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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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
- 헬렌 켈러
어느날 헬렌켈러는 한참동안 숲속을 산책하고 돌아온 친구에게 무엇을 관찰하고 왔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죠.
"별로 특별한게 없었어"
헬렌 켈러는 친구의 말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이나 숲속을 산책하면서도 눈여겨볼만한 아무런 가치도 발견하지 못하다니!
어떻게 그럴수 있는 것인지 헬렌켈러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헬렌켈러는 알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불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많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눈으로 보는게 '다'가 아니지만,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마저도 제대로 '다' 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들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정말 당연한 것들일까요? 우리는 결국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어떤 철학자가 그랬죠. 삶은 뒤를 돌아봐야 알 수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삶은 앞을 보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나가버리는 소중함들에 대해 소설가 김연수는 그의 책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늦게 배달되는 편지와 같은 거지. 산 뒤에 표에 적힌 출발시간을 보고 나서야 그 기차가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차표처럼.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였는지 분명히 알게 되며, 그 의미를 알게 된 뒤에는 돌이키는 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이런 우리의 무지몽매함에 일갈하는 하이쿠 한편으로 이번 편지를 마치겠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순간인 것을 모르다니
-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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