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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7일 08시 14분 등록


뛰어난 벨리 댄서는 춤을 통해 삶과 죽음, 행복, 슬픔, 사랑 그리고 분노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품위와 자존감을 먼저 갖춰야 한다.

     

 - Roman Balladine & Sula



Secret of BD.jpg

그림 출처: https://dancehistorydevelopment.wordpress.com/2013/05/03/belly-dancing-a-look-into-the-history-of-the-ancient-form/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 쓰는 일을 못 했습니다. 달리기는 너무 느렸고, 공을 갖고 하는 운동은 공이 무서워서 못 했고, 팔 힘이 없어 던지기나 매달리기도 못 했습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잘 하는 건 고무줄 놀이였는데요. 동네에서 저보다 두 세 살 많은 언니들과 매일 놀다 보니, 단련되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타고난 몸치에게 몸통과 골반을 그것도 그 둘을 분리해서 움직여야 하는 벨리 댄스는 처음에는 고문과도 같았습니다. 선생님의 유연한 몸놀림을 보면서 나는 언제쯤 비슷하게라도 될 수 있을까? 이번 세상에서는 틀린 것 같다며 한숨을 쉬곤 했습니다.

알고 보니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춤을 췄고 대학에서도 한국무용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그럼 그렇지, 오랫동안 춤을 췄으니 당연히 쉽게 배웠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벨리 댄스는 한국무용과 몸을 쓰는 방법이 완전히 다르고 사용하는 근육도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고 합니다. 벨리 댄스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그 때도 가끔씩 고전무용의 손동작 등이 나와서 안무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어쩌면 다른 춤습관이 없는 제가 더 빠르게 익힐 수도 있다고 격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

 

선생님의 격려 덕분인지 하나씩 익숙해지는 동작이 늘어갔습니다. 어떤 동작은 간신히 흉내를 내는 정도였지만요. 그런데 아무리 따라하려 해도 안 되는 동작들이 있었습니다. 안 되는 동작에는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먼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하는 걸 보고 따라하는 걸로는 안 됐습니다. 어느 부위를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 듣고, 머리로 이해해야만 몸으로 따라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몸적인 걸 하면서도 머리가 먼저 움직여야만 하다니평생 머리를 우선시하며 살아왔던 탓이겠지요. 어쨌든 머리가 이해하면 몸이 따라와 주긴 하니 다행이었습니다.

움직이는 방법을 이해해도 안 되는 동작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힘을 잘 못 주고 있을 때였습니다. 벨리에는 힘을 줘서 강하게 움직여야 하는 동작이 있는가 하면 힘을 빼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배를 사용하는 동작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배가 움직이도록 해야 하는데요. 배에 힘을 빼면 배가 나오지요. 가뜩이나 배가 드러나는 춤인데 배를 나오게 하다니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배가 안 나와 보이도록 잔뜩 힘을 주고 있으니 동작이 될 리가 없었지요.

힘 빼세요라는 선생님의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때는 춤동작을 잘 하는 것보다 날씬한 배가 더 중요했더랬습니다.

움직이는 방법을 이해하고, 힘을 제대로 사용해도 안 되는 동작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떨기춤으로도 알려진 가슴과 몸통을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인데요. 이 동작의 비밀은 가슴이나 몸통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어깨를 앞뒤로 빠르게 흔들어서 가슴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어깨를 움직일 일이 없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거죠.

안타까운 마음에 일부러 강하게 어깨를 앞뒤로 움직여 보기도 했지만 등이 움직일 뿐 떨기춤과는 비슷하지도 않았습니다. 친절한 선생님은 로봇 같은 저의 움직임을 보면서도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 동작은 원래 오래 걸려요. 연습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되는 날이 올 거예요.”

갑자기 되는 날이 올까 싶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랬다고 하니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단 그날은 저절로 오는 건 아니라 연습하다 보면이라고 하니, 틈틈이 연습하는 걸 잊지 말아야겠지요.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어느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 정승훈 저

2015, 중학교 3학년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소년재판까지 받았던 경험을 계기로 상담사로 활동하게 된 저자 정승훈의 수기입니다.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가 쓴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특수폭행(집단폭행) 가해자가 되고, 아이와 함께 학교폭력위원회, 경찰서, 검찰청, 법원까지 거치며 겪은 경험과 그 이후 학교폭력 상담사로서 학교폭력 당사자와 그 부모들과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을 위한 정보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http://www.bhgoo.com/2011/859878#6


2. [모집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41기 지원 안내

함께 성장인문학연구원 정예서 원장이 <치유와 코칭의 백일쓰기 41기를 모집합니다‘나’ 를 글로 쓰기나를 향한 백 개의 질문나아가 책쓰기를 통해 나를 찾아 가는 치유와 코칭의 백일쓰기로 ‘나의 신화 완성하기’ 과정입니다삶을 전망하는 방향성이 선명해집니다혼자 습관 만들기가 어려운 분이나 한 가지 일을 시작해 마무리 짓지 못하던 분글쓰기를 통해 꿈을 키우는 여정에 함께 갈 분들의 도전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9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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