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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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속에 들어 있는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속에 들어 있는 사과는 셀 수 없다.”
- 켄 키지
이제껏 살면서 별다른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명상록>을 쓴 스토아철학자이자 지혜로운 로마의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충고를 한번 들어볼까요?
"신들이 그동안 네게 무수히 많은 기회들을 주었는데도, 너는 그 기회들을 단 한 번도 받아들이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일들을 미루어 왔는지를 기억해 보라. 하지만 이제는 네가 속해 있는 우주가 어떤 것이고, 그 우주의 어떤 지배자가 너를 이 땅에 보내어 태어나게 하고 살아가게 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이 땅에서 네게 주어진 시간은 엄격하게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네가 그 시간을 활용해서 네 정신을 뒤덮고 있는 운무를 걷어내어 청명하게 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지나가 버리고 네 자신도 죽어 없어져서, 다시는 그런 기회가 네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비장하네요...^^
누구든 예외없이 한정된 물리적 시간만을 가지고 있음은 절대적 사실일 겁니다. '나'라는 존재로 태어나서 그 시간동안 진짜 '나'를 찾지 못하고 마감한다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나'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인지한 것이 언제일까요? 생물학적으로 자신의 존재는 유아기의 특정시점이 되면 인지가 가능하겠지만, 아마도 그 시기의 직전과 직후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안다고 생각하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외면한 채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힘든 사건을 겪거나 사춘기나 갱년기와 같은 연령에 따른 변화를 겪게 되면 비로소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유야무야 넘어가면 다시 스스로에 대한 아무런 질문도 없이 삶을 이어나가게 되죠. <톰소여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틀이 어떤 날인지 말한 적이 있습니다. 첫날은 당연히 내가 태어난 날입니다. 두번째 날은 어떤 날일까? 저 세상으로 가는 날일까요? 두번째 날은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는 날입니다. 자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이 대답을 하려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은 필연적입니다.
사과 한알을 상상해 볼까요?
사과 속에는 몇 알의 씨앗이 들어있습니다. 지금의 나는 사과입니다. 내일의 나는 씨앗입니다. 씨앗속에는 또한 무수한 사과가 있습니다. 그 무수한 사과들 중에서 나의 사과를 찾는 것이 바로 '나를 찾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찾은 사과는 내가 간과하고 있는 나의 숨겨진 강점일수도, 미처 깨닫고 있지 못하지만 인생을 바쳐 이루고 싶은 소명일수도, 아직 한번도 겪지 못했지만 나의 하루하루를 빛나게 하는 천복일수도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에 대한 한가지 대답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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