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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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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7일 09시 35분 등록
 

소심의 유래 1



안녕, 방가반가반가사유상!! 오랜만, 그것도 아주 오랜만이지? 나 호우화(好寓話)야! 기억들 하니? 누구냐고? 그러는 넌 누구니? -_-;; 몇 달사이 기억력이 상당히 감퇴되어 있구나? 조금 걱정스럽네. 그 정도의 기억력 수준이라면 제 나이보다 아무리 못잡아도 10년 이상은 더 되어 보이는 뇌수준인데... 머리에 좋다는 호두나 등푸른 생선을 많이 섭취하려무나, 술 담배하고는 이제 그만 이별하고 말야. 응? 응? 응?


내가 나온 이유는 알겠지? 평소처럼 엄선하고 엄선한 것 중에서 다시 또 엄선하고 엄선한 그리고 몇 달 뒷방에서 푹 발효시켰던 것 중에서 다시 좋은 냄새와 맛을 가진 놈으로 다시 엄선하고 엄선한, 그런 프리미엄 중의 최고급의 빈티지와 꿜리티를 보유한 색깔있는 우화를 하나 가지고 나왔어!! 기대되지? 그치? 나도 엄청 기대되? 왜냐고? 이제부터 그런 우화를 써 나갈 거거든. 아직은 아무 것도 안 쓴 백지에서 시작하는거니까, 당근빠따 나도 기대되는건 당연한 거겠지~?? ㅋㅋ


자, 그럼 출발해볼까? 오우케익?(새로운 케익인가바..ㅋ) Here we go!!!!!



당연히 모를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보는 거긴 하지만, 혹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류 최초의 여인이 누군지 아니?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는 아름다움과 함께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받고, 전쟁의 신이자 방직의 신이기도 했던 아테나에게는 방직 기술을 얻었으며, 헤르메스로부터는 재치와 마음을 숨기는 법, 설득력 있는 말솜씨까지. 대단하지? 그리하여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란 뜻을 가진 이름을 얻은 인류 최초의 여인. 그녀는 이 세상에 모든 죄악과 더러움, 추함을 몰고온 장본인, 바로 ‘판도라’래. ‘아하~!’하며 무릎을 치는 쓰잘데기 없는 제스처는 생략하길 바래. 이미 무상식의 존재감이 파다하니까 말야. ㅋ


어렴풋이 기억은 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다시 복습한다는 기분으로 ‘최고의 여인에서 최악의 여인’으로,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판도라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춰볼까? 별로 관심없다구? 그럼 말야.. 걍 읽어.. 그리고 외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니깐 말야..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죄로 평생 제우스에게 형벌을 당하는 프로메테우스(또 ‘아하~!’하고 있는거야?)로부터 시작해.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는 캅카스의 바위에 묶인 채 낮이면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면 회복되는 형벌을 당하였다. 제우스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명하여 흙으로 여신을 닮은 처녀를 빚게 한 다음 여러 신들에게 자신의 가장 고귀한 것을 선물하게 하였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아름다움과 함께 교태와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주었고 아테나는 방직 기술을 가르쳤으며 헤르메스는 재치와 마음을 숨기는 법, 설득력 있는 말솜씨 등을 선사하였다. 이로써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라는 뜻의 판도라가 탄생하였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신들이 판도라에게 갖가지 나쁜 성질만 주고는 외모만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꾸몄다고 한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상자를 하나 주면서 절대로 열어 보지 말라고 경고한 뒤에 프로메테우스의 아우인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냈다. 프로메테우스는 캅카스로 형벌을 받으러 끌려가기 전에 동생에게 제우스가 주는 선물을 받지 말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 그러나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에페메테우스는 판도라의 미모에 반하여 형의 당부를 저버리고 아내로 맞이하였다.


판도라는 에피메테우스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제우스가 준 상자가 생각났다. 제우스의 경고가 떠올랐으나 호기심이 두려움을 앞서 열어 보고야 말았다. 그 순간 상자 속에서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기 등 온갖 악(惡)이 쏟아져 나왔으며 놀란 판도라가 황급히 뚜껑을 닫았으므로 희망은 빠져 나오지 못하였다. 이로부터 인간은 이전에는 겪지 않았던 고통을 영원히 떨쳐 버릴 수 없게 되었으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며 살게 되었다고 한다. ‘판도라의 상자’는 인류의 불행과 희망의 시작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유명하다.


