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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3일 11시 12분 등록

관광이나 여행 삼아 우즈베키스탄이란 나라에 가기는 쉽지 않을 게다. 2000년. 희망찬 새천년에 들어서 얼마 되지 않아, 난 가보기 쉽지 않은 우즈베키스탄으로 출장을 가게 됐다.

우즈베키스탄 사회보장청에서 우리 회사로 세미나참석 요청이 왔다. 세계은행 주관으로 “사회보장체계 개선구축”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우리나라의 사례를 발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참석 경비는 물론, 소정의 컨설팅 비용까지 주최 측에서 제공한다니 마다 할 이유가 없었다.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고, 재미난 구경도 할 수 있는 기회 아닌가.

영어가 가능한 국제협력팀 신규직원 한명과 같이 가기로 했다. 우리는 세 꼭지의 주제를 발표하기로 했다. 주민등록번호 활용체계(Universal Individual Identification/Registration system)와 국민연금의 징수체계(Data collection system), 급여체계에 대한 발표다. 그 쪽에서 관심이 많은 주민번호와 징수체계를 내가 발표하고, 신규직원(박대리)이 급여체계를 발표하는 것으로 하고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며 부산한 몇 일을 보냈다. 당시에 나는 본연의 업무만으로도 무척 바쁜 시기여서 출장에 관한 행정적인 준비는 박대리에게 모두 일임했다. 일정이 촉박해서 서울주재 우즈베키스탄 영사관에서는 비자발급이 어렵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공항 출입국 관리소에 통보해 놓았으니,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비자를 직접 발급해 줄 것이란 얘기를 영사관 직원이 말하더라고, 박대리가 말했다.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해. 난 발표자료 준비하기도 바쁘니...’ 라고 난 말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준비를 마치고 우즈베키스탄 행 아시아나 항공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의 해외출장이다. 게다가 갔다 와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스런 출장도 아니다. 업무이사님께 출국 인사를 가니 “우즈베키스탄이 좀 낙후된 나라지? 한수 가르쳐주고 와” 하신다. 그래. 한수 가르쳐 주러 간다. 우리나라도 이제 많이 발전했나 보다. 가슴 뿌듯했다.

새벽 1시 40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공항에 내렸다. 조명도 거의 켜져 있지 않고 공항 여기저기에는 우리나라 50-60년대 건물을 연상케 하는 도색되지 않은 시멘트 색 바라크(군 막사)식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놓여져 있다. 황량하기 그지없다. 인천공항처럼 비행기에 바로 출구용 게이트가 연결돼 걸어 나오는 게 아니라 비행기 트랩을 내리니 공항 안에서 운행되는 20년은 됐음직한 구형 버스가 와서 우리를 태우고 공항 건물 앞까지 갔다. 완전히 우리나라 60년대식이다. 흥미롭다.

입국심사대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에게 우리 비자가 발급 됐는지를 물었다.
“비자 발급이라니, 무슨 소리냐?” “여기는 출입국을 심사하는 곳이지 비자 발급하는 곳이 아니다.”
(아니 이 사람이 지금 농담 하나?)
“서울 우즈베키스탄 영사관에서 분명히 그렇게 얘기 했다. 이곳에 오면 발급해 주기로 얘기가 다 돼 있다고.”
..................
..................

