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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5일 20시 26분 등록

지난주에 이어 다시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작은 습관에 대한 책들이 넘쳐나고 제각각 그럴듯한 실천전략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습관이라는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수험생들도 그렇구요. 유폰(Uphone)이라는 온라인 영어회화 학원이 있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강사님이 전화를 합니다. 수업시간은 하루 10분에 불과합니다. 비장한 의지로  6개월치 수강권을 끊었습니다. 하루 10분 주 5회 수업이니까 도합 일주일에 50분입니다. 그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착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을 주 2회로 바꿨습니다. 주 2회 - 일주일에 20분입니다. 이정도는 할 수 있다 믿었습니다. 그것 역시 오산이었습니다. 이제 더 작은 습관으로 넘어가 하루 2줄 영어소설 읽기로 바꿨습니다.  그것 역시 비록 3일만에 하루 빵꾸나긴 했지만 당분간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너무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조차 결국에는 오산으로 드러나고야 말았습니다.

좋아하는 것은 굳이 습관화하지 않아도 습관으로 자리잡기 쉽습니다. 중독성 있는 것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뇌가 두팔 벌려 환영하는 것들입니다. 자주 술 마시면 누구든 쉽게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드레날린이 용솟음치는 컴퓨터게임은 자는 습관마저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 말고,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좋은 습관이라면 책 읽기가 있을 수 있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굳이 책 있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자연스럽게 책을 읽습니다. 다만 이런 사람들도 통상 책 읽는 것보다 스마트폰 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출퇴근하는 시간에 독서하기를 강제하는 등의 방법을 써서라도 책 읽는 습관을 만들려고 합니다. 기껏 습관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아도 새로운 스마트폰 게임이 등장하면 책읽는 습관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게 되니, 그 내구성은 형편없죠. 

그나마 책 읽기는 양반입니다. 습관화시키기 쉬운 축에 속합니다. 습관으로 만들기 정말 어려운 것들은 일단 좋아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야채 많이 먹기, 영어 단어외우기, ... 등등. 좋아하는 것도 습관으로 만들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이런 것들에 대한 처리는 훌륭한 자기계발전문가들에게 맡겨두기로 합시다. 여기서는 좋아한다고는 하는데 습관으로 만들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런 것들의 특징은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성과를 내기 어렵다

    창조성을 내포한다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저같은 경우는 글쓰기가 그렇습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전자는 쉽고 수동적인 활동이지만, 후자는 대부분 어렵고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행위입니다. 독서 역시 많은 사고를 요하는 어려운 책으로 가면 글쓰기와 비슷해집니다. 사색을 많이 하면 할수록 독서 역시 글쓰기와 본질이 비슷해지게 되는 거죠. 항시 뇌는 보수적이며 기존 관성을 유지하려 합니다. 수십만년을 지켜온 생존본능이죠. 그래서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저의 뇌는 글 쓰려는 의도가 감지되면 온갖 방어수단을 동원합니다. 그 결과 십중팔구 잠을 더 자거나, 인터넷서핑을 하게 됩니다. 인위적인 습관화가 필요한 것들은 모두 뇌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뇌는 철저하게 조삼모사죠. 지금 먹고 숨 쉴 수 있으면 다른 것들은 안하려고 합니다. 이런 뇌가 좋아하는 것이 스마트폰입니다. 인터넷입니다. 우리가 똑똑해서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아니라, 모자라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쓰고, 인터넷이 재미있는 것입니다. 즉각적이며, 자극적이고 쉽습니다.  

이런 시대에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습관으로 만들어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은 도태에 딱 좋은 전략입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습관화 해야 합니다. 작은 습관 전략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면 행동을 만들어내기 용이합니다. 스티븐 기즈는 <습관의 재발견>이라는 책에서 동기보다는 의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의지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동기가 의지라는 연료를 만들어 냅니다. 동기가 약해지면 의지 역시 소멸합니다. 동기와 의지는 함께 가는 것입니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가 이끌어가고, 둘다 있을 때는 더 큰 시너지를 냅니다.

동기와 의지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본성(本性)입니다. 작은 성공으로 선순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본연의 내가 원하는 '그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그 일'은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작은 성공을 반복해서 '그 일'이 정녕 '나의 일'인지 아닌지를 몸으로 깨달아야 합니다. 습관의 완성은 본성에 이르는 것입니다.

업무와 학업을 위해 억지로 영어 단어 외우기 습관을  만들면 대부분 사람들에게 그 습관은 시험이 끝나면 자동폐기되지만, 진짜 영어와 외국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평생의 습관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일단 한번 해봅시다.

"하나의 새로운 습관이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우리 내부의 낯선 것을 일깨울 수 있다."
생텍쥐베리

IP *.243.19.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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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17:57:30 *.169.230.150

어떠한 길도 하나의 길에 불과한 것이며, 

너의 마음이 원치 않는다면 그 길을 버리는 것은 

너에게나 다른 이에게 무례한 일이 아니다... 


모든 길을 가까이, 세밀하게 보아라.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및 번이고 해보아라, 

그리고 

오직 너 자신에게만 한 가지를 물어보아라 


이 길에 마음을 담았느냐?

그렇다면 그 길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소용없는 것이다. 


-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Carlos Castaneda) 돈환(Don Juan)의 가르침  -

 

=> 궁극적으로 모든 습관은 필요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아직 그 뜻이 간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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