(출처 : 두산백과사전)



잘 읽었지? 이만하면 기초 상식은 쌓은 셈이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니까 더욱 집중하고, 혹 읽다가 모르거나 궁금한거 있으면 ‘입어네집’에 물어바바. ‘입어네집’이 뭐하는데냐구? 그 있자너... ‘겨울엔 내(의)입어!!’라고 주장하는 인터넷 사이트. 내.. 이.. 버.. 오우케익?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후 이 세상에는 온갖 죄악이 난무하기 시작했데. 인간들은 종족간 전쟁으로 인한 무자비한 폭력과 살인 그리고 질병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는거야. 살벌하지? 살아남은 인간들 또한 가난과 굶주림 앞에 인간이길 포기한 채 동물의 본성으로만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살기어린 눈빛을 내뿜고 있었다네. 그리하야 판도라의 상자 안에 남겨졌다고 전해지는 마지막 ‘희망’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되어버린 듯 하였데. 한마디로 ‘희망없는 세상’이 되고 만거지...


갓(God, 神)은 인류의 고통을 더 이상 보고 있기 힘들었다고 해. 겨울철 유리창에 하얗게 낀 서리를 모두 제거해야만 맑고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듯 불쌍한 인간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주고 싶었데. 하지만 그 시작은 결코 같은 실패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 보다 더 신중해야만 했다는거야. 모든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며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인간들의 나라를 세워주고 싶었던게지. 그래서 갓은 자신의 다이어리에 새로운 인간들의 나라에서는 반드시 꼭, 꼭, 꼭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왔던 슬픔, 질병, 가난, 전쟁, 시기, 증오와 같은 온갖 악(惡)이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빨간 펜으로 적어 놓고 밑줄까지 쳐 놓았다네. 참 꼼꼼하고 학실한 갓이셨나봐. 소심도 했었나? ^^;;


갓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어. 제대로 된 답이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지. 그리하여 마침내 야쿨트(^^) 신제품이 나오기 전 잘 팔릴지 알아보기 위해 시장 반응을 살짜기 떠 보듯, 갓(God, 神)도 Test Marketing을 해 보기로 결정했어. 지금의 어딘진 잘 모르겠지만, 젖과 꿀이 묻혀있는 비옥한 땅(최근 저명한 서양학자들에 의하면 이 곳 지명이 젖과꿀(Jut&Ggul) → 젖꿀(Jutggul) → 저꿀(Juggul) → 젓갈(Juggal). 그래서 젓갈(Juggal, Salted Fish)이 많이 나는 한 지역이 아니었을까하고 많은 예산을 들여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네... 참 대단하신 분들이야? 그치?)에 새로운 인간 종족을 살게 하고 그들의 삶을 지켜보기로 하였데. 만약 그들의 삶이 성공적일 경우, 갓은 기존의 악에 찌들어 사는 인간들을 모두 학~~ 쓸어 버리고, 이들 우성(優性)종의 씨를 온 세상에 뿌릴 예정이었지. 그만큼 새로운 인간 종족의 실험은 갓에게도 인류에게도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었겠지?


신은 완벽함을 추구하고자 했어. 먼저 흙을 빚어 그들을 만들기로 했지. 먼저 남자는 키 180cm이상, 얼굴은 조막만하며 장 담근, 원(래) 빈, 초 인성, 넌 우성(난 열성)을 적절히 믹스한 외모에, 가수 (소낙)비의 완벽한 복근과 긴 팔과 다리. 어디 그뿐이야? 어느 야생에 갖다 놓아도 뭐든지 먹고 살 수 있는 헝그리 정신과 튼튼빼면 시체인 몸 그리고 맹가네 가시내(매까이버)처럼 도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머리까지. 게다가 거기에 덧붙여 사회성을 배려한 자신감과 적극성, 그리고 외향적 성격까지.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지. 그치?


