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227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2년 2월 28일 00시 13분 등록


나는 '트리맨(treeman)'이다.

바람이 불면 '솨아' 소리를 내며 온 잎들을 있는 대로 바람에 실어 날리는 나무이다. 봄이 되면 꽃을 주렁주렁 피우는 나무이다. 여름 소나기 끝에 햇빛이 다시 쨍해질 때 초록색 물방울을 달고 서 있는 싱싱한 이파리로 뒤덮인 나무이다. 때가 되면 꽃보다 더 진한 단풍으로 깊어지는 나무이다.


아, 그리고 그 나무, 겨울 그 강풍에 아무 소리 않고 죽은 듯 서 있는 그 나목, 그것이 나로 나이다.


나는 온몸 안을 꽃으로 가득 채운 채 꽃 터지는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351 

IP *.37.189.7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 [리멤버 구사부] 좋은 얼굴 정야 2021.09.13 1681
223 [시인은 말한다] 은는이가 / 정끝별 정야 2021.09.06 2150
222 [리멤버 구사부] 도토리의 꿈 정야 2021.08.30 1991
221 [시인은 말한다] 직소폭포 / 김진경 정야 2021.08.23 1975
220 [리멤버 구사부] 필살기 법칙 정야 2021.08.16 1643
219 [시인은 말한다] 함께 있다는 것 / 법정 정야 2021.08.09 2052
218 [리멤버 구사부] 숙련의 '멋' 정야 2021.08.02 1647
217 [시인은 말한다] 여름의 시작 / 마츠오 바쇼 정야 2021.07.26 1634
216 [리멤버 구사부] 괜찮은 사람 되기 정야 2021.07.26 1668
215 [시인은 말한다] 영원 / 백은선 정야 2021.07.12 2074
214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정야 2021.07.12 1464
213 [시인은 말한다] 송산서원에서 묻다 / 문인수 정야 2021.07.12 1628
212 [리멤버 구사부] 불현듯 깨닫게 정야 2021.06.21 1527
211 [시인은 말한다] 노자가 떠나던 길에 도덕경을 써주게 된 전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정야 2021.06.14 1637
210 [리멤버 구사부] 치열한 자기혁명 정야 2021.06.14 1534
209 [시인은 말한다] 다례茶禮를 올리는 밤의 높이 / 박산하 정야 2021.05.31 1643
208 [리멤버 구사부] 지금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정야 2021.05.24 1626
207 [시인은 말하다] 꿈 / 염명순 정야 2021.05.17 1521
206 [리멤버 구사부] 스스로 안으로부터 문을 열고 정야 2021.05.10 1644
205 [시인은 말한다] 나무들 / 필립 라킨 정야 2021.05.03 1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