뭔가 착오가 있었던가 보다. 출입국 직원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실실 웃어가며 얘기 한다.
“당신들 지금 타고 온 비행기를 타고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그 비행기는 2시간 뒤에 출발한다. 그동안 저기 옆 벤치에서 기다려라. 당신들은 이 Yellow Line을 절대로 넘어 갈 수 없다.”
(애이. 농담도 심하게 하시네...)
화일철에 가지고 간 우즈베키스탄 사회보장청 장관의 사인이 들어간 초청장을 제시했다.
“우린 당신 나라 정부에서 초청을 받아 온 사람이다. 당신 나라 영사관과 출입국관리소 간 커뮤니케이션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장관이 초청한 사람을 강제출국 시킨다는 게 말이 되는가?”
출입국 직원은 계속 웃어가면서 비아냥대는 투로 얘기했다. “난 사회보장청 장관을 모르고, 그 사람 명령에 따라 일하지도 않는다.” “내 업무는 단순하고 분명하다. 서류상 하자가 있는 사람은 입국 시킬 수 없다. 이게 내가 아는 전부다. 더 이상 할 말 없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표정은 단호했다.
우리가 연락하던 전화번호를 주면서 세계은행 관계자에게 연락을 해 달라고 했는데, 사무실 전화번호인지 받지를 않는다고 한다.
우리를 마중 나온 사람이 공항 밖에 있을 테니 그러면 그 사람이라도 찾아서 얘길 하게 해 달라고 했는데, 자기는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그럴 수 없단다.
한참을 얘기하고 사정도 해보았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불안해졌다. 처음에 출입국 직원이 웃어가며 얘기할 땐 정말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건 유머 상황이 아니다. 진짜 강제출국 당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머리가 복잡해졌다.
우리끼리 얘기했다. “못사는 나라에서는 공무원들 부정부패가 심하다던데, 저 놈이 혹시 돈 달라고 저러는 거 아냐?” “돈을 좀 줘보면 어떨까?” “얼마를 주면 통할까?”
그런데 이것도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 만약 그 사람이 원하는 게 돈이 아니라면... 그 땐 뇌물수수 혐의까지 뒤집어 쓸 수 있는 거 아닌가?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정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신분을 밝혔는데, 그렇게 되면 그건 또 왠 나라 망신이냐?
타고 온 아시아나 항공이 출발할 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때 우리나라 사람 같이 생긴 30대 중반의 아담한 키에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여직원이 우리가 앉아있는 벤치로 왔다.
“한국에서 오셨습니까?”
“네. 한국분이세요?”
“아니요, 전 이 곳 사람인데 고려인 출신입니다.” 서툰 우리말이지만 우즈벡인 직원과의 어설픈 영어 대화보다는 훨씬 부드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한민족의 피를 타고난 동포 아닌가. 서광이 비치는 듯했다.

그런데 이양반 얘기도 그리 녹록치 않았다.
출입국관리 업무는 매우 엄격하단다. 비자 없이 입국이 허가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사회보장청 장관이 보증을 해도 어려울 거란다.
대신에 이 사람이 공항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세계은행직원(우즈벡인 통역관)을 찾아서 데려왔다. 세계은행 직원은 자기들 업무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출입국 직원에게 설명하고, 우리에게 사과했다. 출입국관리소 여직원은 사정 얘기를 듣고, 일단 24시간 여유를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이 토요일이니 관공서가 휴무라 비자 발급이 어려울 거란다. 그리고 비자 발급이 안 되면 24시간 내에 제3국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이용해서라도 우릴 출국시킬 수밖에 없단다. 세계은행 직원은 안심하라고, 자기가 내일 아침에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바로 구하러 오겠다고 말하며 갔다.

살았다! 적어도 당장 강제출국은 당하지 않게 됐으니...
Transition Area에 가서 아침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그곳은 춥고 썰렁했다. 타슈켄트의 2월, 찬 밤공기는 잠을 잘 수 없게 했다. 낡은 철제 의자는 삐걱거렸고, 난방장치도 가동되지 않았다. 우리 두 명을 제외하곤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조용하고 칠흙같은 밤이었다. 7시간을 비행해서 왔고, 비행기에서 내려 2시간동안 강제출국 당하는 두려움 속에서 긴장하고 있던 터였다. 긴장이 풀리고 나니 배가 고프다. 그런데 매점도 없다. 허기진 배를 찬물로 달랜다. 담배도 떨어졌다. 혹시 피우다만 담배가 있는지 재떨이를 뒤져 꽁초를 찾아서 필터 부분을 라이터로 그을려 소독시킨 후 몇 개를 피웠다. 빈속에 말라버린 꽁초를 태우니 머리가 핑 돈다. 처음 와보는 나라에 아는 사람 한명 없는데, 잘못하면 내일 강제출국을 당할지도 모르는 신세....