여자도 만만치 않았다는거야. 판도라가 이쁘긴 했지만 약간 머리가 모잘렀잖어? 그래서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상적 모델을 구상했데. 먼저 헤드(Head)는 아름다움과 똑똑함의 이중성(이게 이중인격인가?)을 보유한 육군장교출신 김 대위(태희)를 모델로 삼고, 몸매는 Jean Jean(쟌쟌, 전지현)을 기본으로 하여, S라인의 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순풍순풍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힙 골격까지 최대한 고려하였데. 게다가 일(농업과 목축업)을 잘 하기 위해 빼징 올림픽 여자역도 황금메달에 빛나는 장 믿안(미란)의 힘까지 모두 탑재시켰다지? 외모 뿐인가? 성격 또한 내숭이나 빼는 것 없이 적극적으로 덤벼들 수 있는 과감성을 얹어 남자와 더불어 완벽한 커플을 만들어 내었어.


갓은 제조공정을 마친 후 심히 흐믓하였지. 간식으로 쫄깃쫄깃한 깨찰빵과 바나나 우유 한잔을 원샷한 후 아직 영혼을 가지지 못한 채 누워있는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될 남자와 여자에게 다가갔데.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기 위함이었지. 근데 말이야.... 갓이 주문을 외우고 마지막 기합을 넣는 순간, 글쎄... 트림이 ‘끄으윽~~~~’하고 나오고 만거야... 그 트림을 직격탄으로 맞은 남자는... 어쨌든 새로운 생명을 얻어 눈을 떴어... 근데 과히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은 아니더래... 당..연..한거 아니였을까?... 나 같아도 좀 울컥하는데... 쩝... 아무튼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인류의 조상을 일부 학자들은 호모 트리미우스(Homo Trimius)라고 명명했다고 하지? ㅋ 아님 말구... ^^;


갓은 이들을 세상으로 내려 보내기 전, 불러다 놓고 마지막 당부를 하였데.


“그대들, 인간 남자와 인간 여자여! 한마디로 이 인간들아! 너희들은 이제 이 세상 인류의 새로운 조상이 될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부디 세상에 내려가서 싸우지 말고 서로 합심하여 알콩달콩 행복하고 즐겁게 잘 살고, 베이비들도 피임이니 뭐니해서 미루지말고 쑨풍쑨풍 성별 구별말고 많이 낳도록 해라. 옛말에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말은 이런 때 쓰라고 만들어진 말이다. 흠... 아님 말구... 쿨럭쿨럭.... 어쨌든... 설혹 서로의 의견 충돌이 있다 하더라도 남자는 넓은 품으로 여자를 안아주고, 여자는 남자를 이해하도록 하여라. 만약 싸웠다 하더라도 이 곳은 친정이 아니니, 절대 이 곳으로 짐 싸들고 오는 일은 없도록 하여라. 내 눈에 그런 일이 눈에 띌 경우, 둘 다 아작날 줄 알아라. 알긋냐? 잉?”


“....................................................”





소심의 유래 2



갓(God, 神)의 갖은 협박과 회유(?)를 받은 호모 트리미우스(Homo Trimius)들은 젖과 꿀이 묻혀있는 땅인 젓갈땅으로 내려와서 신접살림을 차리게 되었어. 가까운 동굴에 얼마 안되는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청소를 하고, 잠자리며 누울 곳을 손 본 후 숨을 돌리려는 찰나, 그들은 그제서야 서로에 대해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지. 마치 결혼식에 바빠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다가, 신혼여행지 호텔방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서로를 제대로 볼 수 있듯이 말야... 근데 말야... 그러니 당근 두 사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겠지? 음... 뭐랄까, 순식간에 두 눈이 아니, 네 눈(2×2)이 반쯤 풀려 버렸다고 해야할까? 나뭇잎 한 장, 메모지 한 장, 제일 작은 사이즈의 포스트 잇 한 조각도 몸에 붙이지 않은, 막 잡은 생선 날뛰듯이 싱싱함이 살아 넘치는,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벌거벗은 몸.... 게다가 완벽한 얼굴과 지성미, 조각같은 몸매의 소유자들이니 서로 바라보고만 있어도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지경이었겠지?(근데 왜 나도 침이 꿀꺽꿀꺽 넘어가는거지? ^^) 그들은 곧바로 후손을 만들기 위한 Biological Workshop(생물학적 작업)에 착수하였데. 몇 날 몇일을 잠도, 밥도 모두 물리친 채 신의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한거지. 종족쪽수 늘리기의 본능이라고 해야하나? 우연히 동굴을 지나가던 곰이 그들의 열정적이며, 신들린(?) 작업을 보고는 한마디 하고 지나갔데.


