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글리
  • 조회 수 1416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1년 10월 22일 08시 19분 등록

한계가 가능성이 되는 순간


저는 스스로 틀을 깨고 나아가는 자들에게 엄청난 매력을 느낍니다. 우연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을 봤다가 한소희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소위 빵 뜬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로 크게 주목 받았죠. 이후 예쁘기만 한 배우로 남을 수 있었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활용해 CF만 줄창 찍으며 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대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처절한 액션신을 소화하는 배우로 분했습니다. 그녀가 ‘예쁘다’는 틀에 갇히지 않은 게 흥미로웠는데요, ‘마이네임’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의 말입니다.  

  

“배우라는 존재는 외모, 가진 특성에 따라 한계를 많이 가진다. (그 때문에) 어떤 역할을 맡기도 하고, 못 맡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그 한계가 늘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한계를 스스로 뚫는 배우들에겐 한계가 바로 가능성이 되는 거고, 가능성에 안주해버리는 배우들에겐 그게 한계가 되어 버린다."


그는 배우를 만나면 딱 두 개를 물어본다고 합니다. "하고 싶어, 하기 싫어",  "연습할거야 말 거야." 이 질문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다 담겨있습니다. 만약 하고싶다고 해도 그건 가능성을 깨는 첫번째 지점에 불과하죠. 이후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건 본인의 몫입니다. 


한계를 뚫으면 가능성이 되고, 가능성에 안주하면 한계가 된다는 흥미로운 해석에 여러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어떤 사람에 대해 '예쁘다, 멋있다, 귀엽다, 착하다, 세다, 털털하다'와 같은 틀이 한번 만들어지면 이를 깨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외부의 규정이 강해질수록 스스로도 그 틀에 갇히거나 안주하기 쉽죠.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건, 자신을 둘러싼 틀을 깨고 영역을 넓혀 나가는 일과 같습니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잘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나간다는 것. 거기엔 당사자의 엄청난 의지와 욕심, 욕구, 동기 등이 따라야 가능하죠.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한소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용기를 어떻게 냈나'고 묻자 이렇게 답합니다.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성향의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액션과 결합한 이 작품을 만나 선택했다. 도전이자 내 한계를 실험해보는 계기가 됐고, 내 자신에게 미션을 내리는 것 같은 마음가짐으로 했다. 액션을 해내고 나니 색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진다.”

작게나마 자신의 가능성을 뚫은 느낌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자신의 틀을 깨며 가능성을 넓혀가는 ‘도전의 맛’을 알고 이미 알고 있는 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도전할 용기가 나오는 곳


용기는 남들이 못하는 걸 해내는 힘이나 괴력이 아닙니다. 용기는 자신의 한계를, 자신을 둘러싼 틀을 깨고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와 욕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힘과 관계없고 능력과도 상관없습니다.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겠다는 그 마음. 그 마음이 의지를 만들고, 의지를 내는 순간 나를 둘러싼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비슷하게 용기를 내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보로 여행할 때였는데, 3일째 되던 날 발톱이 빠져서 더 이상 걷기 어려웠죠. 남은 길이 300키로가 넘었는데  더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게 내 한계인가? 여기서 그만 둬야 하나?' 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내 한계를 깨기 위해서 도전한 길인데 힘들다고 그만두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까봐 두려웠던 거죠. 어떻게 할까 궁리하고 있는데, 무심코 길 가에 세워진 자전거를 봤습니다. 순간 머릿속에 환해졌죠. 그래 걸어갈 수 없으면 자전거를 타면 되지! 남은 돈을 털어 그 길로 서울 집으로 버스를 타고 갔고, 타던 고물 자전거를 가지고 돌아와 멈췄던 지점에서 다시 길을 이어갔습니다. 자전거로 빠르게 간 덕분에 보름 여정이던 일정이 열흘로 단축됐죠. 걸을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든 가야한다는 의지를 내자, 자전거라는 가능성이 생긴 겁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온몸으로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의지가 있다면  한계를 뛰어넘을 용기와 방법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생겨난 용기와 방법이 막혀있던 상황을 뚫는 힘을 가져다 준다"고. 만약 용기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내 안에 그를 하고자 하는 '의지'와 '욕구'의 크기가 얼만큼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힘이 나를 둘러싼 한계보다 작으면 나아가기 어렵지만, 그보다 크면 뚫고갈 수 있습니다. 벽을 넘어서는 순간 한계는 가능성이 되고, 안주하는 순간 벽은 넘기 어려운 한계가 됩니다. 길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확장되어 갑니다.  


여러분에겐 한계를 가능성으로 만든 순간이 언제 있었나요?   

IP *.181.106.109

프로필 이미지
2021.10.24 05:59:25 *.169.176.51

몸과 기능은 자연의 물리적인 법칙에 지배를 받지요  

하지만 정신은 그렇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은 그 몸과 기능의 지배를 받기 쉽죠.

'학습된 무기력'이나,  집단 최면이 그런 것이겠지요 ! 

그것은 임계 즉 임의적인 경계이지만 한계가 되어 고정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선수들 코칭에 있어서 이런 문구를 이용합니다.

' 세상에 불가능한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16 [일상에 스민 클래식] - 왼손의, 왼손에 의한, 왼손을 위한 [2] 정재엽 2018.03.14 815
3915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18. 열하일기 1 [1] 제산 2019.03.18 815
3914 나만의 공간, 출퇴근 전철 제산 2018.03.05 816
3913 자녀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홈스쿨 철학논술 (2/2) 제산 2018.03.25 816
3912 [수요편지] 이것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2] 장재용 2019.05.22 816
3911 [수요편지] 살아있는 맛 장재용 2019.06.26 816
3910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_이번 주 쉽니다 알로하 2020.03.15 816
3909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차칸양 2018.06.19 817
3908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06] 삼국유사 (2부) 제산 2018.07.30 817
3907 [금욜편지 54- 기질별 인생전환 로드맵- 3단계 통과의례] [4] 수희향 2018.09.14 817
3906 목요편지 - 세가지 착각 [3] 운제 2019.04.12 817
3905 국공립 영어도서관, 장서개발회의에 참석했어요! 제산 2019.06.24 817
3904 [화요편지]4주차 미션보드_가지 않은 길을 걸어보다 아난다 2019.08.06 817
3903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이번 주 쉽니다 알로하 2019.12.01 817
3902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_마지막 편지 file [2] 알로하 2020.02.09 817
3901 하찮지만 하고 싶으니까 [2] 어니언 2022.08.25 817
3900 <목요편지> 나답게 말하는 법 [2] 운제 2019.01.24 818
3899 [금욜편지 73- 카잔차키스를 읽고- 나의 자유를 찾아서] [4] 수희향 2019.01.25 818
3898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20. 아빠와 함께 헌책방 나들이 [1] 제산 2019.04.01 818
3897 [수요편지] 세월이 카톡에게 (월급쟁이 四龍天下 마지막 회) [2] 장재용 2020.02.26 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