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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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국민 드라마로 불리며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파리의 연인". 박신양, 김정은 주연의 그 드라마는 수많은 유행어와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며 그야말로 전국을 강타했다. 나마저도 전편을 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인 것을 보면 그 드라마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던 듯하다. 뭔가 끊임없이 궁시렁거리는 듯한 강태영(김정은)의 독특한 말투, '애기야'를 비롯한 한기주(박신양)의 갖가지 닭살멘트, 피아노를 치며 '사랑해도 될까요'를 멋들어지게 불렀던 장면하며, 성질을 버럭버럭 내며 싸우다가 급작스레 이루어지는 키스씬 등 지금도 생생한 장면이 많다. 시내 거리에는 한 때 투명한 분홍색 돼지 저금통의 물결이 일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의 가슴을 적시다 못해 녹여버린 장면이 있었다. 바로 윤수혁(이동건)의 그 명대사 "내 안에 너 있다". 남자로서도 상당히 부러워할만한 허우대를 가진 윤수혁의 안에는 다름 아닌 그녀가 있었다.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평범한 허우대를 가진 나의 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 시대의 영적 스승 오쇼 라즈니쉬는 말했다.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있다고. 신도 이 우주도 세상의 모든 진리도 우리 안에 있다고. 단지 오쇼 뿐만이 아니다. 소위 깨달음 얻었다고 하는 이들이나, 영적구루의 칭호를 받고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모든 것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가도 결코 관심이 가지 않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 그것도 여러 영적 스승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바로 "내 안"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입시경쟁에 시달린 고딩시절 부터였을까? 시간이 남아돌아 노는데 정신없었던 대학시절부터였을까?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살았던 군대시절? 그것도 아니면 왜 사는지는 모른 채 그냥 사는게 원래 이런가보다 했던 사회초년병 시절?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내 의식 속에서 나는 사라져가고 있었다.
오쇼 라즈니쉬는 또 이런 말을 했다. 부유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가난하면 먹고사는데 급급해 내 안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가난하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아무튼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서서히 내 안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내 안에 뭐가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도 없었고, 찾는 방법도 몰랐다. 내 안에서 무엇을 도대체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책을 통해 여러 스승들의 말씀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우리들의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있을 법하다.
무(無) : 아무것도 없다. 그래. 항상 그랬다. 내 안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그저 밥 먹으면 밥이 있고, 드라마 속의 인물처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있는 것이고, 그런가 보다 했다.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없겠거니 했으니, 관심을 가졌을리도 없었고 무엇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 안에 아무것도 없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우리 의식의 방향은 내면으로 향하게 되는 듯하다.
에고(ego) : 이 말은 여러 곳에서 쓰이는 듯하다. 철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된다. 프로이트가 쓰기도 했고, 오쇼의 책에도 나온다. 대체로 '진정한 내가 나라고 믿는 허상' 정도로 해석된다. 결국 이 에고라는 허상을 깨부수고 진짜 나를 찾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이나교도들은 깨달음을 얻은 자를 아리한따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는 '적을 죽인 자'라는 뜻으로 적은 곧, 이 에고를 말한다. 사람들은 이 녀석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한다. 안에서 진짜 자신인 척하며, 우리가 사회 속에서, 문명 속에서 길들여져 온 대로만 살도록 만든다. 누군가 변화하고자 한다면, 그 변화를 이루는데 가장 큰 적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에고를 이기지 못한다. 그래서 작게는 변화하지 못하고, 크게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
기질(氣質): 내 안엔 이런 것들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질이란 에고의 기질이 아닌, 진짜 나의 기질일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주는 것들이다. 기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많은 종류의 검사가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것의 결과로 나온 것들이 진정한 나의 기질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에겐 그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신과의 대화, 자기 성찰이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인 듯하다.
강점(强點) : 이런 것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기질에 포함되기도 한다. 기질 중에서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것이 강점일 것이다. 이걸 알고 있으면 세상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리고 참 평등하게도 사람마다 한 두가지 이상은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잘 써먹지 않으려고 한다. 있는 것 없는 것 다 찾아서 써먹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찾은 것들이 별로 쓸모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저것 잘 조합하고 머리를 굴려보면 의외로 쓸만한 것이 나오기도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다. 그야말로 강점은 그게 무엇이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런 것을 찾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또 따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신성(神性): 오쇼는 우리 안에 신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강조한다기 보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유일한 메시지이다. 그래서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본래부터 있는 것이라 한다. 도시의 하늘이 온통 매연으로 가려진 것처럼, 우리 안을 가리고 있는 짙은 구름들을 걷어내고 보면, 누구에게나 다 있는 것이라 한다. 이 신성을 경험하기 위해서, 찾기 위해서, 얻기 위해서 구도자들은 명상을 한다.
천복(天福): 조셉 캠벨의 말이다. 신성과는 비슷한 의미 같기도 하고 다른 의미 같기도 하다. 아무튼 캠벨은 천복을 따를 것은 대단히 강조했다. 그러면 하늘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했다. 하늘이 내린 복을 따르는 것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결코 찾기 쉽지 않다.
