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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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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7일 23시 0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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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s 용기충전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할 시장이 있다.
세계 최대 벼룩시장이라 불리는 '산텔모 일요시장'.
매주 일요일이 되면 골목 하나가 통째로 시장이 되는데,
그 골목을 따라 100미터도 넘게 노점들이 늘어선다.
벼룩시장이긴 하지만 낡은 중고품을 파는게 아니다.
예술적 가치가 있는 골동품과 수공예품이 주를 이룬다.

이곳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성품이 아니라,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한정품'을 판매해 더 가치가 있었다.  
대체 어떻게 만든건지 궁금할 정도로 신기한 제품도 많았고,
독특한 액세서리도 차고 넘쳐서 쇼핑에 관심이 없는 나도 군침흘리며 볼 정도였다.
세계여행을 하며 많은 현지시장을 돌아다녔지만, 여기처럼 구매욕구를 일으킨 곳도 드물었다.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데다, 규모가 넓어 한번 놓치면 다시 돌아와 사기가 어려웠기 때문.
때문에 마음에 드는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질러버려야 했다. ㅎㅎ

아침부터 저녁까지 발바닥에 불나도록 걸어다니면서. 숱한 예술작품들을 보았다.
나무 문양을 좋아해서 그 문양으로만 귀걸이를 만드는 여자가 있었고,
푹포를 좋아해서 주구장창 폭포만 그려온 할아버지 화가도 있었다.
여자 그림만 그리는 화가도 있었고,  
데님으로만 수제 신발을 만들어 파는 아저씨가 있었다.
골목 한 켠에선 돈을 받고 춤추는 무용수가 빙그르르 돌고 있었고,
그 건너편에선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며 버스킹 하는 밴드가 있었으며,
길 한가운데서 흥에 겨워 뜬금포로 탱고를 추는 커플이 있었다.
그 모두가 어울려 아주 멋진 시장을 만들어냈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았고, 어딜 보아도 흥이 넘쳤다.

그렇게 전세계에서 몰려온 예술가들과 그들이 만든 예술품을 종일 보면서
문득, 그들 사이를 관통하는 '한 가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예술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다루는 것.
그게 예술이 된다!

그날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얻으며, 하나의 소망을 품게 되었다.  
내 삶 자체를 한 편의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라이프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25년 이상 바다를 헤매며 오로지 고래, 고래 사진만 찍어온 사진가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토퍼 스완. 그는 평생 고래를 쫒차다니며 고래사진사가 되었고,
누구도 가지지 못한 눈으로 고래를 바라보고 그 세계를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그는 진짜 예술가였다. 

4년 뒤, 나는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모토를 지닌 <라이프아티스트>라는 출판사를 내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품은 뜻을 실현해 가보겠다는 나만의 작은 다짐이었다. 
라이프 아티스트로서 내 삶을 예술로 만드는 것.
죽었을 때 내가 가장 남기고 싶은 것이고,
직접 살아내고 싶은 삶이다. 



- 문득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다, 산텔모가 생각난 어느 날.

 (이미지출처: 임씨의 시선 www.limsee.com)

IP *.181.106.109

프로필 이미지
2020.09.18 12:07:40 *.52.38.80

가운데 정열 ! 오늘은 좀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했군요 ! 

그것도 새로운 자기만의 표현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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