동트기 얼마 전 청소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 중에 검정색 가죽잠바 차림에 좀 거들먹거리는 자세로 걷는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160정도의 작은 키에 비썩 마른 몸매, 노리끼리한 얼굴로 영락없이 영양실조에 걸린 환자 모습이다. 웃을 때면 금으로 해박은 앞 이빨이 유난히 반짝거린다. 자기는 경비대장이란다. 돈벌기 위해 야간에는 공항에서 경비대장으로 근무하고, 낮에는 PC를 조립하는 회사를 운영한단다. 하루에 15시간을 일하는데 돈 벌기 위해서 그 정도 고생은 약과라고 한다. 잠은 언제 자냐고 물으니, 자기 아버지가 잠자는 시간은 죽은 시간이라고 해서 하루에 4시간 이상 자지 않는단다. 경비대장이 돈벌이가 되냐고 하니, 돈벌이는 시원치 안치만 공산국이었던 나라에서 큰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 관료로 일해야 한단다. 윗줄에 선을 대기 위해 경비대장으로 일하고 돈을 벌기위해 자기 회사를 운영한다며 자랑스럽게 웃어대는 그의 얼굴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금이빨이 황금박쥐를 연상시킨다.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우즈벡 국민들 모두가 새로운 경제체제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즈벡인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잘살아보려는 의지가 강해서 몇 년 안에 엄청난 발전을 이룰 거란다. 자신 만만하다. 우즈벡에는 대우자동차가 연산 20만대 규모의 큰 조립공장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았다.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은 우즈벡 발전의 모델이 되는 대단한 나라, 대우는 우즈벡의 경제를 일으켜 줄 대단한 회사란다. 우리나라에 대해 이렇게 칭찬해 대니 기분 좋다. 게다가 떨어진 담배를 얻어 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1시간 여 동안 우즈벡에 대한 얘기를 하고 가면서 피다 남은 담배 몇 가치를 주고 갔다. 나중에 풀려나면(?) 연락하라며 자기 명함과 함께. 복 받을 우즈베키스탄 경비대장이여. 부자 되소서.

우리가 공항을 나온 건 오후 4시가 넘어서였다. 15시간 동안을 굶어가며 억류돼 있었다.
밤새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주렸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세계은행 직원이 빵과 우유를 전달해 줘서 간신히 허기를 채웠다.

공항 밖으로 나가니 프로젝트매니저인 Dan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하게 됐다고 거듭 거듭 사과를 했다. 그 사람의 차를 타고 숙소인 힐튼 호텔로 갔다. 공항을 나와 호텔까지 가면서 본 우즈베키스탄 거리도 황량하기가 공항과 비슷했다. 러시안 연방에서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 아주 못사는 나라였다.
하지만 호텔은 우리나라 힐튼과 똑같았다. 아니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훨씬 좋았다.
내가 자본 중 가장 럭셔리한 호텔, 가장 럭셔리한 방이 개인별로 제공됐다. 하루 방값이 278불이란다. 당시 환율로 32만원이다. 우즈베키스탄 1인당 GNP가 1200 불 정도라고 하니 거의 3개월치 수입에 해당하는 값이다. 방에 놓인 커다란 더블베드가 아까웠다. 둘이서 한 방을 써도 충분한데... 그리고 절약되는 돈을 우리에게 주면... 외국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나라 체면을 생각해서 차마 말은 못했다.
저녁에 호텔의 이탈리안 식당에 가니 손님이 우리밖에 없다. 식당에 들어가자 식당 한쪽 편에 있던 사람들이 피아노 삼중주로 아리랑을 연주한다. 그리곤 이어서 한국 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한다. 우리가 한국 사람인줄 어찌 알았을까? 아무튼 기분 좋은 저녁식사다. 와인을 한 병 시켜서 성공적인 입국을 축하했다. 몇 시간 사이에 우린 황량한 공항, 추위와 배고픔, 강제출국의 지옥에서 도라지타령 피아노삼중주가 울려 퍼지는 최고급 식당에서 와인을 마시는 천국으로 들어왔다. 몇 시간 전 황당했던 경험은 좋은 안주거리였다. 신이 나서 안주를 씹어대며 와인 잔을 기울였다.

