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어니언
  • 조회 수 902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3년 1월 12일 19시 12분 등록


12월 시험관 일정이 끝나 이제서야 좀 컨디션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번잡한 시간대를 피해 조금씩 외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지난 1월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왔습니다. 슬램덩크는 90년대에 연재됐었던 고교 농구 만화로 저와 비슷한 또래들에게는 거의 성장 동화나 다름없는 작품입니다. 슬램덩크를 감명 깊게 봤던 부모님이 강백호라고 지은 선수가 현재 야구선수로 뛰고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한 세대에 큰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평일 조조여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영화관에는 제 또래의 혼자 온 삼사 십 대 남자들이 예닐곱 명 있었고, 90년대에 세상에 존재하기는 했을지 모를 어린 학생 두 명이 있었습니다. 조용히 팝콘을 먹는 소리가 들리며 영화가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극장판에서 가장 기대한 것은 주인공이었습니다. 슬램덩크의 북산고교 주전 다섯 명 중 제 최애는 포인트 가드 송태섭이었습니다. 신장이 가장 중요한 농구 경기에서 170도 안되는 키로 디펜스를 돌파하는 것이 아주 멋지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외모나 성장 스토리로 인해 서태웅이나 정대만을 가장 좋아하는 것과 꽤 다른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본편의 주인공은 아무래도 강백호였고, 정대만과 서태웅도 각자의 스토리 역할이 있었기에 송태섭의 비중이 크지 않아 좀 아쉬운 면이 있었는데, 이번 극장판에서의 주인공이 송태섭이라는 소문을 듣고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가 컸던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확인한 송태섭의 과거는 정말 불우하고 힘들었습니다. 아버지, 형을 차례로 잃고 농구에서도 형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가정에서도 형만큼 의지가 되지 못하는 둘째였던 송태섭이 오랫동안 방황하는 것이 안쓰러웠습니다. 이 영화가 12세 이하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던데 아마 대부분 송태섭의 과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현재를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모습, 그리고 극장판의 메인 경기인 산왕고교와의 경기에서 이제 어머니를 위로할 수도 있고, 농구에서도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서 팀의 운영을 책임져가며 성장하는 것을 보며 그가 이전의 어린아이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내가 세상에서 최고의 존재는 아닐지라도,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것으로 나에게 주어진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어쩌면 천재의 신화보다도 더 멋진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내게 주어진 전략은 몇 개 없기도 하지요. 뜨거움을 간직한 이야기는 늘 마음의 불꽃을 다시 살려냅니다. 여러분의 전성기는 언제였나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함께 불꽃을 다시 깨워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권합니다.

IP *.143.230.48

프로필 이미지
2023.02.01 11:29:17 *.169.230.150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꿈에 이르는 일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평범한 하루라는 삶과 이어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평이한 일상의 삶이 어느 날,  다른 얼굴 비범함으로 느껴질 수  있는 가치와 의미가 만들어 질 수 있는 날까지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56 사유의 확장을 위한 <열한 계단> (1편) [4] 차칸양 2018.03.13 867
3755 목요편지 - 산후 우울증 운제 2019.07.12 867
3754 가을은 깊어가는데 운제 2019.10.25 867
3753 매출이 서서히 감소하는 이유 이철민 2017.12.07 868
3752 [화요편지]회복하는 글쓰기 file [4] 아난다 2019.05.21 868
3751 [화요편지]10주차 워크숍_나, 세상의 중심 아난다 2019.11.05 868
3750 [화요편지]11주차 워크숍_엄마의 시간통장 아난다 2019.11.19 868
3749 여기 김광석을 통해 꿈을 노래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file 차칸양 2017.11.01 869
3748 [일상에 스민 문학]-A4 4장짜리 인생 정재엽 2017.12.20 869
3747 [금욜편지 109- 삼천배 철야정진] 수희향 2019.10.25 869
3746 목요편지 -봄인가 운제 2020.02.13 869
3745 화요편지 - 당신을 위한 친절한 노년세계 가이드, 코민스키 메소드 종종 2022.04.26 869
3744 [수요편지] 미래의 행복을 저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 [1] 불씨 2023.06.21 869
3743 [금욜편지 41- 신화속 휴먼유형- 헤라클레스형 3- 유형분석] [2] 수희향 2018.06.15 870
3742 가족처방전 -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열한 번째 이야기 [2] 제산 2019.02.10 870
3741 [수요편지] 그와 우리의 유일한 차이 불씨 2023.03.07 870
3740 강남순 교수의 페미니즘 강의 후기, 두번째 이야기 제산 2020.02.24 871
3739 훗날을 기약하는 인생 설계 [1] 옹박 2017.08.21 873
3738 타임캡슐, 10년의 꿈을 드러내다 file [2] 차칸양 2018.05.29 873
3737 [수요편지] 깨어남에 대해 [3] 김글리 2022.01.05 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