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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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졸한 아빠, 성숙해져 가다”
오늘 챌린지글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1,2번째 글은 아이와함께 자전거 타면서 행복한 시간과 제가 느낀점을글로 표현했었습니다. 아빠인 저는 옹졸한 인간입니다. 어쩌면 아직도 미성숙한 삶을 살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성숙한 척 하는 인간입니다. 가끔 생각해보면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두아이의 아빠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성숙함과는 거리가 먼 인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결혼생활이 길어지면서 아내와의 말다툼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두어 달 전 토요일 저녁에아내와 가벼운 말다툼이 있었고, 급기야 말다툼을 다 풀지 못하고 다음날(일요일)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말다툼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조차도 기억에 나지 않습니다. 부부간의 말다툼이 원래 그렇듯이말입니다. 일요일 아침, 아내도 어제의 말다툼으로 화가 나 있었는지 함께 준비하는 일요일 아침식사 준비를 하러나오지 않고 있었답니다. 큰일 났습니다. 보통은 아내가 먼저 저에게 말을 걸고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정상 회복되었는데 그날은 그렇지 않네요. 어떻게 하면 평범한 일요일 아침처럼 우리집 행복한 기운으로 돌아갈 수있을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부간의 말다툼 이후 먼저 화해의 메세지를 보내는 쪽이 훨씬 마음이 더편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먼저 화해의 카드를 내밀고 싶었습니다. 물론, 큰애는 고1이어서 엄마아빠의 불협화음을 분위기로 알고 있어 보였고, 둘째는 이제 10살이어서 아직 분위기를 모르고 있는 것같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일단 혼자서 아침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평소와 같이 빵을 꺼내서 토스트기에 넣고, 커피콩을 꺼내서 있는힘껏 돌리기 시작합니다. 마치 방에서 누워있는 아내가 ' 커피콩 가는 소리’를 듣기 바라는 것처럼, 그리고아이들을 위한 요구르트와 함께 먹을 과일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일부러 둘째 아이에게 아빠가 아침식사준비 하는 티를 팍팍 냈습니다. 아내도 방에서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그렇게 하니 둘째 아이가 와서 함께준비를 하더군요. 이윽고 아침 준비가 다 되자, 저는 둘째 아이를 아내에게 보내면서 “엄마, 아침 먹으러 오라고해라”라고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는 아내에게 가서 그렇게 말했습니다만 그날 아내는 곧 바로 아침식사를 하러 나오지 않았습니다. 둘째를 통한 화해 시도가 안 먹혀서 잠시 당황했지만, 순간 묘수가 떠올랐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둘째아이와 함께 아내방으로 가서 큰 소리로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아침식사 하러 와야지..둘째가 데리러 가도 안 와서 할수 없이 귀한 몸인 내가 깨우러 왔으니 어여 일어나시오” 라고 하면서 아내의 팔을 잡아 당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팔을 잡고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아내가 웃으면서 일어나면서 아침식사를 하였습니다. 그 전날의 안 좋았던 기억은 다잊어버리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둘째아이 덕분에 옹졸했던 아빠는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그렇게 둘째아이 찬스를 사용하여, 늘 그렇듯이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아침을 먹고 있었습니다. 자칫 잘못 생각해서 저의 옹졸함이 지속되었다면 그날의 평범한 일상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그날의 아침식사는 더욱더 소중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중에 어제 저녁의 말다툼 소재가 다시 거론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내용조차 기억이 나지 않아서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습니다. 다시 거론 되었는데,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아내와 저는 큰 아이에게 누가 더 잘못을 했는지? 서로가 조금 덜 잘못 했었다고 큰아이에게 판단을 해 달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큰애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 엄마는 아빠의 마음속 생각을 잘 모르면서 그렇게 혼자 판단하고 말하면 안된다. 아빠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믿어줘야지” 그러자 제가 더 힘이생겨서 “그치, 아빠는 잘못한 게 없지? 아빠는 너무 억울해”라고 말하자, 큰애가 “아니 아빠도 잘못이 있다고, 엄마가 오해할 수 있으니 부드럽게 친근한 목소리로 ‘아, 그건 그렇게 생각 할 수 도 있겠네' 라고 말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아니라고, 난 아냐’라고 자기 생각만 하고 말하면 안된다’ 라고 판결(?)을 내려주었답니다.
자기 생각만 하고, 공부만 하고, 아직 많이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큰애의 판결(?)을 듣고 있으니 저도 깨달은 바가 컸습니다. 나의 '잘못 없음'을 주장만 하지 말고 좀 더 효과적으로 부드럽게 고급스런 문장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야지만 상대방도 날을 세우는 방식이 아닌 서로를 이해해주는 대화로 진행한다는 사실입니다. 참 옹졸하고 어리석은 아빠였답니다. 이러한 만고 진리의 사실을 뒤늦게 ‘아이와함께 하는 삶”을 통해서 알았으니 말입니다. 만약에 결혼도 못하고 또 아이도 없는 삶을 살았다면 저는 아직도 미성숙하고 옹졸한 인간으로 살아왔을 것 같습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에 “우리가 인간인 이상 잘못 생각하고 잘못 행동 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을 했을때에는 스스로딱 느껴서, 아, 내가 또 잘못 하고 있구나 라고 바로 딱 고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라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마도 그날 큰애가 엄마아빠에게 명확한 판결(?)을 해주지 않고 답변을 회피하였다면 저는 저의잘못을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것입니다. 그냥 '좀 더 마음 넓은 내가 아내를 이해해줬다'라고 자만 했을 것입니다. 아마 아내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배운다. 인생을 배운다”라고이야기하면 웃을 사람들도 많겠죠.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약 16년간 아이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스스로 깨우쳤습니다. 그중에서 일부는 제가 잘못한 부분을 아이에게 사과한 경우도 있었고 또 일부는 사과 하지않고 그냥 얼버무리면서 넘긴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옹졸하고 미성숙한 아빠였습니다. 아무리 상대가 아이라도 아빠가 잘못했으면 그 당시에 딱 올바르게 생각하고 사과를 했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아빠니까, 네가 이해해' 라고 생각만 하였으니 말입니다.
저의 글 주제가 “아이와 함께 하는 삶” 이다 보니, 개인적인 이야기가 글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저의 부끄러운모습이 이야기에 나와서 읽으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조금 걱정은 되지만, 저에게 1주1글챌린지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였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밥벌이 일을 제외하고는 깊이 있게 공부한 분야가 없었는데, 구본형 선생님을 알게되고, 변경연을 알게되고, 45기꿈벗과정 진행해 주신 세분의 선생님(달국, 옥균, 수일)과 함께 한 45기 동기들을 만나게 되어서 점점 더‘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굿민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벽 기상, 2시간 독서와글쓰기'만 시작하면 되는데,,, 화이팅..1주1글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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