박대리와 나는 둘 다 총각이었다. 물론 난 나이가 좀 지긋한 총각이긴 했지만... 이국에서의 첫날밤을 펄펄한 총각들이 그냥 지낼 수 있나? 이건 대한민국 남자의 명예(?)에 관한 문제다. 식당에서 서빙하는 여직원에게 타슈켄트에서 제일 물 좋은 나이트클럽을 물었다. 택시를 타고 Juliano 나이트클럽으로 가자고 했다. 가로등이 많지 않은 거리들을 지나 택시는 점점 으슥한 곳으로 들어갔다. 십여분을 달리니 이젠 거의 가로등이 보이지 않고, 지나가는 차들도 거의 없다. 이거 괜히 나온 거 아냐? 와인 두 병에 약간 취기가 오른 상태였지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택시가 왠 공동묘지 입구 같은 곳으로 쑥 들어간다. 순간,‘야! 이놈 강도다.’하는 생각이 스쳤다. 어쩌지?
택시 기사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거의 다 온거냐?.. 다 왔단다. 여기가 나이트클럽이란다.
우리가 외국인이라고, 속여도 유분수지, 깜깜한 공동묘지 같은 곳에 데리고 와서 나이트클럽이라니... 다시 1, 2분을 깜깜한 숲길을 가면서 기사가 얘기한다. 이곳은 옛날 귀족의 성이었단다. 그런데 이제는 그 고성(古城) 안을 개조해서 나이트클럽으로 사용한단다. 설명을 마칠 때 쯤 되니 불빛이 보였다. 포장마차 카바이트 불빛 같이 어두컴컴한 전구 몇 개가 전깃줄에 얼기설기 매달려 있는 곳에 도착하니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 정말 나이트클럽 맞았다.

입장하려면 티켓을 사야한다고 했다. 마치 옛날 창경궁 매표소처럼 성벽 돌담 중간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놓은 곳에서 티켓을 샀다. 티켓을 보여주고 들어가는 입구도 창경궁 정문보다는 작지만 높이가 5미터, 한 쪽 문짝 너비가 3미터에, 두께가 10센티는 됨직한 나무로 만든 성문(城門)이었다. 한사람이 밀어서는 잘 움직여지지 않을 것 같은 그 문을 몸집 좋은 경비원들이 열어주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음악과 조명은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수백 명이 충분히 들어갈 만한 널찍한 공간이었다. 아주 넓은 플로어에선 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싸이키 조명아래서 춤을 추고 있었고, 자리에는 빼곡히 사람들이 들어 차 있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물’을 보니, 참 좋다. 선남선녀들이 넘쳐난다. 플로어가 비좁아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서 몸을 흔들거나 빈 공간이나 복도에서도 손에 맥주잔을 들고 선채로 플로어를 바라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맥주를 한 병 시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이 나갔다. 나이트클럽에서 불이 나가다니... 그런데 이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주 그런 모양이다. 웨이터들은 큰 쟁반에 팔뚝 굵기의 촛불을 들고 다니면서 재빠른 동작으로 테이블마다 내려놨다. 수백 개의 촛불이 켜졌다. 이 먼 나라에 와서 촛불잔치까지 경험하는군...

그런데 우리가 앉은 앞 복도에서는 프로레슬링 선수 같은 거대한 몸집의 젊은 놈들 7, 8명이 일렬횡대로 도열하고 서서 Stnading 디스코를 추고 있는데 분위기가 으스스하다. 이놈들 몸집은 내 몸집의 두 배는 되 보인다. 청바지로 감싼 허벅지가 내 허리 두께고, 유니폼처럼 똑같이 입고 있는 흰 티셔츠 밑에 드러난 팔뚝은 내 허벅다리 두께 정도 되 보인다. 그 덩치들이 춤추면서 머리를 빙빙 돌려대며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는데, 영락없이 사냥감을 찾고 있는 시베리아 곰이다. 이 곰들 중 내 바로 앞에 선 곰 한마리가 머리를 돌려 뒤를 보다가 나와 두어 번 눈이 마주쳤다. 어두웠지만 어둠 속에서도 나를 힐끗 힐끗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린 춤을 잘 못 춘다. 춤을 안 추니 재미도 별로 없고, 그 흰 곰을 보고 있자니 무섭기도 했다. 저놈들 진짜 러시안 마피아 아냐?...

