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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9일 11시 16분 등록


이들 부부를 찾아가는 길은 참 멀었다. 유채꽃이 한창 피어 노란 꽃이 지천인 제주도..

김포에서 비행기를 잡아 타고 제주도 공항 도착, 그들이 북 카페 겸 펜션으로 운영하고 있는 ‘바람의 도서관’이 있는 제주시 조천읍까지 또 택시를 타고 40여분간 이동해야 했던 험난하다면 험난했던 이들 부부와의 만남은 출발부터 설레임 자체였다.

그렇게 도착한 이들 부분의 보금자리. 이름도 시원한 <바람 도서관>

덧붙이자면 이 바람 도서관은 이들 부부가 가지고 있던 책을 잘 정리해 두고, 찾아오는 분들께 불편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자고 시작한 일로 앞으로 ‘여행전문 도서관’으로 키워나갈 소중한 공간이라고 한다.

이 부부는 사실 2005년 1월 인간극장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편으로 무주에서의 좌충우돌 시골 생활을 유감없이 보여준 바 있다. 이 방송을 통해 그들은 유명세와 함께 수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기지개를 켜고 창문을 열면 손을 흔들고 서 있는 관광객들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할런지. 이런 것들 또한 이 부부가 또 다른 보금자리로 옮기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는 제주도 한 시골마을로 보금자리를 옮겨 그들만의 행복 찾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 부부. 방송으로, 또 책을 통해 이들 부부의 팬이 되어버린 나는 이 책을 쓰면서 가장 먼저 첫 이야기로 이들의 이야기를 싣겠다고 다짐했었다. 결국 꿈은 이렇게 이루어지게 되었다. 할렐루야~ㅇ

 


<바람도서관> 이라는 귀여운 문패를 달고 있는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역시나 상상했던 것만큼 이 공간은 이들 부부의 분위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는 앞 마당의 조용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풍경과 아내 길연씨의 손길이 묻어나는 정갈하고 깔끔한 실내 카페와 펜션 내부.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하루 종일 분주했던 마음과 이들 부부를 만난다는 설레는 마음이 이 곳 <바람 도서관>에 들어서자 차분히 가라앉는 듯 하다.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이들 부부와의 정겹고 따뜻했던 1박2일 동안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

 

먼저 이책의 첫번째 인터뷰이로 선정된 이들 부부는 누구인가?

직장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이룬 이들은 소위 엘리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남편 박범준씨는 서울대를 나와 지금은 유명해진 ‘인포 허브’라는 IT기업의 초기 멤버로 열정적으로 일했던 멋진 샐러리맨이었고 그녀, 장길연씨 또한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나온 수재였다.

 

그렇다면 소위 잘나간다던, 혹은 더욱 잘나갈 수 있었던 그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 마을로 찾아 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자기들만의 행복 찾기 방식’이라고 간단히 이야기 한다.

“오늘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우리는 지금 행복을 선택한다”

즉, 지금. 오늘 이 순간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었다고. 갖은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매일매일을 헉헉대며 나중의 행복을 위해 조금만 참자 하는 삶이 아닌 지금 당장 행복해 지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들은 대도시, 서울 생활을 접기로 결심한 뒤 먼저 대전으로 옮겨 1년여의 준비를 거쳐 무주로 이동, 현재는 제주로 옮겨와 정착했다. 갑자기 시골로 모든 것을 접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소 도시인 대전으로, 그 다음 시골인 무주로의 단계적인 이동을 통해 이들 부부는 나름의 시골생활에 대한 대비와 실험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시골로 이동하기로 하면서 생계 대책은 어떻게 꾸렸을까?

