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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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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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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3일 07시 28분 등록


  마음 편지를 오래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판타지 장르를 좋아합니다. 반지의 제왕도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 작품들 중 하나지요. 그런 제가 반지의 제왕을 모티프로 만든 아름다운 메달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설렜는지 모릅니다.


  The conqueror라고 하는 가상 운동 챌린지 플랫폼에서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메달을 만들어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챌린지에 얼마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게 되면 참가자는 프로도와 샘이 온갖 고생을 하며 반지를 품고 이동했던 여정, 즉 샤이어에서 모르도르까지의 거리를 킬로미터로 환산한 거리를 달리기나 걷기, 자전거로 채워야 합니다. 누적 운동량이 주요 포인트까지의 거리를 채우면 메달을 받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덕질을 해왔지만, 돈과 검색 능력 외에 운동량을 요구하는 굿즈는 처음이었습니다. 경력 이십 년이 넘는, 숙련된 덕후인 저는 이 메달이 너무나 수지 타산이 안 맞는 목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돈을 내도 운동량을 달성하지 못하면 메달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운동을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일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잠깐 나가 걸을 때마다 메달이 아른거리고, 그 메달이 있으면 저 자신을 더 좋아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샘과 프로도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서 그 먼 거리를 나의 운동으로 채웠다고 한다면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멋진 증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챌린지를 신청한 뒤 한강에 나가 걸을 때마다 상상의 로드 무비를 서울에서 함께 걷는 느낌이 드는 것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한강에서 아름다운 강물과 달, 새를 관찰하는 것도 저만의 모험을 떠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메달은 총 다섯 개입니다. 그리고 첫 메달을 받으려면 233km의 누적 운동량을 증명해야 합니다. 저는 5월에 등록했는데 9월에 완료했고 지난 주말에 메달을 받았습니다! 메달은 반지의 제왕 장편 소설이 시작하는 샤이어를 테마로 만들어져있었습니다. 정면은 푸른 정원 속에 동그란 호빗 집의 대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메달을 뒤로 돌리면 간달프가 ‘Keep it secret, keep it safe라고 말하며 프로도에게 건넨 봉인된 봉투가 있고 그걸 열면 글씨가 새겨진 금반지가 들어있는 구성입니다. 포장이나 자석 연결부 같은 세부적인 디테일은 좀 어설펐지만 워낙 디자인이 훌륭하고 대체적으로 잘 만들어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다음 메달까지는 157 킬로미터만 채우면 됩니다. 벌써 35% 정도 완료했으니, 연말 전까지 두 번째 메달도 받는 것을 목표로 틈날 때마다 부지런히 걷고 있습니다. 두 번째 메달은 엘프들의 마을 리븐델이 테마여서 아주 우아하고 멋질 것입니다.

찾아보니 다섯 가지 메달의 가장 마지막인 모르도르 메달에는 반지 모양의 홈이 있어서 화산에 반지를 던지는 여정을 끝까지 잘 설계해서 만들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마지막 메달은 누적 454킬로미터를 가야 하던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그 앞의 네 개 메달을 열심히 노려볼 계획입니다.


  버추얼 챌린지 플랫폼도 경쟁이 있어서 꼭 반지의 제왕 테마 메달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플랫폼의 메달도 아주 아름답게 디자인된 것을 여럿 찾았습니다. 혹시 꾸준한 운동의 자극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한 번쯤 찾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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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00:15:36 *.169.230.150

50평생을 그 걸 쫓아 다녀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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