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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0일 09시 19분 등록



지난 칼럼에서 생애주기가설을 근거로 내 인생의 조감도를 개략적인 수준에서 설명했다. 물론 사람의 인생을 수입곡선과 지출곡선으로 단순화해서 설명 할 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내 인생에서 발생할 생애필요자금(생활, 주택, 교육, 결혼, 은퇴)에 대해 한번쯤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 그림이 올려지지를 않네요......제 허접한 컴퓨터 실력을 원망하며ㅜ..ㅜ (그림은 이전 칼럼고 동일합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2개의 산(山)을 넘어야 한다. 첫번째는 자녀들의 교육자금과 결혼자금이라는 산이다. 2006년 보건사회연구소 조사결과, 자녀의 양육비가 2억 3,199만이라고 한다. 평균 교육비 인상률은 7~8%정도인데, 인상률의 가속도는 더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더구나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조사결과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80%가 부모의 유산을 기대하고 있으며, 70%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결혼자금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러기 아빠를 주위에서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초라한 모습으로 라면으로 저녁을 떼우는 외로운 가장의 현실에 놀라울 것도 없는 현실이다. 자녀의 사교육비 마련을 위해 주부들조차 대형마트 캐셔, 식당보조 심지어는 노래방 도우미도 불사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모든 판돈을 ‘올인’(All in)하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국의 부모들은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첫번째 산을 넘고야 만다. 첫번째 산(山)을 성공적으로 넘게 되면, 당신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물론 당신은 부모로서의 책임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행진은 끝나지 않는다. 두번째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산의 특징은 높지는 않은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바로 ‘노후’라는 산이다.

이 두번째 산(山)을 넘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노후자금은 부동산에 의한 ‘임대료수입’이라고 한다. 건물이나 상가와 같은 안정자산을 통해 매달 일정의 임대료를 원하고 있다. 아니면,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일정의 연금을 수령하는 역모기지론이나 주택연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최근 제2의 IMF사태라고 하는 자산가치 폭락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끝이 보이지 않는 폭락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미국의 주택시장을 잠깐 살펴 보자.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분석자료에 의하면, 미국 주택가격의 경우 2000년부터 2006년 중반까지 2.3배 가량 상승했다고 한다. 2005년과 2006년에는 2년 연속 1조 달러 이상의 신규대출이 이루어졌다. 이 급증의 주인공이 바로 그 유명한 서브프라임론이다. 그러나 2005년부터 신규주택 수요는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2006년 중반부터 부동산 시장은 급속하게 냉각되게 된다. 그 여파로 2007년 기초체력이 부실한 주택모기지 금융사들의 연속적 파산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서브프라임 위기의 발화점이 된다. 물론 최근 미국 경제의 위기를 주택시장의 부실로 설명할 수는 없다.(여기에 대한 설명은 연구원 커뮤니티에 올려놓은 <김광수 경제연구소> 인터뷰를 읽어보시길 권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가격은 하늘 모르게 치솟았으며, 다시 부동산 불패신화가 고개를 들었다. 2000년 대비 2007년 주택가격은 적게는 3~5배를 호가했다. 이는 미국의 2.3배를 넘어서는 화려한 그래프다. 즉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정상의 크기를 넘어섰던 것이다. <김광수 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은 “상당수 가정이 잔뜩 빚을 내서 부동산을 샀다. 이런 구조를 오래 지탱할 수는 없다. 빨리 나와야 한다. 한국의 자산시장 폭락은 지금부터”라고 우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물론 누구도 미래에 대한 시장예측내지 전망은 알 수 없는 영역이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 저출산, 저금리 그리고 고령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 편입되어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좌우하는 것이 무엇일까? 여러 판단기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판단의 기준은 ‘금리’와 ‘소비자물가’다.