대한민국 남자의 명예(?)를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우린 명예보다 실리가 중요할 때가 있다는 걸 안다. 어제 밤 긴장된 하루를 보내지 않았나? 몸도 피곤하고... 지금이 바로 실리를 구할 때다..... 호텔로 돌아와 꿈나라로 갔다.
꿈속에서라도 혹시 명예를 찾을 수 있을까?...
IP *.97.3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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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23 11:39:46 *.36.210.11
에이... 아닌 것 같은데? ㅎㅎㅎ

삼삼한 출장기 인 걸요. 이렇게 지난 시간들을 엮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순신 형아처럼 나라와 국가를 위해 늘씬하게 한 몸 받친 필생기루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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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8.06.23 16:40:02 *.122.143.151
몰래 읽다가 순간적인 웃음이 튀어나와 당황했어요.^^;
정산형님의 구수한 말투와 은근한 유머가 연결되니 더욱 재밌네요.ㅋ

'재떨이를 뒤져 꽁초를 찾아서 필터 부분을 라이터로 그을려 소독시킨 후 몇 개를 피웠다'
→ 소독이 정말 되긴 되나요? 그냥 간접키스만 한 거 아닌가여?ㅋ

'우린 명예보다 실리가 중요할 때가 있다는 걸 안다. ... 지금이 바로 실리를 구할 때다..... '
→ 잘 하셨습니다. 분위기 파악 잘 해야 오래살 수 있지요? ^^;

저는 2000년에 아르헨티나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걸 함 써봐야겠군여. 글이 길어지니 좀 힘드셨죠? 하지만 덕분에 즐거워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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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3 16:50:54 *.64.21.2
'19금' 나오는줄 알고 기대했는데
별거없네
형님, 솔직히 쓰세요. 나중에 얘기 해주던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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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6.23 17:18:29 *.127.99.16
나도 같은 생각. 솔직히 쓰세요, 네루다 보세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나를 뛰어넘어 편력을 이야기 하잖아요..ㅎㅎㅎ
참, 글은 무지하게 재미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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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06.23 17:19:09 *.117.68.202
저도 그와 비슷한 황당한 경험을 얼마 전에 했죠...
나이지리아 이야기 하지 안을라켔는데... 갑자기 ..ㅋㅋ
여권없이 겁도없이 육지로 나왔잖아요. 제가
아니나 다를까 육지에 나오자 마자 여권 보자는겁니다.
복사한거 한장 달랑 들고 나왔는데 그거 보여주니까 그아들이 더 황당해 하더라구요. 그리고 내 여권은 니내 수도에서 지금 라고스로 옮겨놨을꺼야. 라고 했더니 아니 그게 뉴욕에 있는지 어떻게 아냐면서 눈을 부라리더라구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결국 어찌어찌해서 탈출하기는 했는데
해외에 갈때 그놈에 비자문제는 확실히 해야할까봐요...
형님 진짜 재믿게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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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08.06.24 00:06:54 *.72.227.114
저는 중국 소도시로 출장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혼자서 말도 안 통하고 택시 기사가 이상한 곳으로 데리고 가서 등골이 오싹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했습니다.."이 회사가 미쳤나..나 혼자 여길 보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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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6.24 17:04:06 *.244.220.254
흥미진진한 전개에 비해 결론이 좀 허탈씁쓸한데요.........
정말 그냥 꿈나라로 가셨나요? 여인들과의 작업(?)은 없으셨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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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06.24 17:10:37 *.97.37.242
창, 창, 창, 창창창..... 번쩍! 번쩍!

이거 뭔 소린지 아는가?
=>써니선배, 창님, 소은님과 칼쌈 하는 소리. 칼에서 불꽃 튀는 모습.

대한민국 남아의 명예(?)를 걸고 솔직하게 썼는데, 나의 진정을 몰라주는 분들에게 명예회복을 위해 도전장을 내고 한판 결투를 하는 중...
헉헉~, 일대 삼으로 싸우려니 좀 부치긴 허네... 삼개월만 젊었어두 ㅎㅎ

이걸 쓰려고 2000년 업무수첩을 뒤져보니 출장갔던 내용이 날짜별로 기록되 있더라구요. 난중일기 처럼 간략하게... 호텔 방값, 나이트클럽 이름 등 모두 진짜입니다. 간단한 메모를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게 나중에 글을 쓰던, 자서전을 쓰던 도움이 될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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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ie
2008.06.25 09:37:54 *.193.194.22
간략한 몇 단어의 메모가 불러일으키는 기억이 힘이 대단하지요. 단어는 쉽게 잊어도 그때 본 장면은 쉬 잊혀지지 않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메모가 즐겁습니다. 재미있네요. 제멋대로 시간도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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