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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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순서만 남기고 있다. 알로하 실버벨리 무용단의 단장인 알로하가 그녀의 댄스 멘토, 진 애드먼(Jean Erdman)에게 헌사하는 공연이다. 1년전 이 곳 하와이에서 공연을 시작해서 1년간 전세계를 돌며 공연을 했다. 마지막 공연은 역시 진 애드먼이 있는 하와이. 특히 그녀의 115세 생일을 축하하는 공연이라 더욱 정성을 들였다.
알로하가 벨리 댄스를 시작한 건 15년 전. 처음에는 그저 뱃살을 좀 빼려고 시작했지만 빠지라는 뱃살은 안 빠지고, 그녀가 벨리 댄스에 푹 빠져버렸다. 아마도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면서 몸에 균형이 잡히고 유연성이 늘면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이 점점 예뻐 보여서 였던 것 같다.
- 알로하의 10대 풍광 중에서
출처: https://www.balletforadults.com/forever-ballet/
하루하루 마냥 즐겁던 어느 날, 선생님은 저에게 강사가 되어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왜 없겠어요. 본격적으로 춤을 배울 때부터 가졌던 꿈 중의 하나가 노인 무용단을 조직해서 월드 투어를 하는 건데요. 즉 은퇴 후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5, 6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무용단을 만들어서 세계를 춤을 추며 여행하겠다는 것이지요. 월드 투어라니 거창해 보이지만 우리가 BTS도 아니고, 공연을 하며 돈을 벌려는 건 아닙니다. 사실 공연은 그저 핑계일 뿐, 함께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재미있게 놀고 싶은 겁니다. ^^
처음 이 학원에 왔던 날 벨리 댄스를 배우면서 뭘 하고 싶냐고 물었을 때, 말했던 제 꿈입니다. 3년도 더 지났는데 선생님은 저의 꿈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꿈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떠오르는 대로 답했던 거지,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허황된 생각이 계속 머리속에 머물렀고, 10년 후를 그려 보는 10대 풍광에도 늘 등장했습니다. 아니 10대 풍광으로 쓰면서 더욱 구체화되었고, 이루고 싶다는 생각도 점점 커졌지요. 하지만 그 때 제 실력에, 차마 입 밖으로 내기가 민망해서 그냥 꿈만 꾸고 있었는데요. 선생님이 저에게 먼저 지도자 과정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는 거였습니다.
바로 오케이 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누구를 가르칠 실력은 안 되는 것 같아서 망설여졌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에 6개월이라는 시간도 부담스러웠지요. 제 마음을 읽은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강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저렇게 되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이 되는 거예요. 춤을 잘 추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데, 회원님은 그런 사람이에요.”
그 말에 홀딱 넘어가서 그 다음주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노인 무용단을 만들어서 월드 투어를 하겠다는 망상이 어쩌면 실현될 수도 있는 꿈이 되었습니다.
다음주와 그 다음주는 각각 크리스마스와 1월1일 휴일로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는 쉬겠습니다. 휴식 후에 더 좋은 글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출간소식] 『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저
"와인 마시고 치즈 먹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 책은 와인, 치즈, 빵에 대한 전문 서적이 아니다. 미식 테이블이 낯선 당신을 위한,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책, 읽고 나면 와인, 치즈, 빵이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당신은 식탁 위의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될지도 모른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64496
[출간소식] "서른 다섯, 출근하기 싫어졌습니다" 유재경 저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notice&document_srl=864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