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관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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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9월 쌀국수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벌써 2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네요.
처음엔 장사가 그런대로 잘 되었어요. 월 매출이 3500만원에서 3800만원 정도 되었으니까요. 이 정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평일에도
하루 매출 100만원을 올려야 가능한 매출액인데요. 쌀국수
한 그릇이 평균 6500원 정도 하니까 150그릇은 매일
팔아야 가능합니다. 매장 규모가 5평 남짓하고 직원도 오전 3명 오후 2명 이렇게 5명을
고용해서 운영하다 보니 고객 주문 처리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근무 태도도 그렇고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면 새로운 직원을 뽑고 교육시키는
일 등 예기치 못한 위기 사항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사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을 뼈저리게 깨우치게 되었답니다. 이 땅의 자영업 사장님들 존경합니다.
저는 직장인 초보 사장입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2번째 매장을 운영한 것이 전부고 기간도 이제
겨우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짧은 2년이란 기간 동안 고객관리, 직원관리, 원가관리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바로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이에요. 피 땀 흘려 번 내 피 같은
돈을 투자했는데 손해를 본다면 정말 억울한 일이지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계속 인상되고 있고 부동산 가격도 크게 하락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위기감을
느끼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지요. 그렇다 보니 소비가 많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쌀국수 매장이 위치한 지역도 큰 타격을 입고 있어요.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 중 하나로 요즘에 신문지상에서 오르내리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제가 운영하는 매장에도
매출이 30% 정도 줄었어요. 매출 하락은 제 매장 뿐이
아닐 거에요. 어디 다른 대형 마트를 가보더라도 마트를 찾는 손님들이 많이 줄어든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으니까요.
설상가상으로 제가 4개월 전에 육아휴직을 끝내고 회사에 복직을 했는데요. 제가 새로운
업무를 맡다 보니 요즘 회사에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빠졌어요. 바쁜 것은 그렇다 쳐도 새로운 업무가
제 능력을 벗어난 고차원적인 일이라 해결책도 없고 막막한 일이라서 더 정신이 없고 힘들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내부 회의도 많고 유관부서와 회의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쌀국수 매장에서 전화가 와요. “사장님, 손님이 콜라를 못 받았다고 해요. 그리고 쌀국수는 2개를 주문했는데 국물은 한 개만 왔다고 전화 왔어요. 어떻게 해요?” 이런 전화를 받으면 저도 당혹스럽고 얼굴이 붉어집니다. 회의 중에 잠깐 빠져 나와서 받은 전화인데 이렇게 골치 아픈 전화를 받고 다시 회의실에 들어가면 회의도 집중이
안되고 제가 왜 사나 이런 현타까지도 경험하는 경우와 왕왕 있어요.
매장을 운영하면서 2년 동안 정말 수 많은 위기와 맞싸워 왔었어요. 코로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매장 손님이 줄어 들면서 배달을 시작했었고 인근에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고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들어서면서 제 매장이 속한 대형 마트에 오는
손님들이 줄어 들기도 했어요. 설상가상으로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제가 통제하지 못하는 외부
환경이 제 정신을 쏙 빼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럭저럭 초보 사장님임에도 불구하고 잘
싸우며 버텨 온 것 같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많이 지치기 시작했어요. 외부 환경도 그렇지만 제 개인적인 회사 업무가 많아진 것도 그렇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튜브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어요. 저렴하고 맛있는 쌀국수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일도 가치 있는 일이지만 유튜브를 통해 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여
사람들이 변화하도록 돕는 일에 더 큰 가치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출구 전략을 써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본사 대표에게도 제 뜻을 전달했고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에게도 좋은
사람을 찾아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바로 초보 창업자일수록
초기 투자 비용을 될 수 있는 한 최소화해야 한다는 사실이이에요
제가 이 쌀국수 매장을 2년 전에 오픈 할 때 투자한 금액은 약 9천 만원입니다. 저에겐 정말 큰 돈입니다. 그런데 시작할 때는 마음대로 시작해도 그만 둘 때는 마음대로 그만 둘 수가 없는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 창업이라고 생각해요. 인수할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이 무척 시간도 오래 걸리고 투자한 금액을 많이 포기해야 가능한 것이란 것을 너무 늦게 알아 버렸어요.
만약 제가 처음 프랜차이즈 창업을
시작할 때 신규 매장 오픈으로 거액의 돈을 투자하는 대신에 중간에 다른 분이 운영하던 매장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를 했다면 좀 더 가볍게 훌훌 털고
나올 수 있었을 거에요. 더욱이 저는 직장인 초보 창업자 이다 보니 경험도 부족하고 위기를 뚫고 나갈
지혜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죠. 이렇게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으로 창업을 하려는 분들이나 아니면 은퇴를
하고 창업을 하려는 분들께서는 만약 경험이 부족한 초보라면 일단 중간 인수를 통해 투자 금액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처음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창업을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것이죠. 그래서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실패를 발판 삼아 재도전하려면 경제적 타격이 크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초보라면 신규 매장 오픈 보다는
중간 인수로 시작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걸 제가 2년
전에만 알았더라도 지금 좀 더 가볍게 털고 나올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참, 투자 금액 최소화 이외에 한 가지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왜
나는 창업을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각자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은 벌 때도 있지만 손해를 볼 때도 있어요. 손해를 볼 때마다
사장님들의 마음은 요동을 치는데요.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할 때도 사장이 평정심을 유지하며 매장을 운영해
나가려면 왜 이 창업을 했는지에 대한 나만의 의미가 중요해요. 돈을 벌기 위해 창업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돈 버는 것 이외에 특별한 의미, 예를 들어서 이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 나의 이름으로 된 매장을 오픈하고 싶다는 꿈이 있거나 저처럼 초보 창업가의 좌충우돌 경험담을 유튜브 콘텐츠나 강의 소재로 활용하는
등 각자의 의미가 있어야 하루에도 수 십번 롤러 코스터를 타는 사장이란 길을 조금은 평온하게 걸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천 만원이란 수업료를 내면서 시작한 프랜차이즈 창업을 2년 동안
해 보면서 느낀 점을 공유했는데 작게라도 여러분의 앞 날에 한 줄기 빛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혹시라도 제 매장 운영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궁금한 점이 있는 분들은 제 이메일(enja1999@gmail.com)로 연락 주시면 제가 경험한 범위 안에서 성심 성의껏 답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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