 피하고 싶어서 저는 '먹는' 반응을 하기 시작했고 이게 습관으로 굳어져왔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안이 느껴지면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해도 괜찮아. 그건 자연스러운 반응이야. 그냥 느껴보자." 라고요. 식사일기를 쓰면서 체크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불안할 때 먹는 횟수가 30% 이하로 떨어진걸 보면, 성과가 큰 것 같습니다. ^^

4.
도로길만이 아니라, 우리 뇌에도 '길'이 있습니다. 어떤 생각과 행동이 반복되면 시냅스들의 회로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뇌에는 길들이 만들어집니다. 그 길이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가죠. 그런데 뇌의 길은 우리의 생각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새롭게 내고 싶은 길이 있으신지요? 그렇다면, 지금 나의 생각이 어떤 길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 건 어떠신가요?  생각이야말로, 변화가 시작되는 첫 걸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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