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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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로 시작 하는 노래,
송창식의 선운사 동백꽃 노래가 어느날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찾은 선운사의 어느 봄날, 햇살이 눈이부시게 빛나는 봄날 난 그만 보고 말았다.
눈물처럼 후두둑지고 마는 그 꽃송이들.
시들어 보이지도 않는데, 아직도 열흘은 더 피어있어도 될 것 같았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서둘러 지려 했을까? 애틋한 마음 그득히 퍼져 갈무리 되어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지금쯤 동백꽃이 후두둑 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은 선운사로 달려 간다.
마음으로 내달리던 내게 고창 선운사를 찾아갈 이유가 한 가지 더해졌다.
‘도솔천 꽃무릇’
도솔천(兜率川)은 도솔암 계곡에서 시작되어 선운사 앞을 흐르는 내(川)이다.
미륵보살이 머물고 있는 천상(天上)의 정토(淨土)에 흐르는 냇가라는 뜻의 이름이다.
그 내에 머물고 있는 것이 어디 미륵보살 뿐이겠느가!
세상의 모든 것을 품고도 맑고 투명하며, 세상사 모든짐 다 지고도 무겁지 않은 가볍고 투명하게 흐르는 것을 보면 미륵보살의 천상의 정토가 흐르기는 하는가 보다.
해마다 구월 중순쯤이면 선운사 도솔천 계곡의 주인은 꽃무릇이다.
숲을 벌겋게 물들여 놓고 그만 저도 뜨거운지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도솔천 물속까지 꽃무릇 불꽃이 번진다. 벌겋게 불타오르는 온통 꽃무릇 세상이 된다.
숲에서 도솔천 물속까지, 구월의 선운사가 화르르 타버릴것만 같다.
잎이 다 진다음에 꽃을 피워 꽃과 잎이 영원히 서로 만나지 못해 상사화로도 불린다는 꽃무릇
애틋한 생각을 앞세워 붉게 번지는 꽃무릇 불길을 보노라면 소리조차 없이 떼로 우는
피울음이 들리는 듯도 하다.
꽃무릇 불길에 호되게 데인 나는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하며 돌아선다.
어느새 얼굴이 벌겋다. 내 마음도 화르르 다 타버릴까 두렵다 . 서둘러 발걸음을 뗀다.
맑은 갯물에 몸을 씻는다 한들 저 강한 지분 내음이 쉬 없어질까?
서둘러 도망간다 한들 불붙어 버린 이 내마음 쉬 없어질까?
지금쯤 선운사 도솔천 꽃무릇 이 한창이겠구나.
선운사가 숲에서부터 내까지 온통 불꽃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내마음이 설레인다.

또한 그 시인을 보러 윤대녕등, 후배들이 그 여관에 들곤 했어.
4년전쯤 선운사 주변에 무룻 밭에서 육십년대 모델처럼 폼잡고 벗들과 찍었던 사진들이 생각난다.
근처에 청보리. 메밀 밭도 일품이었는데.
사진을 보니 문득 가고 싶네.
선운사에 동백을 보러 처음 가는 사람들은 늘 속았단 말을 하곤 하지.
2월에 가면 삼월에, 삼월에 가면, 사월에 동백이 지천이라 하니.
종합해 보면, 예전 같지 않단 말일 수도.
글과 사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