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어니언
  • 조회 수 196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21년 3월 11일 08시 23분 등록

오늘은 보가트라는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어둠의 마법 방어법 시간에 처음 등장하는 이 생물은 옷장처럼 어두운 곳을 좋아합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문을 열면 그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나타납니다. 론 앞에는 커다란 거미의 모습으로 변했고, 네빌에게는 네빌이 가장 무서워하는 스네이프 교수님의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아마 제가 옷장을 열었다면 커다란 벌레로 변했을 거 같습니다.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마음속 두려움이 커지면 보가트의 위력도 무시하기 힘들 만큼 강력해집니다. 해리가 보가트를 처음 배우고 2년 뒤, 어둠의 마왕이 몸을 되찾고 서서히 자신의 세력을 불러 모으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에 대항했던 불사조의 기사단 기지에서 해리는 한밤중에 누가 우는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론의 어머니가 울고 있었고, 그 앞에는 론의 아버지가 죽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해리는 론의 아버지가 다른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고 그것이 보가트라는 것을 재빨리 생각해내지만, 론의 어머니에게 남편을 잃는다는 커다란 두려움이 구체적인 장면으로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때는 이 생물을 물리치는 것이 상당히 만만치 않은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가트를 물리치는 주문은 리디큘러스입니다. 두려워하는 대상이 어떻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까를 생각하면서 주문을 외는 것입니다. 네빌은 무서운 스네이프 교수님이 자기 할머니의 독수리 모양 모자와 오래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보가트를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론의 커다란 거미들은 다리가 모두 사라지고 동그란 원이 되어 데굴데굴 굴렀고요. 보가트를 물리쳤다고 해서 평소 두려워하던 대상까지 무섭지 않게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가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요. 아무도 보가트를 무서워하지는 않으니까요.


실제로 두려움을 이겨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유머가 마음의 여유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결국 두려운 마음과 자신을 떼어놓는 연습을 스스로 해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마음속 깊이 밀어 두었던 유머감각도 두려움이 세력을 펼치기 시작할 때는 반짝반짝 빛나며 마음을 밝게 해줍니다. 마음을 괴롭히는 작은 존재들이 어느 날 크게 느껴진다면 머릿속으로리디큘러스!’라고 한번 외쳐보세요. 유쾌함으로 그것들에게 앙증맞은 장난을 걸고 나면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IP *.187.144.242

프로필 이미지
2021.03.12 05:17:34 *.126.41.237

상대가 너무 위압적이어서 이 날 때

어니언님이 말씀하신 유머의 힘을 떠올려보겠습니다.

좋은 새벽,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1.03.12 10:48:11 *.169.176.67

전 유모어를 배우고 싶은데, 늘 엉망입니다. 재치나 기발한 아이디어의 순발력이 전혀 없어서 말이죠... ^^ 

상상하며 따라쟁이로 흉내라도 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76 [월요편지 82] 열심히 사는데도 바뀌는 것이 없다면 이 2가지를 점검해 보세요 [1] 습관의 완성 2021.11.22 1896
2275 중년 부부 사랑 재생법, 5편(마지막) 차칸양(양재우) 2016.05.27 1901
2274 노는 데 빠지지 말자 (지난 일요일의 기록) 장재용 2021.01.19 1903
2273 <설특집> 뱃살조아왕, 근육조아헐크왕이 되다 차칸양(양재우) 2016.02.09 1906
2272 하버드를 넘어선 교양수업 연지원 2015.12.28 1912
2271 [용기충전소] 우선순위를 높인다는 것의 진짜 의미 [1] 김글리 2021.04.09 1916
2270 [목요편지] 새로운 시선으로 만날 수 있는 친구 [1] 어니언 2021.03.04 1921
2269 [용기충전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6] 김글리 2021.05.21 1932
2268 박지선 고대 나왔더라 연지원 2015.05.25 1935
2267 새로운 일과의 만남 [1] 어니언 2021.04.22 1939
2266 에트나(Mt. Etna)에 있드나 [1] 장재용 2021.01.05 1940
2265 후배 양과장의 퇴사를 응원하며 차칸양(양재우) 2015.12.15 1943
2264 어떤 텍스트를 읽어야 할까 연지원 2015.04.06 1956
2263 열일곱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사주 재키제동 2015.08.21 1956
» 유머의 힘 [2] 어니언 2021.03.11 1962
2261 [변화경영연구소] [월요편지 37] 그 망할 놈의 딸기 [2] 습관의 완성 2020.12.06 1966
2260 [월요편지 64] 시력을 점점 잃어간다는 것 [1] 습관의 완성 2021.06.20 1969
2259 [용기충전소] 거북이가 이긴 이유 [1] 김글리 2021.01.15 1973
2258 진짜 나는 누구입니까? 김용규 2015.04.16 1990
2257 아침에 맥주 file [2] 한 명석 2015.07.22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