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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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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5일 08시 31분 등록
여러분은 평소 욕을 좀 하시나요?
저는 일이 뜻대로 잘 안 풀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혼자서 욕을 신나게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 좀 풀리더라고요. 
 
욕에 관해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욕 연구만 10년 넘게 한 욕전문가(?)가 있는데요, 바로 영국 칼 대학의 심리학교수인 리처드 스티븐스입니다. 그는 아내가 출산 때 엄청나게 욕을 하는 걸 보고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됐습니다.

‘욕을 하면 고통이 줄어들까?’ 

아내는 진통이 심해질수록 심한 욕을 했는데, 의료진은 오히려 그런 일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며 그를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욕이 고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실험하게 됩니다. 실험은 간단했습니다. 자원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얼음물에 손을 담그게 한 뒤 최대 5분까지 버티게 했습니다. 이때 한 그룹은 욕을 하게 하고, 한 그룹은 욕을 하지 않게 했는데요. 욕을 반복적으로 한 그룹이 더 오래 견디고, 덜 고통스럽다고 했으며, 심박수도  크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그는 ‘고통의 순간에 욕을 하면 더 잘 참게 되고, 고통이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런데 평상시에 욕을 자주 하거나, 습관적으로 비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욕이 고통을 줄여주는 효과가 덜 하답니다. 평소 너무 욕을 자주 해버리면 고통감소효과에 일종의 내성이 생겨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가장 필요한 순간에 최대 효과를 발휘하려면 평소에 욕을 많이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낙관적인 사람이라면, 어려운 상황이나 힘든 일이 있을 떼, “에잇 XXX” 라고 욕을 좀 하는게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물론 남이 아니라 혼자, 자기에게 해야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참는 게 미덕’이라는 문화가 있는데요. 이런 문화권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증상이 있죠. 바로 '화병'입니다. 표출되지 못한 분노나 화가 속으로 삭아서, 울화가 치밀거나 속이 답답하고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전에는 중년 여성에게 가장 많았지만 지금은 젊은 층에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미래에 대한 불안, 취업난, 박탈감 등으로 지난 5년 사이에 20대 화병환자가 2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하려면, 감정을 참는 게 아니라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도 감정표현을 잘 못합니다. 어릴 때 슬픈 영화를 보고 울면 주변에서 눈물 많다고 놀림을 받고, 티나게 기뻐하면 경박하다고 하고, 감정표현이 많으면 헤프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가능한 감정을 참는 사람'이 되어가더라고요. 덕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혼자 글을 쓰거나 혼자 욕을 하는 걸로 풀어왔습니다. 가끔 심한 욕을 하면서 이래도 되나, 약간의 죄책감도 느꼈는데요, 위 연구를 보고나니 많은 위안이 되더군요. ㅎㅎ 아, 지금 내가 고통을 덜기 위한 자정작업을 하는구나 하고요. 

아프면 아프다고 하고,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럽다고 하고, 슬프면 슬프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저도 제 감정을 좀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물론 욕을 포함해서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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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6 13:24:37 *.52.45.248

늘 주제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공감이 가요 ! 

운동 선수들은 늘 각성 수준이, 곧 상황이 주는 정서 상황이 극한 상태인 경우가 많죠

그들은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소리를 치는 등 화이팅을 하죠...

그런데, 상황이 좋을 때는 자연스러운데 나쁠 때는 잘 안되죠 사실은 나쁠 때 필요한데...

왜냐면 정서적인 지각은 신체 내부의 잔 근육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근육의 수축을 불러 일으키고 몸을 뻣뻣게하게 하고 반응을 더디게 하거든요. 저는 코칭을 할 때, 각성수준이 높아지는 시합에서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화이팅을 자주 하도록 유도합니다. 

신체나 정신적인 상황에서  그런 강하고 자극적이고 순간적인 행동은 상대적으로 유연함을 가져오고 결과를 긍정적으로 이끄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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