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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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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8일 22시 58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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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s 용기충전소

웰컴 투 크레이지 하우스!

오늘은 여러분을 재밌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여긴 베트남 달랏인데요, 1년 내내 봄이 계속되어서 ‘영원한 봄의 도시’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연중 꽃이 피는데다 시원해서, 베트남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름 휴양지입니다. 이곳의 손꼽히는 명물인 ‘크레이지 하우스 Crazy house’가 오늘 소개할 곳입니다. 이름 그대로 아주 독특한 건축이에요.
 
과감하게 펼쳐지는 곡선과 다채로운 색상 때문에 언뜻 보면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가 생각납니다. 거대한 나무, 동물, 버섯, 거미줄, 동굴 같은 자연 형태를 표현한 건축물은 매우 불규칙하면서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주재료가 콘크리트인데, 이런 투박한 재료로 부드럽지만 거친 곡선을 끝도 없이 만들어내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들어가자마자 ‘미친 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실용성과 효용성은 깡그리 무시한 설계에, 모든 길이 미로처럼 서로 얽혀 있어서 도무지 계획대로 둘러볼 수가 없거든요. 어디서부터 봐야할지도 고민스럽고, 한 눈에 조망하는 건 더 힘듭니다. 그래서 이곳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발길대로 가는 겁니다. 덕분에 갔던 곳을 또 가게 되는데, 다시 봐도 새로워서 별 문제는 없습니다. ㅎㅎ 그렇게 발길 닿는대로 가다보면 길이 이어져 모두 둘러볼 수 있어요. 다만, 건물을 연결하는 계단들은 안전장치 없이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라, 살짝 무섭습니다. 배 나온 사람은 어렵겠다 싶을만큼 좁고, 바람불면 떨어질까 겁날만큼 가파릅니다. 노약자와 심신미약자는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이렇게나 불친절하고, 무계획적인 건물이라니!!

이쯤 되면 누가 이런 곳을 만들었나 궁금해집니다. 이곳은 베트남의 유명한 건축가이자 2대 대통령의 딸인 ‘당 비엣 응아Dang Viet Nga’가 설계하고 지었습니다. 원래 명칭은 ‘동화의 집’이었는데, 워낙 독특한 구조와 모양 때문에 ‘크레이지 하우스’라는 별칭이 생겼고, 그 이름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초 고아를 위한 집을 지으려다 허가를 받지 못해서, 건축가가 자신의 의식 흐름대로 이곳을 지었다고 하네요. 꿈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대담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가장 딱딱한 콘크리트를 써서 자유분방한 건축물을 만드는게 매우 인상적이에요. 이곳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1990년에 시작해 30년째 건축 중인데, 아직도 미완성인 '네버엔딩 프로젝트' 입니다.
 
크레이지하우스가 가진 대담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반해, 2번이나 갔습니다. 기능성, 유용성, 실용성은 깡그리 무시한 채 상상을 있는 그대로 펼쳐놓는 힘, 거기에 크나큰 매력을 느꼈거든요. 되든 안되든, 남들이 미쳤다고 하든 말든, 일단 나는 해본다, 정신! 그게 생생히 느껴졌습니다. 저는 요새 '자신의 길을 만드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요, 어쩌다보니 '크레이지 하우스'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괴테는 "대담함 속에는 재능, 힘, 신비함이 모두 들어있다"고 했는데요. 그런 
대담함으로 자신의 길을 열어간 건축가가, 저를 다시 불러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그가 제게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어쩌면 내 길을 만든다는 건, 누군가의 지지나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다 해도, 그냥 한번 해보는 것. 나를 믿고 가보는 것, 그것 말고는 그 길을 열어갈 방도가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 내가 뭐가 될까 묻는 대신, '지금 이순간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묻고 집중하는 게 더 좋지 않아? 너의 크레이지 하우스는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해지는군. 네 것도 언젠가 보여줄거지?"

물론, 언젠가 제 것도 보여드리겠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는 여러분의 크레이지 하우스는 어떨지, 그것도 매우 궁금합니다.



*참고: 크레이지 하우스 감상하기

*이미지참조: www.dream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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