“짐승들...............”



그들이 종족쪽수 늘리기 작업에 피와 땀을 흘릴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몇 달 후에 남녀 쌍둥이가 태어났는데, 베이비들 또한 날 때부터 오똑한 코와 크고 시원한 눈, 그리고 긴 다리와 KING자(字)가 새겨진 복근(이건 아무리 우화래도 쫌 심했나? 뭐... 그래도... 이그, 걍~대충 읽어... ㅋ)까지 완벽하기 이를데 없었데. 게다가 낳자마자 말을 어찌나 논리적으로 하는지, 그들의 신혼 부모(?) 또한 당할 재간이 없었데. 그야말로 금상첨다이아(錦上添Diamond), 완벽 위에 초완벽(超完璧)을 얹은 셈이지. 이 베이비들은 다시 몇 달 뒤에 훌쩍 성장한 후 부모들이 한 것처럼 종족 늘리기 작업에 착수하게 되니, 이때부터는 부모가 낳고 베이비들도 낳고, 서로 사이좋게 번갈아가며 종족의 쪽수를 늘려가니 그 수는 몇 년 되지 않아 호모 트리미우스 종족들로 그득그득하게 되었다는거야.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낳은 그 종족들의 왕과 왕비 그리고 왕자와 공주가 되었고, 이 나라의 이름을 트리미 왕국(Kingdom of Trimi)라 부르게 되었데. 감동적이지? 트리미 킹덤... ㅋ


트리미 왕국에서는 갓이 처음 의도한 대로 판도라의 상자에서 쏟아져 나왔던 슬픔, 질병, 가난, 전쟁, 시기, 증오와 같은 온갖 악(惡)이 아예 없었데. 또한 인간들 자체가 워낙 완벽했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었고,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더 채워야 할 필요성이나 다른 것을 갖고 싶어하는 질투와 같은 개념도 아예 첨부터 존재하지 않았어. 완벽한 인간들의 왕국이 세워진거지. 게다가 트리미 왕국의 왕은 혹시나 빈부의 격차, 사상의 차이 등에 의해 생길지 모를 악의 씨앗을 처음부터 봉쇄하기 위해 종족 전체에 평등과 함께 모든 것을 같이 공유하고 나누는 공동체를 모토로 내세웠어. 즉, 공동 재산을 기본으로 한 삶의 평등을 구현한거지. 그리하여 트리미 왕국이란 완벽한 사회주의 국가가 이 땅위에 세워진거야. 이 개념을 먼 훗날, 프랑스의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란 사람이 본따서(?) 하이퍼 제국, 하이퍼 민주주의라고 불렀다지, 아마도? 함 바바. 내 말이 틀린가..


하이퍼 민주주의가 집단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인류 공동의 재산은 거대함이나 부, 행복이 아니라 삶을 가능하게 하며 삶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모든 요소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후, 공기, 자유, 민주주의, 문화, 언어, 지식 등의 모든 요소가 인류 공동의 재산으로 불려 마땅하다. <미래의 물결 中, 자크 아탈리>



트리미 왕국이 자리잡은 이후 갓은 본격적으로 젓갈땅 반대편에 살고 있던 인간들--악에 물들어 질투하고 시기하며, 음해하고 전쟁을 일으켜 서로를 죽이기를 일삼던--을 쓸어 버리기로 마음 먹게 되지. 그러나 쓰레기라고 여기던 인간 중에서도 ‘정신 줄은 놓지 말아’란 특이한 이름의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온갖 더러움의 세상 속에서도 갓을 믿고 섬기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성황당에서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를 올릴 정도로 강력한 믿음의 내공을 구사하고 있었지. 그런 그 만큼은 갓도 살리고 싶었어. 그래서 그가 곤히 잠들어 있을 때 그의 꿈에 나타나게 되어, 소위 예언을 하게 되지.


