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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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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4일 07시 12분 등록

이직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가지고 있는 시간을 거의 대부분 쏟아붓고 있지만 배워야 할 게 어찌나 많은지 끝이 없습니다. 그동안 주변에 전혀 다른 산업으로 이직한 분들이, 이직한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 좋은 회사로 간다는 것만 보고 부러워만 했는데,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어려움을 혼자서 해소해야 했겠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뒤늦게 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제 몫을 못 하고 있습니다. 단어 뜻을 잘못 사용하고, 회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고 서 한 줄 쓰는데도 시간이 꽤 걸립니다. 틈나는 대로 단어를 암기하고, 지난 보고서를 읽고, 기사를 찾아보지만 그래도 새로운 분야는 너무나도 낯설고 방대합니다. 아무래도 일을 자유자재로 해내려면 시간이 좀 더, 아주 많이 걸리겠습니다.


이럴 때 참 쉽게 위축되는 자신을 보며 깜짝 놀라곤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도전하면 다 성공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해도 안 되는 일이 있는데 내가 어리석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사소한 것도 틀리는 모습이 만 천하에 공개되었는데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다음에는 아는 것 같아도 입을 열지 말아야 할까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따라옵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이렇게 위축되는 것은 내 마음속에 저절로새로운 직장에 잘 적응한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런 수능시험 범위를 시험 한 달 전부터 공부하기 시작한 듯한 상황을 겪으며, ‘회사에서 제 몫을 해내는, 이상적인 내 모습을 대하는 두 가지 자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는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한, 불완전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그러자 픽사의 영화 업 up이 생각났습니다. 2009년 개봉한 업은 오스카, 골든 글로브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한 쟁쟁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누구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도입부가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입니다. 작중 주인공인 칼 할아버지와 엘리 할머니는 파라다이스 폭포로 여행을 가는 꿈을 목표로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엘리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남겨진 칼 할아버지는 엘리 할머니가 남긴 메모를 보고 용기를 얻어 모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결국 자신이 한평생 꿈꿨던 소원을 이루게 되는 내용입니다.


누구든 마음속에는 소망하는 모습이나 소원이 있게 마련이지만, 도전할지 말지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나의 불완전함을 보고 싶지 않다면 꿈은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지만,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뗀다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불완전한 한 걸음을 위해 출근하겠습니다.

IP *.187.14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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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02:44:32 *.9.140.150

사부님이 그러셨죠, 

우리는 어제보다 나아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라고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알수는 없죠, !  계속해서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쉽게 너무 빨리 다 알면 재미가 없고 시큰둥해질지도 몰라요 ^^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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