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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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보가트라는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어둠의 마법 방어법 시간에 처음 등장하는 이 생물은 옷장처럼 어두운 곳을 좋아합니다.
그러다 누군가가 문을 열면 그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나타납니다. 론 앞에는 커다란
거미의 모습으로 변했고, 네빌에게는 네빌이 가장 무서워하는 스네이프 교수님의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아마 제가 옷장을 열었다면 커다란 벌레로 변했을 거 같습니다.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마음속 두려움이 커지면 보가트의
위력도 무시하기 힘들 만큼 강력해집니다. 해리가 보가트를 처음 배우고
2년 뒤, 어둠의 마왕이 몸을 되찾고 서서히 자신의 세력을 불러 모으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에 대항했던 불사조의 기사단 기지에서 해리는 한밤중에 누가 우는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론의 어머니가 울고 있었고, 그 앞에는 론의 아버지가 죽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해리는 론의 아버지가 다른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고 그것이
보가트라는 것을 재빨리 생각해내지만, 론의 어머니에게 남편을 잃는다는 커다란 두려움이 구체적인 장면으로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때는 이 생물을 물리치는 것이 상당히 만만치
않은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가트를 물리치는 주문은 ‘리디큘러스’입니다. 두려워하는 대상이 어떻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까를 생각하면서
주문을 외는 것입니다. 네빌은 무서운 스네이프 교수님이 자기 할머니의 독수리 모양 모자와 오래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보가트를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론의 커다란 거미들은 다리가 모두
사라지고 동그란 원이 되어 데굴데굴 굴렀고요. 보가트를 물리쳤다고 해서 평소 두려워하던 대상까지 무섭지
않게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가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요. 아무도 보가트를 무서워하지는 않으니까요.
실제로 두려움을 이겨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유머가 마음의 여유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결국 두려운 마음과 자신을 떼어놓는 연습을 스스로
해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마음속 깊이 밀어 두었던
유머감각도 두려움이 세력을 펼치기 시작할 때는 반짝반짝 빛나며 마음을 밝게 해줍니다. 마음을 괴롭히는
작은 존재들이 어느 날 크게 느껴진다면 머릿속으로 ‘리디큘러스!’라고
한번 외쳐보세요. 유쾌함으로 그것들에게 앙증맞은 장난을 걸고 나면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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