‘펑~!!’


“에구, 깜딱이야~!! 애 떨어질 뻔 했네~!! 거기 누..구?”


“ ‘정신 줄은 놓지 말아’야~!! 거기 있는게 정녕 너이드냐?” 갓이 말했지.


“에구구구머니나... 설마... 우리 갓님? 아 나의 사랑 갓님(Oh my God~!!) 진실로 갓님이시니이까?”


"그렇다.. 네가 진정 우러러마지 않는 너의 갓님(Oh your God~!!)이시다.. 허허허~!!“ 갓은 흐믓해했어.


“에이~ 설마.. 이제 갓님을 모신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나타나요? 그래도 지극정성 몇 년은 되야지 거 뭣이냐.. 스토리텔링이 되는거 아니에요? 네? 네? 그리고 말야..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정이 그렇다면 내게 갓님의 증거를 보여줘바바여~!! 그럼 믿을께여, 네,네,네?”


“ ‘정신 줄은 놓지 말아’야.. 이 대목에서 정신 줄 놓을래? 왜 너의 부모가 네게 그런 이름을 지어준 줄 아니? 바로 이럴 때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지어준거다, 앙?!!” 신은 노여워했지.


그러자 역시 부모에게 훈련이 잘 된 ‘정신 줄은 놓지 말아’는 바로 저자세(低姿勢)로 들어갔어.


“호우호우호우.....화(好雨好友好寓.....話)...(웃음 소리가 영~ㅋ...) 살짜꿍 농담한 거 가지고 까칠해 지시긴.. 이래서 내가 우리 갓님을 좋아한다니까~!! 캬캬캬~!!”


“........................” 


갓은 순간 심각하게 고민했어. 이런 넘을 살려야 되, 말아야 되.... 하지만 자신을 유일하게 섬기는 이 넘... 얼마 안되는 옛정이라도 생각해서.... 특별히... 안락사(安樂死)를?? 그러나 갓은 곧 마음을 곧추 잡았어. 그리고 갓에게 말했지.


“ ‘정신 줄은 놓지 말아’야~!! 네가 살고 있는 이 인간들의 세상은 이제 악으로 가득차 더 이상 눈 뜨고 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난 이 곳을 학~ 쓸어버리려 작정했다. 앞으로 일주일 후부터 이 곳에만 국지성(局地性) 호우(豪雨)가 내리기 시작할꺼다. 그리고 일주일간 끊임없이 비가 쏟아져 이 곳을 다 덮게 될 것이다. 넌 가장 높은 산위로 올라가거라. 거기에 네가 머무를 수 있는 큰 배를 만들거라. 그리고 숨어 있거라. 다시 일주일 후 세상을 덮은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넌 새로운 세상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거라. 알겠느냐?”


“네? 넘 빨리 말씀하셔서 못 받아 적었어요. 다시 함 리바이벌 해주심 안될까여? 네,네? 아 나의 갓님(오마이갓)?”


“.................................(휴~~~ 마음 바뀌기 전에 뜨자....)..................................”



‘펑~!!!’


“갓님, 갓님~!!! 이렇게 가버리시면 간님이네... 흑흑흑.... 간님, 아니 갓님....”


애절한 ‘정신 줄은 놓지 말아’의 울음은 한동안 계속되었다고 해... 아, 웬지 가슴 뭉클하다... 그치?



 

소심의 유래 3



한참을 그렇게 울던 ‘정신 줄은 놓지 말아’는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려고 했는데, 울음이 그쳐지질 않드래. 오히려 점점 눈물이 뚝뚝뚝... 그리고 점차 깊은 산의 시냇물 흐르듯 졸졸졸 계속해서 흐르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세게 틀어 놓은 수도꼭지마냥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드래. 그러자 곧 그의 침실은 눈물로 점점 차 오르고, 거실로, 화장실로, 온 집안이 그의 눈물로 가득 채워지드래. 당황한 그는 마당으로 뛰쳐 나갔지만 계속해서 눈물은 쉴새없이 뿜어져 나오고 점점 규모를 확대하여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줄기만하게 커져 한 마을을 덮칠 지경까지 이르렀데. 마을에 살던 사람들, 가축들은 난데없는 눈물의 홍수에 휩쓸리기 시작하였고, 여기저기 사람들의 온갖 비명소리와 수마(水魔)의 무시무시한 고함소리가 세상을 가득 덮고 있었데. 세상은 이제 시기와 미움, 질투의 세상에서 홍수로 인한 아비규환의 세상으로 변하고 말았데.....


