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정승훈
  • 조회 수 998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20년 8월 1일 23시 15분 등록

[슈퍼 괴짜 경제학,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괴짜 천재의 실전경제학]이란 책이 있어요. 음주운전과 음주보행,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매춘이라는 비즈니스가 영원한 이유, 38명의 살인 방관자 : 냉담함과 이타주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등 목차만 봐도 솔깃하죠. 아들이 고등학생일 때 책을 너무 안 보기에 슬쩍 권해봤어요. 학교에 가져가서 읽었다고 하더군요. 사실 목차 제목은 재미있을 것 같지만 내용은 쉽지 않아요.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룬 것이거든요.


그중에 하나인 38명의 살인 방관자는 실제 있었던 사건이에요. 심리학에서 유명한 사건이에요. 1964313일 금요일, 뉴욕 주 퀸스 지역에서 키티라고 불리던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28살의 여성이 지배인으로 일하던 술집에서 야간당번을 마치고 귀가하던 새벽 3시쯤 한 수상한 남성에 의해 자상을 입어요. 제노비스는 분명하고 큰 목소리로 구조 요청을 하였고, 아파트에 살던 동네 사람들은 불을 켜고 사건을 지켜보았죠. 제노비스를 살해한 범인인 모즐리는 후에 법정 진술에서 집집마다 불이 켜졌지만, 사람들이 사건 장소로 내려올 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했어요. 갑자기 불을 켜고 지켜보던 사람 중 한 명이 사건 장소로 오지 않는 대신 "그 여자를 내버려 두시오."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러자 모즐리는 바로 도망을 쳤고, 제노비스는 난자당한 몸을 이끌고 어느 가게 앞으로 드러누웠어요. 그러자 모즐리는 다시 나타나 제노비스의 온몸을 난자했어요. 제노비스는 계속 소리를 질렀고, 또다시 아파트 불이 켜지자, 모즐리는 또 도망을 갔어요. 제노비스는 힘겹게 자신의 집이 있는 아파트 건물 복도로 걸어갔어요. 하지만 몇 분 후에 모즐리가 다시 나타나 제노비스를 강간했죠. 이 살인사건은 새벽 315분에서 50분까지 약 35분 동안 일어났어요. 집에 불을 켜고 제노비스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은 총 38명이었고, 그들은 직접 사건 현장으로 내려가 제노비스를 구출하지 않았어요. 사건이 끝나고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으나, 그녀는 이미 숨져 있었어요. 키티 제노비스의 남동생이 추적 조사한 결과 뉴욕타임즈 기자의 오보였고, 사건을 목격한 사람은 6, 그중 2명은 신고를 했다고 해요. 2016년 뉴욕타임즈가 오보를 인정하는 사과 기사를 냈죠.(위키피디아 내용 참고) 이 내용을 다룬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라는 책도 있어요.


38명이건 6명이건 살인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있지만 신고한 사람은 2명밖에 되지 않았어요. 이유는 다른 사람이 신고하겠지 했던 거지요. 이 사건으로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생겨났어요. 방관자 효과란 주위 사람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해요.


이 내용을 모티브로 해서 한국에서 만든 영화가 목격자(2018)’예요. 살인사건을 베란다에서 목격한 목격자와 눈이 마주친 살인범, 목격자는 신고하지 못하죠. 실제 사건과 똑같진 않아요. 만약 피해자로 나에게 급박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그냥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얀 티셔츠에 단발머리 아줌마 도와주세요하고 지명을 해야 해요. 실제 사건과 경제, 심리학에서 다룬 내용을 보고 다시 영화로 보면서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IP *.210.132.101

프로필 이미지
2020.08.04 05:58:58 *.215.153.2

길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해야 할 119 신고방법에 대해 텔레비젼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구체적으로 지명해서 무슨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목격자 영화를 안봐서 나무위키에서 앞부분만 읽어보았는데, 제가 그 입장이라도 쉽게 신고를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고를 안하더라고 어차피 범인은 계속 주위를 맴돌것 같기도 하고,,이래저래 무서운 상황이네요.  영화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수 있을까요?

프로필 이미지
2020.08.05 17:21:16 *.103.3.17

이번엔 좀 무거운 글이군요..

남이 처한 문제에도 방관하지 않고 도와주는게 필요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일 또한 방관하지 말아야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72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1 [1] 박노진 2005.10.11 12786
5171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2 박노진 2005.10.16 10272
5170 인적자원관리 부문의 향후 과제 박노진 2005.10.27 6367
5169 한국인과 숫자 3 [1] 오세나 2005.10.27 8596
5168 직장의 미래 모습 박노진 2005.10.28 5884
5167 직장인의 미래 모습 [1] 박노진 2005.10.28 6930
5166 디지털 시대의 인재상 박노진 2005.10.28 6237
5165 핵심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론 박노진 2005.10.28 6044
5164 최강 노동자가 만든 도요타 박노진 2005.11.30 7017
5163 노동과 경영 1 박노진 2006.02.16 4860
5162 노동과 경영 2 박노진 2006.02.16 4644
5161 노동과 경영 연재 3회 -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난 시장의 현실(3) 박노진 2006.02.17 5304
5160 노동과 경영 연재 4회 - 노동절약기술의 발전과 노동운동의 아이러니한 동거 박노진 2006.02.17 5335
5159 노동과 경영 연재 5회 - 자동화에 대한 미국노동운동의 대응과 결과 [1] 박노진 2006.02.19 4963
5158 노동과 경영 연재 6회 - 포스트포디즘 [1] 박노진 2006.02.19 6554
5157 노동과 경영 연재7회 - 블루칼라의 종말 박노진 2006.02.20 5824
5156 노동과 경영 연재 8회 - 서비스부문의 현실 박노진 2006.02.20 5213
5155 노동과 경영 연재 9회 - 첨단 기술의 승자와 패자 박노진 2006.02.21 5226
5154 노동과 경영 연재 10회 - 린 생산방식에 대한 상반된 평가 박노진 2006.02.21 7677
5153 노동과 경영 11회 - 노동시간의 리엔지니어링(1) 박노진 2006.02.22 5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