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년지혜
- 조회 수 5525
- 댓글 수 8
- 추천 수 0
시골로 돌아간 사람들3-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치악산 가는 길 낮은 언덕 쯤에 자리 잡은 예쁜 간판의 ‘들꽃 이야기’라는 찻집.
그 간판이 놓여 있는 곳에 정갈하게 쌓아놓은 돌담이 있는데, 그 돌담 안에는 농가 주택을 개조한 아담하고도 정겨운 작은 집이 보이고 이 곳은 바로 귀농한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이자 보금자리이다.
벌써 이곳에 터를 잡고 산지 10년째가 된 부부
사실 애초에는 처음 귀농을 해 농사를 짓고 살려고 내려왔다던 이들 부부.
도시에서 직업은 남편은 애니메이션 작가, 부인은 학원 강사였는데 계속 그 삶을 꾸려나간다면 아이들 키우면서 보통 우리네 인생처럼 어느 정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시골이 좋아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고 진정한 농사꾼으로의 삶을 꿈꾸었다.
처음 내려올 때는 집터 250평은 구매하고 주변의 빈 땅을 빌려 농사 일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역시나 농사 짓는 일은그가 마음 먹은 것처럼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농사 자체만으로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해야 하는데 초보 농사꾼으로는 너무나 힘들었던 모양.
일단은 서울에서 하던 애니메이션 일을 이곳에서 계속 하게 되었고 시골에서 살면서 도시에서 하던 일들을 그대로 하는, 그럭 저럭의 밥벌이 생활을 해나갔다. 와중에 이들 부부는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면서 그렇게 2년여 정도를 진정한 시골 생활을 해나가는 데 준비하고 적응하는 기간으로 삼고 지냈다.
결국 그들의 '먹고 살 것'에 대한 고민은 치악산 자락을 앞에 두고 있으니 찻집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미치게 되었고 마침 농가 주택을 수리해 살고 있던 집에 잇대어 카페 용도의 또 하나의 카페용도의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물론 새로운 건물을 지을 여유가 없었던 이들 부부는 충주 비행장 공사장 및 헐리는 집들을 돌면서 나온 자재들을 모으고 또 폐교에서 나온 교실 나무 바닥 등을 구해와 카페 용도로 쓸 공간을 리모델링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렇게 폐 건축 자재를 활용해 리모델링 했기에 더욱 운치 있고 개성 강한 카페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들 부부의 카페에는 황토 벽난로가 멋지게 놓여 있는데 이것 또한 직접 만든 것이라고.. 이것 만들 때 에피소드가 있는데 처음 만들어 놓고 나니 연기가 실내로 나오더란다. 연기를 밖으로 빼기 위해 다시 손을 보고 났더니 이제 연기는 잘 나가는데 열기가 없고.. 결국 몇 번을 살펴보고 뜯어고쳐 지금은 카페에서 운치 있는 기능도 만점인 벽난로가 되었다고.
역시 무엇이든 부딪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안될 일이 없다는 만고의 진리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과 함께 이렇게나 멋지게 보이는 현재의 것들이 결코 그냥 얻어지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결국 리모델링을 마친 후 ‘들꽃 이야기’ 라는 간판을 달고 찻집을 열게 된 이들 부부는 현재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서 단골들도 만들게 되었다.
이들 부부는 평소에 들꽃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로 인해 이들이 꾸리는 카페 주변에는 들꽃이 많이 심어져 있어 사시 사철 야생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카페만이 가지는 장점이다.
또 들꽃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압화 작품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말린 들꽃들로 만들어 놓은 귀여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카페 주인장인
여기저기 이들 부부가 가꿔놓은 아기자기한 장소와 물건들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카페 이름이 괜히 ‘들꽃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 이들 부부는 주변의 들과 산에서 구할 수 있는 약초들을 가지고 차를 담그기 시작했는데 이는 이들이 운영하는 카페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이렇게 여유를 찾게 된 부부는 농사 짓기를 다시 시작했고 현재는 고추와 감자 농사로 제법 수익도 올리는 농사꾼이 되었다.
현재는 많은 단골들이 생겨나 이들을 위해 카페 옆에는 황토방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들 부부는 시골에 대한 동경으로 귀농을 결심했지만,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들은 시골에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도시에서 했던 밥벌이를 다시 하면서도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생계 대책들을 끊임없이 고민했고, 결국 실행에 옮겨 현재의 이들이 만족하고 꿈꾸었던 삶을 살아나가고 있다.
아마 이들 부부는 시골에서 생활을 결심하면서부터 발생한 다양한 문제와 걱정거리들을 해결해 나가며 되려 도시에서의 보다 더욱 많은 발전과 성장을 이루지 않았을까 싶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이들 부부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PS: 책<다 때려치고 시골가서 살까>와 찻집 관련 포스팅 글들을 참조해 상상으로 쓴 인터뷰 칼럼입니다. 직접 인터뷰가 아니여서 제가 담고 싶은 그들의 시골 생활에 대한 구체적 결심 이유, 시골에서 살면서 가지고 있는 원칙등에 대한 내용들이 부족합니다. 어서 인터뷰하러 전국 방방 곡곡 날라 다녔으면 좋겠네요. ㅠ.ㅠ 또 주변에 아시는 젊은 귀농인들 있으시면 소개해 주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