놀라다 못해 거의 기절 직전의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피 끓는 목소리로 갓님을 향해 외쳤데.


“갓님이시여~!!! 아 나의 사랑(Oh my God), 갓님이시여~!!! 이게 정녕 꿈이오니까? 꿈이라면 제발 이 악몽에서 깨어나게 해주시옵소서어서어서어~~~~어서!!!”




그러자 갓의 응답이 들려왔데.


“그래..........”



그는 꿈에서 깨어났데. 웬지 허무했지만(?) 꿈이었던거지. 그는 벌떡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눈을 만져 보았데. 눈주변뿐만 아니라 입주변(침?...)도 축축하드래. 어쨌든 꿈이든 뭐든간에 일단 눈물이 멈춘 것에 대해 갓님께 깊이 고개숙여 감사기도를 드리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데. 그리고 깨찰빵과 딸기우유로 간단히 식사를 하며 갓이 말한 내용을 곰곰이 되새기기 시작했어. 그러자 그의 가슴 속에 커다란 희망이 마구마구 솟아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데.


‘그래, 갓님은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를, 꼭 짚어서 나를 구원하시고자 나타난거야. 그 말은 곧 내가 세상을 구할 영웅이란거지. 하긴.. 나 정도는 되어야 새로운 역사를 쓸 위인으로 적당하지... 갓님... 역시 갓님답게 보는 눈은 꽤 높으시단 말야... 흐흐흐...’


이 ‘정신 줄은 놓지 말아’의 독백을 몰래 들으시던 갓은 가슴이 막막해짐과 동시에 내가 뭔짓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드래. 하지만 이왕 저질러 놓은 일, 조금만 더 참아보자 하고 스스로를 다독거렸데. 그리고 조용히 서예도구세트를 꺼내 정성껏 먹을 갈고 화선지를 펼친 후 글을 쓰기 시작했데.


< 忍忍忍則四忍, 新魚志?果, 休~~~~~~~~~>


(세번의 참을 고비를 넘기면 네 번을 참은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시너지 효과’다.... 휴~~~~~~~~)



‘정신 줄은 놓지 말아’는 날이 밝자 밖으로 나갔어. 그리고 아랫 동네에 살고 있는 한 처녀의 집으로 부리나케 달려갔어. 그는 말이지 짝사랑, 말 그대로 일방통행 사랑인 혼자만의 사랑을 하고 있었어. 그의 눈을 멀게 만든 그녀의 이름은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였데.. 그녀의 이름 그대로 그는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확 ‘맛’이 가버렸데. 그리고 두 번째 보았을 때는 그대로 정신줄을 놓아 버렸다지?... 암튼 그 후로 자꾸만 그녀가 보고 싶어졌고 그 기간이 이제는 무려 10년을 채워가고 있었다네. 하지만 문제는 그녀의 마음. 그녀는 그를 대놓고 무시하고 있었어. 왜냐면 앞에서도 좀 느꼈겠지만 그가 약간 모자라 보이긴 했거든. 그의 행동이나 말투 그리고 풍기는 이미지에서 뭔가 가벼워보이기도 했고 전형적인 용감하고 듬직한 남성으로써의 모습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었거든. 뭐랄까 마치 물냉면을 먹으며 겨자와 식초를 빼먹는 다거나 중국집에 자장면 먹으러 가서 양파 먹을 때 춘장을 안찍어 먹는 것처럼 뭔가 3,4포인트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 인간이었거든.