길(道): 오쇼의 자서전 제목은 '길은 내안에 있다'이다. 내가 가야할 길, 내가 찾아야 할 길, 내가 도달해야 할 길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 결국 중요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이 모든 것들. 그 무엇이 되었건 우리 안에는 정말 많은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나같이 위대하다. 이것들 중 하나만 제대로 찾아도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삶은, 우리의 의식은 많이 변화할 것이다. 그런데 조금 답답하다. 원래부터 우리 안에 있는 이것들을 찾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IP *.34.17.28
이 시대의 영적 스승 오쇼 라즈니쉬는 말했다.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있다고. 신도 이 우주도 세상의 모든 진리도 우리 안에 있다고. 단지 오쇼 뿐만이 아니다. 소위 깨달음 얻었다고 하는 이들이나, 영적구루의 칭호를 받고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모든 것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가도 결코 관심이 가지 않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 그것도 여러 영적 스승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바로 "내 안"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입시경쟁에 시달린 고딩시절 부터였을까? 시간이 남아돌아 노는데 정신없었던 대학시절부터였을까?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살았던 군대시절? 그것도 아니면 왜 사는지는 모른 채 그냥 사는게 원래 이런가보다 했던 사회초년병 시절?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내 의식 속에서 나는 사라져가고 있었다.
오쇼 라즈니쉬는 또 이런 말을 했다. 부유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가난하면 먹고사는데 급급해 내 안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가난하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아무튼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서서히 내 안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내 안에 뭐가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도 없었고, 찾는 방법도 몰랐다. 내 안에서 무엇을 도대체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책을 통해 여러 스승들의 말씀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우리들의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있을 법하다.
무(無) : 아무것도 없다. 그래. 항상 그랬다. 내 안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그저 밥 먹으면 밥이 있고, 드라마 속의 인물처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있는 것이고, 그런가 보다 했다. 자연스럽게 아무것도 없겠거니 했으니, 관심을 가졌을리도 없었고 무엇을 찾아보려는 노력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 안에 아무것도 없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부터 우리 의식의 방향은 내면으로 향하게 되는 듯하다.
에고(ego) : 이 말은 여러 곳에서 쓰이는 듯하다. 철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된다. 프로이트가 쓰기도 했고, 오쇼의 책에도 나온다. 대체로 '진정한 내가 나라고 믿는 허상' 정도로 해석된다. 결국 이 에고라는 허상을 깨부수고 진짜 나를 찾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이나교도들은 깨달음을 얻은 자를 아리한따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는 '적을 죽인 자'라는 뜻으로 적은 곧, 이 에고를 말한다. 사람들은 이 녀석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한다. 안에서 진짜 자신인 척하며, 우리가 사회 속에서, 문명 속에서 길들여져 온 대로만 살도록 만든다. 누군가 변화하고자 한다면, 그 변화를 이루는데 가장 큰 적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에고를 이기지 못한다. 그래서 작게는 변화하지 못하고, 크게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
기질(氣質): 내 안엔 이런 것들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질이란 에고의 기질이 아닌, 진짜 나의 기질일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해주는 것들이다. 기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많은 종류의 검사가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이것의 결과로 나온 것들이 진정한 나의 기질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에겐 그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신과의 대화, 자기 성찰이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인 듯하다.
강점(强點) : 이런 것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기질에 포함되기도 한다. 기질 중에서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것이 강점일 것이다. 이걸 알고 있으면 세상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리고 참 평등하게도 사람마다 한 두가지 이상은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잘 써먹지 않으려고 한다. 있는 것 없는 것 다 찾아서 써먹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찾은 것들이 별로 쓸모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저것 잘 조합하고 머리를 굴려보면 의외로 쓸만한 것이 나오기도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다. 그야말로 강점은 그게 무엇이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런 것을 찾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또 따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신성(神性): 오쇼는 우리 안에 신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강조한다기 보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유일한 메시지이다. 그래서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본래부터 있는 것이라 한다. 도시의 하늘이 온통 매연으로 가려진 것처럼, 우리 안을 가리고 있는 짙은 구름들을 걷어내고 보면, 누구에게나 다 있는 것이라 한다. 이 신성을 경험하기 위해서, 찾기 위해서, 얻기 위해서 구도자들은 명상을 한다.
천복(天福): 조셉 캠벨의 말이다. 신성과는 비슷한 의미 같기도 하고 다른 의미 같기도 하다. 아무튼 캠벨은 천복을 따를 것은 대단히 강조했다. 그러면 하늘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했다. 하늘이 내린 복을 따르는 것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결코 찾기 쉽지 않다.
길(道): 오쇼의 자서전 제목은 '길은 내안에 있다'이다. 내가 가야할 길, 내가 찾아야 할 길, 내가 도달해야 할 길은 내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 결국 중요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이 모든 것들. 그 무엇이 되었건 우리 안에는 정말 많은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나같이 위대하다. 이것들 중 하나만 제대로 찾아도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삶은, 우리의 의식은 많이 변화할 것이다. 그런데 조금 답답하다. 원래부터 우리 안에 있는 이것들을 찾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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