먼저, 대전에서 범준씨는 과외와 시민 연합 일을 했고 길연씨는 조각보 강의 등으로 경제적 대책 마련을 했다. 무주로 이동한 뒤에 범준씨는 번역일과 지역 신문 및 다양한 잡지에 칼럼 작성, 길연씨는 인근 고등학교의 천연염색 강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깡다구는 있었지만 농사로는 생계를 유지할 자신은 없었던 이들 부부는 시골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자리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선 셈이다. 현재로서 최종적으로 그들이 정착한 직업은 제주도에서의 그들이 살고 있는 집에 딸린 북카페 공간과 펜션 운영이다. 비록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과 벗하며 여유롭고 느리게 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이들 박장부부.(각자의성을 따서 박장 부부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 부부 앞에 박장대소 할 일만 있기를 ^^)  

 

문득 제주도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무주에서보다 많은 비용이 들었을텐데.. 그것들을 어떻게 감당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하하하 웃으며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좀 받았다고 하는 이들 부부.. 처음 제주도로 이사오기로 정하고 집을 둘러보던 중 이 집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큰 맘 먹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곳에서의 생활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잡히고 카페와 펜션 운영으로 조금씩 갚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되었기에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로 결혼 6년째가 된 부부는 시골생활을 통해 무엇보다 서로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시골에서 닥치는 다양하고 곤란한 수많은 상황에서 서로의 모든 면을 들춰가면서 서로 싸우고 이해하기를 반복. 현재는 서로에게 몇 십년 산 부부와 같은 서로를 더욱 잘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자연 속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계획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고 만족스럽다는 이들 부부.

삶의 여유와 행복의 소중함, ‘버림의 미학’을 보여준 이들 부부의 행복 찾기는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안학교를 생각해 보고 있다는 그들. 구체적으로 학교 혹은 프로그램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공교육이 채워주지 못한 부분들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교육에 관심이 평소에 많았기에 그 꿈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한다. 시골에서의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후 단계적으로 차근히 준비하기 시작한 이들 부부답게 미래 계획도 꼼꼼히 세워놓고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밟아가고 있는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들 부부를 보며 하루 빨리 시골가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는 의욕이 더욱 샘솟는다..   

대도시에 직장을 다니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처럼 표준이 되어버린 현재 우리들의 삶의 방식이 아닌, 시골에서도 그들이 원하는 또 다른 형태의 직업을 만들어 나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신선하고 멋지다.


 

이들 부부가 들려주는 시골 가기 대 작전 5가지 팁!


1.
 
정말 가고 싶은지 확인하라.
스스로에게 또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반복해서 질문을 던지고 확인하라는 것. 정말 가고 싶다는 결론이 최종적으로 내려진다면 그때부터는 일이 쉬워진다고 한다. 특히 배우자와 함께 내려가는 사람들은 ‘시골 가기’가 배우자와의 단순 합의가 아닌 즐거운 결론이 되어야 한다는 것.

2.  상황에 맞게 준비하라.
: 경제 형편이든 주변 여건이든 개인마다 모두 다르므로 주어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들을 찾으라는 것이다. 이들 부분의 경우 무주로 내려갈 때 땅을 구입할 비용이라던가 하는 부분들이 부담이었지만 집은 다른 곳으로 잠시 떠나는 사람들에게 빌렸고, 더불어 주위 경작할 밭들도 함께 저렴하게 빌리 수 있었다고 한다.


3.
 
발품을 많이 팔아라
: 여러 곳을 다니면서 도시에 살다가 시골에 들어간 사람도 만나고 시골 어르신들도 만나며 각양각색의 체험과 삶의 지혜를 만나라고 이야기 하는 그들. 이 책 또한 그러한 목적으로 쓰여졌고 여러분들 또한 이 책을 잘 활용해 그들의 지혜를 훔쳐내길 바란다..


4.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은 포기하지 말아라.
: 자동차든 TV, 인터넷, 수세식 화장실을 쓰는 것이든 자신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당당히 포기하지 말라! 더불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할 각오도 해야 한다.


5.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라.
: 결심하고 준비를 마쳐도 결행을 하지 않으면 도시에서 시간 보내기가 쉽다. 이럴 경우 도시를 꼭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라. 이들 부부의 경우 덩치 큰 강아지 덩이와 민지 덕분에 더 이상 도시에 살 수 없었다고..

PS:가상 인터뷰였음을 밝힙니다. 하핫~

IP *.2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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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10.01 22:26:24 *.37.24.93
재밌다. 지혜야.
역시 뭐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대안학교 이야기가 나오니까 더 관심이 가지네.
그들은 어떤 학교를 생각하는 걸까?

시골생활이라기 보다 전원생활이 더 어울릴 듯 하다.
프로필 이미지
2011.01.21 10:30:24 *.210.3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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