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26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나는 '트리맨(treeman)'이다.
바람이 불면 '솨아' 소리를 내며 온 잎들을 있는 대로 바람에 실어 날리는 나무이다. 봄이 되면 꽃을 주렁주렁 피우는 나무이다. 여름 소나기 끝에 햇빛이 다시 쨍해질 때 초록색 물방울을 달고 서 있는 싱싱한 이파리로 뒤덮인 나무이다. 때가 되면 꽃보다 더 진한 단풍으로 깊어지는 나무이다.
아, 그리고 그 나무, 겨울 그 강풍에 아무 소리 않고 죽은 듯 서 있는 그 나목, 그것이 나로 나이다.
나는 온몸 안을 꽃으로 가득 채운 채 꽃 터지는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351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4 |
[리멤버 구사부] 잃어버린 열정을 찾아서 ![]() | 정야 | 2020.12.07 | 1662 |
183 |
[시인은 말한다] 밖에 더 많다 / 이문재 ![]() | 정야 | 2020.11.30 | 1732 |
182 |
[리멤버 구사부] 우연한 운명 ![]() | 정야 | 2020.11.23 | 1602 |
181 |
[시인은 말한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 | 정야 | 2020.11.16 | 2163 |
180 |
[리멤버 구사부] 자기 설득 ![]() | 정야 | 2020.11.09 | 1763 |
179 |
[시인은 말한다] 친밀감의 이해 / 허준 ![]() | 정야 | 2020.11.02 | 2126 |
178 |
[리멤버 구사부] 관계의 맛 ![]() | 정야 | 2020.10.26 | 1702 |
177 |
[시인은 말한다] 눈풀꽃 / 루이스 글릭 ![]() | 정야 | 2020.10.19 | 1686 |
176 |
[리멤버 구사부] 가치관에 부합하게 ![]() | 정야 | 2020.10.11 | 1576 |
175 |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 | 정야 | 2020.10.05 | 2299 |
174 |
[리멤버 구사부] 마흔이 저물 때쯤의 추석이면 ![]() | 정야 | 2020.09.28 | 2080 |
173 |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 | 정야 | 2020.09.21 | 2651 |
172 |
[리멤버 구사부] 워라밸 ![]() | 정야 | 2020.09.14 | 1573 |
171 |
[시인은 말한다] 무인도 / 김형술 ![]() | 정야 | 2020.09.07 | 1572 |
170 |
[리멤버 구사부] 스스로의 역사가 ![]() | 정야 | 2020.08.31 | 1667 |
169 |
[시인은 말한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 | 정야 | 2020.08.24 | 1655 |
168 |
[리멤버 구사부] 고독의 인연 ![]() | 정야 | 2020.08.18 | 1683 |
167 |
[시인은 말한다] 따뜻한 외면 / 복효근 ![]() | 정야 | 2020.08.10 | 1693 |
166 |
[리멤버 구사부] 사랑하는 법 ![]() | 정야 | 2020.08.03 | 1609 |
165 |
[시인은 말한다]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따라가는 삶의 사소한 선택들 혹은 소금과 별들의 순환 이동 경로 / 박정대 ![]() | 정야 | 2020.07.27 | 1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