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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8일 09시 02분 등록


때때로 삶은 당신을 한번도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데려갑니다. 하지만 그곳은 가장 좋은 길일지도 모릅니다.

- 작자 미상

 

Cappadocia.jpg

그림 출처: https://www.hurriyetdailynews.com/protection-unit-proposed-for-cappadocia-143286

 

카파도키아는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버섯을 닮은 기괴한 모양의 바위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신기한 곳입니다. 자연이 만든 돌 뿐 아니라 인간이 만든 건축물도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연지형을 이용해 만든 동굴호텔도 놀라웠지만 바위와 절벽을 뚫어 집과 요새를 만든 고대 지하도시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기암괴석으로 가득 찬 자연박물관을 걷는 것도, 더 많이, 멀리 보기 위해 열기구를 타고 즐기는 것도 모두 좋았지만 카파도키아 여행은 그리 즐겁지 만은 않았습니다. 한달 전쯤 산토리니에서부터 시작됐던 두드러기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은 밤에 올라왔다가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는 사라졌고, 그것도 매일 올라오는 건 아니라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요. 이스탄불을 거쳐 카파도키아에 이르자 올라오는 빈도수도 늘어나고 가려움의 정도도 심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두드러기가 사라지지 않고 얼굴에까지 올라온 걸 보고 병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필 그날은 일요일. 큰 병원의 일반 진료실은 모두 문을 닫아서 어쩔 수 없이 응급실로 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응급실을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서 가봤네요.

근방에서 가장 큰 도시에 있는 인터내셔널 병원이었는데도 영어를 하는 의사도 직원도 없었습니다. 같이 갔던 터키인 여행사 직원의 도움으로 어렵게 진료를 받았는데요. 그냥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합니다. 흔한 복숭아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조차 없이 건강하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심한 알레르기라니이해가 안 되었고 묻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여행사 직원의 영어 실력이 저의 질문과 의사의 답을 통역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주사 맞고 처방전만 받아 나왔는데요. 다행히도 주사를 맞으니 두드러기는 모두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얼굴에 올라온 두드러기를 봤을 때의 충격과 남의 나라에서 응급실을 갔다 왔다는 두려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파리를 떠난 지 겨우 두 달 밖에 안 지났는데 몸도 마음도 모두 약해져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놀면서 쉬면서 한 여행인데도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말이 통하는 의사가 있는 곳에서 정확한 알레르기 검사를 받고 싶었습니다. 떠오른 곳은 지브랄타(Gibraltar). 10여 년 전에 살았었고, 아직까지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두 달 후에나 가려고 생각했던 곳인데 지금 가도 되는지 친구에게 연락해봤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당장 오라는 답을 들었네요. 카파도키아 이후 파묵칼레, 에페소스 등을 거쳐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모로코로 가려했던 계획은 수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페인 최남단에 위치하지만 영국의 직할식민지인 지브랄타로 가려면 이스탄불에서 런던을 거쳐 가야합니다. 꼭 다시 돌아오고야 말겠어!’라고 다짐하며 떠났던 이스탄불을 열흘만에 다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갔던 이스탄불에서 있었던 일은 다음주로 넘겨야겠네요.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오늘은 비가 안 오지만 언제 또 쏟아질지 모르지요. 장마철에도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 ^^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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