그러나 거대한 경제 흐름을 만들어 내는 중요 요인은 바로 ‘인구구조’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우, 인구 피라미드 구조가 변하고 있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출산률은 1.06명이다.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이다. 2040년이 되게 되면, 65세 노인 인구의 비중이 전체인구 중에서 34%나 차지하게 된다. 실제 부동산 신화는 ‘인구구조’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한국의 자산시장을 이끄는 세대는 속칭 ‘1차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6.25전쟁의 종결과 더불어 생긴 세대이다. 1차 베이붐 세대의 특징은 폐허가 된 도시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불우한 세대다. 배불리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유일한 소원인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단칸 세방의 설움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악착같이 일한 사람들이다. 아이들의  교육만큼은 빚을 내서라도 시키는 희생과 헌신, 그 자체였다. 또한 내 집 한 칸, 내 땅 한 마지기를 마련하는 것이 절대 절명의 소명이기도 하다. 참, 열심히,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강인한 세대이다. 지금의 한국을 만든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1차 베이비붐 세대가 공식적인 경제활동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이 되면, 이들 세대의 퇴장이 ‘정점’을 이룰 것이다. 문제는 열심히 살아온 것과 달리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한 분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노후를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먹고 살기 바쁜 출가한 자식들과 ‘아파트 한 채’가 유일하다. 이들 세대가 은퇴시점을 맞이하게 되면, 유일한 보루인 아파트를 팔고 소형아파트로 이주를 할 것이다. 실제 1차 베이붐 세대는 844만명, 이들의 주택을 구입할 수요자 지금의 20대는 710만명의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순한 수요와 공급 측면으로만 보아도 130만명 이상의 공급과잉인 것이다.

물론 향후의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할 것이다. 물론 부동산은 자산을 증식하는 훌륭한 수단이다. 다만 부동산에 전적으로 노후를 기대기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

2부에서 계속……


 

IP *.244.22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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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11.11 14:08:57 *.97.37.242
"초등학교 고학년(4~6학년)을 대상으로 행해진 조사결과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80%가 부모의 유산을 기대하고 있으며,
70%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결혼자금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다. 자생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아니라
부모에 의지해서 쉽게 돈을 벌려는 초등학생이 이렇게 많으니...

난 퇴임하신 선배 한 분에게 배운 방법을 지금 써먹고 있네. 참고하시게.
저녁 밥 먹으면서 애에게 물어본다. "유진아 이 밥 누가 벌어서 먹는거야?"  "아빠가..."
함께 차를 타고갈 때 물어본다. "유진아 이 차 누구 차지?" "아빠꺼" "유진이도 나중에 크면 아빠 태워줄거지?" "응"
아이 생일 케익을 자르면서 물어본다. "유진아 이 케익 누구 돈으로 샀지?" "아빠 돈..."
대학때 학비를 주면서 물어본다.(대학 학비는 금액이 커서 대줬다고 한다) "너 이돈 나중에 갚아야 되는거야." "그리고 졸업후에 결혼 자금이니 이런 건 네가 다 알아서 하는거야. 알았지?" "당연하죠..."

귀에 박히도록 아빠가 베풀어주는 걸 말해주고, 나중에 어른되면 아빠에게 베풀 수 있는 지를 불어보았다고 한다. 철들면서부터 대학다닐 때 까지 수 천번 그런 말들을 되풀이 했다고 한다.

그 선배 애들은 과외도 거의 하지 않고 우수한 대학을 졸업했고,
아빠 도움 없이 자기가 벌어서 결혼하고 집장만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 선배는 이러더라. "세상에 공짜는 없는거야. 돈이 없으면 입으로라도 때워야지. 하지만 스스로 해야겠다는  정신자세를 심어주는 게 집사주고, 유산 남겨주는 거 보다 백배 낮다"...."대신에 입은 좀 힘들지만... ㅎㅎㅎ"

한가지 주의할 점은 이 방법은 애가 철이 나지 않았을 때,  6, 7세 무렵부터 해야 효과가 있단다.
거암 애도 그정도 나이지? 한번 시도해봐. 효과가 있을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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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11.11 18:48:08 *.244.220.253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꼭 명심하겠습니다.
요즘 다른 동기분들의 칼럼과 리뷰를 읽을 여유가 없네요........몰아치는 쪼임(?) 속에 난파하는 배처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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