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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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을 춤을 췄습니다. 그리고 벨리 댄스는 내 몸을 지금 그 대로 가장 편안하게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 제시카 아르세노
그림 출처: http://pressroom.alvinailey.org/the-ailey-extension/faculty/janelle-issis
나중에 몇 년간 뼈저리게 후회하긴 했지만, 그 순간 만큼은 갑과 을이 뒤바뀌기라도 한 듯 우세한 저의 위치를 맘껏 즐겼습니다.
애초 계획은 회사를 그만둔 뒤 친구를 따라서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였던 실크로드를 여행하려고 했는데요. 일정이 맞지 않아 못 끼고, 저만의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디를 갈지 고민할 때 였습니다. 얼마전 대학원 때 룸메이트가 파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친구에게 연락을 해봤는데요. 7년만의 연락에도 친구는 반갑게 답하며 놀러 오라고 하더군요.
‘아싸, 그래 나도 파리에서 한달간 살아보는 거야. ^^’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미국인 친구, 나타샤에게 그곳에 머무는 동안 한국요리를 해주기로 약속하고 한달간 파리 살기를 시작했습니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를 거쳐 스페인과 모로코까지 처음으로 몇 달 동안 긴 여행을 했습니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이번 여행의 실질적 목적지는 터키와 모로코였습니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의 무대, 유럽과는 다른 ‘중동’을 느끼고 싶었지요.
터키의 첫 도착지는 이스탄불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대부분의 숙소를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요. 이스탄불에서는 중심지인 탁심 광장에 가까우면서도 새로 지은 깨끗한 집에 머물렀습니다. 상당히 친절했던 주인은 제가 그 집의 첫 번째 손님이라며 싼 값에 머물게 해줬습니다. 게다가 탁심 광장과 주변 시장 등을 직접 안내도 해줬고요. 제가 벨리 댄스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집 근처에 있는 벨리 전용 극장도 소개해줬습니다. 이곳은 관광객용으로 밥과 춤을 즐기는 디너쇼를 하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관광안내책자에는 나오지 않는 전문 댄서들이 수준 높은 공연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극장은 원래는 하맘이라 불리는 공중목욕탕, 즉 터키탕을 개조한 곳이었습니다. 작은 원형극장 같은 형태의 앞쪽 반은 무대이고 뒤쪽 반은 관객석인 독특한 구조였는데요. 맨 앞자리에서는 댄서의 땀이 튀고 거친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무대와 관객석이 가까웠습니다. 첫날 본 공연은 ‘이게 정말 벨리 댄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동안 봤던, 그리고 배웠던 벨리 댄스와는 완전히 다른 춤이었습니다. 마치 발레 공연처럼 막으로 구성이 돼있고 전체적인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무대가 오스만 제국의 궁궐이고 벨리 댄스 의상을 입는다는 것이 달랐지요. 댄서들도 좀 달랐습니다. 이집트에서 봤던 댄서들이 덩치가 크고 뱃살이 두둑했다면 터키의 댄서들은 발레리나처럼 마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뚜렷한 복근을 가진 댄서도 있었네요. 뱃살이 좀 있고 근육은 없어야 벨리 댄스에 유리한 줄 알았는데… 핑계 김에 다이어트도 미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남자 댄서도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날은 벨리 댄스라기 보다는 발레와 벨리의 퓨전 정도라 남자 댄서들이 벨리를 추지는 않았는데요. 다음날은 정통 벨리 댄스 공연인데 남자 댄서의 공연도 있다고 했습니다. 여성의 춤으로만 알았던 벨리 댄스를 남자가 춘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고, 배와 골반을 사용하는 동작들을 어떻게 할지 우려스럽기도 했습니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오늘부터 쓰면 된다』 유인창 저
타고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며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펼칠 용기를 내지 못한다. 내
일상을, 내 이야기를, 내 지식과 경험을 글로 쓰고 싶은데
말이다. 타고나지 않은 글재주를 탓하면서 머뭇거리지 말자.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군가 들어주었으면 하는 말이 있다면 일단 써보자. 좋은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오늘부터 쓰면 된다』에 담았다.
http://www.bhgoo.com/2011/860648
2. [출간소식] 『어느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 정승훈 저
2015년, 중학교 3학년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소년재판까지 받았던 경험을 계기로 상담사로 활동하게 된 저자 정승훈의 수기입니다.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가 쓴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특수폭행(집단폭행) 가해자가 되고, 아이와 함께 학교폭력위원회, 경찰서, 검찰청, 법원까지 거치며 겪은 경험과 그 이후 학교폭력 상담사로서 학교폭력 당사자와 그 부모들과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을 위한 정보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http://www.bhgoo.com/2011/8598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