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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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불편함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불편함이란 한마디로 몸이나 마음이 편치 못하고 거북한 상태입니다. 어떤 일을 하기가 쉽지 않고 번거로운 상황이죠. 불편함은 익숙지 않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주로 생깁니다. 불편한 상황을 환영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대부분은 가능한 불편한 상황이나 상태는 만들지 말자.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함께 코칭공부를 하는 코치님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인생에서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다면, 두려울 게 없어요.”
그땐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는데, 그 말을 정말 체감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이후 비대면 강의가 대폭 증가하면서 저도 작년부터 거의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잘될까 싶었는데, 해보니 너무 편하더군요. 강의장까지 오가는 시간이 그대로 절약되어서 너무 좋았고, 아침에 하든 밤에 하든 집에서 하게 되니 시간에도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또 사람들을 대면할 때 생기는 긴장감, 에너지 소모도 없었습니다. 정말 너~~무 편했습니다. 생각보다 소통도 잘 되고, 어느 정도까진 감정교류도 가능하더군요. 이후로 비대면의 예찬론자가 되었죠.
그러다 최근 대면 강의를 2달동안 진행하게 됐습니다. 강의장이 경기지역이라 가는데만 2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오전 10시 수업이면 새벽 6시부터 준비해서 7시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4시간전부터 준비해야 여유있게 강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은 30분 전부터 준비하면 되는데 말이죠. 대면을 하니, 수강생분들과의 소통에도 더 신경써야했고 여러모로 수고로움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시간도 아깝고, 힘들어서 ‘너무 불편하다’ 생각했는데, 이를 8번 반복하면서 새로운 걸 알게 됐습니다.
불편함이 있지만, 그 불편함이 주는 뭔가가 서서히 드러나더군요. 대면으로 2달 동안 매주 만나다 보니 수강생분들과도 친숙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커피를 가져오시는 분도 있고 아침에 배고프다며 샌드위치를 사오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꼭 인사를 하고 가시는 분이 있고, 일부러 차를 태워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계속 소통을 하니 수강생분들을 더 잘 알게 되었고 덕분에 더 깊이있는 관계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비대면 수업도 동시에 진행했는데요,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대면할 때 교류되는 감정의 폭이 더 컸습니다. 수강생분들이 보여준 반응도 더 컸고, 덕분에 보람도 커지더군요. 오가는 수고로움과 강의가 끝날 때 탈진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들었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3배의 불편함을 치렀지만, 보람도 3배로 얻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편리함은 우리에게 불편한 것들을 제거해줍니다. 비대면강의는 얼굴을 맞대는 불편함과 오가는 수고로움을 제거해줬습니다. 그런데 그 수고로움이 제거되면서 그만큼의 관계형성의 기회도 제거되었고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고 경험할 기회도 제거가 되었더군요.
불편함은 기피하고 싶은 것이고, 되도록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이처럼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불편함이 주는 가치를 보지 못합니다. 저는 이성관계에서 오는 감정소모가 싫어서 새로운 만남을 기피했는데, 감정소모를 제거하면서 관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제거를 하고 있었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됐습니다.많은 것들이 새롭게 시작하면 불편함이 따릅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새롭게 도전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롭게 관계를 맺고... 하지만 불편함도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편안해집니다. 그러면서 나의 편안한 구간 (comfort zone)이 확장됩니다. 불편함을 통해 계속 성장하는 것이죠. 불편함이 제거될 때, 이같은 성장의 기회도 함께 제거됩니다.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다는 말이, 이제는 마음으로 와닿습니다. 이성관계 말고도 그간 불편함이 싫어서 기피해온 게 무엇이 있었는지 좀 살펴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불편함을 기피하고 있으신가요? 혹 그 불편함 속에 잊고 있던 뭔가가 있지는 않은지요? 가끔은 편리함에서 벗어나 조금은 거북하고 어색하더라도 불편함을 감수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불편함의 가치', 무슨 일이든 시작하려면 불편함이 따르지요. 이제는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는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 한편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행복하기', '일상을 여행처럼' 이 말들을 강의 중에 들으면서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 중에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들을 다 따라해보고 싶었지만 일주일은 짧았습니다^^ 이제 강의는 끝났지만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하려 합니다. 인연이 있어 선생님의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기가 힘드시겠다. 피곤하면 짜증이 날 수도 있는데 젊은 사람이 참 제어를 잘하신다. 이런 생각들을 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여기에서 얻는 것이 많으셨군요. 한가지 더 배웠습니다. 늘 몸도 마음도 건강하십시오~다시 볼 수 있는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 저는 수년간 이 연구소의 편지를 읽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필진을 처음 뵐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세상 많은 일에는 동전처럼 양면이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밝음과 어두움, 장점과 단점, 유리와 불리... 편리와 불편도 마찬가지겠지요. 흔히들 이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세상 모든 일이 '비대면'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서는요. 말씀대로 강의를 예로 들면 비대면 서너 번에, 대면 한두 번은 있어야 비대면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자가 보여 (감히) 말씀드립니다. 맨 아래 단락 중 "싫어허 기패해온 게"는 "싫어서 기피해온 게"가 맞다 싶습니다.(^^)
오탈자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한두개가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퇴고가 덜 된 탓이겠죠.
세상의 흐름이 참 신기해서 한 방향으로 가는 물결이 거세지면
그에 반발하는 흐름도 함께 거세집니다.
예를 들어 Tv, 라디오가 나오고 종이책이 없어진다고 했지만 여전히 살아남았고
인터넷, 컴퓨터가 등장하고 종이책이 또 없어진다고 했지만 여전히 살아남았죠.
디지털이 강해질수록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마음또한 강해집니다.
디지털을 거의 피부처럼 활용하는 젊은층에서 할미패션이나, 할미입맛,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취향 또한 많아지고 있거든요. 비대면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되겠지만, 그럼에도 대면이 가지는 힘은 더 부각될거라고 봅니다. 좋은 의견 주셔서 저도 몇 글자 더 보태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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