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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30일 05시 44분 등록
이글과 관련된 전시회 글 하나 여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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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에 사무실 앞 한가람 미술관에 '오르세 미술관전'을 보려고 갔다가

옆 디자인 센터에서 열리는 카파의 전시가 26일에 끝난다는 걸 알고

무리해서 그것까지 둘러보다.


평소 만나기 힘든 내 친구 M과 함께.


코드가 맞는 그녀와 나는 침묵하고 있는 동안에도 많은 걸 공유한다.

두 전시에 하루의 중요한 시간을 많이 소비했지만

잃은 시간에 대비, 너무나 큰 충일한 감정과 행복을 얻은 시간.



130점이 넘는 카파의 사진들을 둘러보고

그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도 보았다.



전시장을 나서면서 서로 주고받은 눈빛에 의하면

우린 오늘의 이 외출을 진심으로 즐긴 것이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당신은 충분히 다가가지 않은 것이다.” - 카파-



내게 다가오는 그의 이미지는

가장 심플하지만 가장 강하게 발언하는 그의 흑백사진과 닮았다.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전장의 일선에서 현역 군인보다 더 열심히 뛴,

그의 고양된 정신 세계를 그의 친구였던 존 스타인 벡은 이렇게 전한다.



“카파의 사진은 그의 정신 속에서 만들어지고,

사진기는 단순히 그것을 완성시킬 뿐이다.....

그는 한 아이의 얼굴 속에서 그 민중 전체의 공포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끄는 건

역시 그가 전장에서 죽음을 불사하기엔

너무 아까운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다는 점이다.

후방에 돌아와 있을 때 역시

가장 치열하게 휴식했던 그는 언제나 여성들 사이에 있었다.

그의 여성 편력에는 당시 유부녀였던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일요일에 본 영화 ‘Out of Africa’의 로버트 레드포드처럼

그 역시 어디에 속하기에는 너무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고,

순간의 영감과 감정에 너무 충실했다.



따로 배운 건 없지만 평소에도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번에 전시 룸에서 판매되는 사진 관련 책 두 권을,

카파의 도록과 함께 사들고 왔다.



김홍희씨의 사진노트 ‘나는 사진이다’라는 책은

그의 진지한 사유가 사진과 함께 시처럼 전개되어 흥미롭다,

단숨에 책을 읽는 스스로를 보고 희열에 빠진다.



오르세 미술관전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며

이제 내 미술에 대한 지적 욕구가 다시 발동되는 것을 느낀다.

-도록을 사들고 오며 너무나 행복한 마음.



김홍희 씨의 한 마디를 여기 옮기면 :



'사진은 무언가를 기록하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발견한 바를 내 나름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작가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대화로서의 사진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삶의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사진 작업 역시 모든 예술의 본질과 닿아 있다는 것이 오늘의 내 결론!


(2007년 5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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