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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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인 측면에서 인구 혁명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함께 급속한 노령화 현상을 초래했으며 평균수명 또한 엄청나게 연장시켰다. 의료 기술의 발달은 개인의 건강 수명(healthy life expectancy)과 근로 수명(working life expectancy)을 급속도로 증가시킨 반면 세계화로 인한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여 ‘고용 기관’(기업)의 성공적인 존속기간은 점점 더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대를 맞이하여 개인이 준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평생 직업을 마련하고 그 직업에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일이 될 것이다.
흔히 ‘노후 준비 하고 계십니까?’ 란 질문을 던지면 연금 가입이나, 펀드 투자 등 경제적인 준비를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경제적인 부분이 노후를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지만, 경제력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부분이 자신의 후반부 인생에 의미와 보람을 만들어줄 수 있는 일거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통계청의 ‘2005년 한국의 사회 지표’에 따르면 55세-64세 인구의 73퍼센트, 65세-79세 인구의 43퍼센트가 장래 근로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리고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 30퍼센트,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 25퍼센트로 나타났다. ‘무료해서’라는 답변도 3.7퍼센트에 이르는 데 이를 ‘일하는 즐거움’에 포함한다면 경제적 이유와 일하는 즐거움이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연금(국민연금, 개인연금) 제도가 늦게 도입됐다. 따라서 현재 한국 노인들의 경제력은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실제 노후생활을 위한 경제력을 스스로 보유한 노인층은 20퍼센트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일하는 즐거움' 때문이란 이유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란 이유와 비슷한 수치를 보인 것은 대단한 일이다. 앞으로 연금생활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노후에 필요한 기본적인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면 '일하는 즐거움'이나 보람을 이유로 근로를 원하는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노후 일거리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인생 후반부를 관리하는 데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생 후반부로 접어들기 훨씬 전에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력을 위해 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나, 노후에 종사할 제2의 분야(second area)를 개발하는 것이나에 똑같이 적용되는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경제력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인가를 희생해야 한다. 즉 지금 당장 쓰고 싶은 욕망을 참고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상당한 절제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노후에 종사 할 제2의 분야(second area)를 개발 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 무엇을 희생하면서 준비해야 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오히려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에 대해 깊이 있는 탐색을 하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다는 점에서 자신의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어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될 수 있다. 더구나 그 과정 자체가 흥미롭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기질과 강점을 알아보는 일. 자신에게 맞는 일거리를 생각하고 실제 찾아보는(가능하다면 실험 해보는) 과정은 스스로 즐길 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정말 좋은 일을 찾을 수 있다면, 그래서 정말 행복하고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이건 분명히 남는 장사 아니겠나?
노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노후 준비에 관한 책들을 보면, ‘나만의 직업을 찾아라’, ‘끊임없이 자기 능력을 개발하라’. ‘나만의 창업 아이템을 찾아라’ 등 다양한 조언을 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노후의 일거리를 찾는 방법은 이런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는 비슷한 귀결에 이르게 되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노후 일거리 찾기는 철저하게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색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자기가 진정 좋아했던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자신의 강점과 기질이 무엇인지, 자기의 가치관은 어떤지 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직장인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 만족한다는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 그 이유는 직장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혹은 직업)을 선택하고, 그렇게 택한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한다. “첫 직장은 복권과 같다. 처음부터 자기 자신에게 잘 들어맞는 올바른 직장을 만날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경력을 쌓아야 할지를 파악하려면 대체로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다지 만족하지는 않아도, 당장 필요한 학원비 생활비에 쫓기며 살아가는 직장인이 스스로 직장을 그만둔다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퇴직 시까지 온전히 버텨 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고 사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특별히 신경을 써서 준비하지 않는다면 은퇴 후 일거리 찾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아니 지금도 은퇴 후 일거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노후에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돈을 많이 버는 일, 체력적으로 감당 할 수 있는 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 세상에는 수많은 일거리가 있다. 앞으로 일거리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인들이 할 일은,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일은 매우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의 벽을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는 지를 개인들은 고민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노후의 일거리를 찾는 것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분이 40대라면 지금이 이 여행을 떠나야 할 시기이다. 절대 빠르지 않다. 자, 이제부터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보시지 않겠는가?

<국민연금> + <제2의 인생>이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솔직히 전자보다 후자에 대한 영감이 강하지만..........후자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연륜도, 경험도, 식견도........
후자에 대해 연구를 하실 때, 이미 읽어보셨을 가능성이 있지만,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밥 버포드, <하프타임>, 낮은 울타리
기독교적 신자 입장에서 쓰인 책이라 어떠실지는 모르겠지만.........(참고로 저도 신자는 아닙니다)
드러커 엉아는 이 을 이렇게 평가했네요.....
" 책은 매우 특이한 책이다. 적어도 나는 약간이라도 이와 비슷한 책을 여태껏 한 권도 보지 못했다. 어떤 범상치 않은 사람의 자서전처럼 눈에 띄면 바로 집어들어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나 더 덧붙이면......최재천 교수,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삼성경제연구소
이 책은 이미 읽으셨을 것 같은데.........아무튼 제2의 인생에 대한 '백미'인 것 같습니다.
제 2의 인생에 대해 멋진 글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