하지만 그는 10년의 기간 내내 그녀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어. 언젠가 반드시 자신의 마음을 그녀가 알아주리라 굳게 믿고 있었지. 이런 가운데 모든 인간을 다 쓸어버리겠다는 갓의 계시를 듣게 되었으니 그녀만큼은 살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겠지? 그는 그녀를 불러 갓이 말한 내용을 토씨하나 빼먹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어. “오 마이 갓이 말이야... 오 마이 갓이 말이야...”하면서 말이지... 그는 정말로 목이 쉬어라 터져라 할 정도로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어. 하지만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 그리고는 자신의 집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잠궈 버렸어. 그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 그러나 그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어. 만약에, 만약에 말야.... 그녀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도 그녀와 같이 세상을 포기하겠다는 결심을 했어. 세상에나!!!(바보아냐?.....) 그는 그녀의 집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 그리고 큰 목소리로 그녀에게 외쳤어.


“나 ‘정신 줄은 놓지 말아’는 당신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씨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나의 사랑은 당신을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0년이란 시간동안 한번도, 단 한번도 변치 않았습니다. 아~~!!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진실로 정신 줄을 놓아 버릴 뻔 했습니다. 아니, 놓아 버렸다는 게 솔직한 표현입니다. 당신은 나의 인생, 나의 터닝 포인트, 나의 두근두근 사춘기(思春期)였습니다. 지금까지의  10년이 그러했듯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까지 제 마음은 지금 이 순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나는 압니다. 제가 당신의 상대로 모자르고 부족하며 ‘소심’하기 까지 한 것을요. 그러나 나는 당신을 평생 나의 여왕으로 모실 것입니다. 이제는 나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그리고 나와 함께 가세요.


이제 세상은 곧 홍수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나와 함께 새 인류의 지평을 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읍시다. 우리는 인류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이 될 거에요. 그리고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자유 세계의 이상을 구현하고,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월드의 앞날을 바라보며, 신념과 긍지, 그리고 지혜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할 거에요.(헉....) 이제 저의 손을 잡아주세요!! 제발.....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님. 저는 지금부터 이 자리에서 꼼짝않고 앉아 있을겁니다. 선택은 당신께 맡길께요. 새 역사 창조의 선택권은 이제 당신에게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가 이제 당신의 아름다운 어깨 라인에 있습니다. 허리의 S라인에도 존재합니다. 아아~~~ 힙라인의 아름답다 못해 숨까지 막힐듯한 절묘한 곡선미는 차마 언급하기 힘들군요...(꿀꺽....).. 흠흠흠.... 어쨌든... 흠... 그만큼 당신이 아름답다는 이야깁니다. 흠...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저와 함께 가 주세요..... 풀히이즈.................................“


‘정신 줄은 놓지 말아’는 그녀의 집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 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그녀의 답을 기다리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녀의 집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나지 않았어. 사실 이 이야기는 그에게 미안해서 하기 좀 그렇긴 한데, 독자들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할게... 그녀는 그를 자신의 집에서 내쫓고 난 후 바로 문을 걸어 잠그고 뒷문으로 나갔어. 그가 아닌 딴 넘과의 약속이 있었던거지. 그것도 모르고 그는 피 끓는 목소리로 그녀를 설득하기 위한 일장연설을 했던거야. 아... 답답해.... 내가 정신 줄을 놓고 싶어진다는... 남자는 용기와 박력도 있어야 하지만, 눈치 또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녀? 아무도 없는 집에다 대고 역사 창조며, 인류 멸망이며, 통일 월드를 떠들고 있었으니 누가 정신 줄 제대로 잡고 있다고 생각하겠어? 그래, 안 그래? 으휴∼∼.......


암튼 그 사실을 전혀 모른채, 그녀의 집앞에 무릎을 꿇고 묵묵히 앉아 있는 그의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씩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어.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도 빗물이 한 두방울씩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어. 물, H20라는 액체의 성질은 똑같지만, 그 담긴 의미는 너무나도 상반된 물이, 그의 눈에서도, 하늘에서도 안타까움을 담아 이 땅을 적시기 시작한거지.



[4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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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양
2008.11.17 09:45:19 *.122.143.151

업뎃이 늦어져 앞의 내용을 까드셨을까바 1-3편 합본으로 올립니다.
기억나는 부분부터 골라 읽으셔요.(골라 읽는 재미가 있어?^^)

글구 제가 아직 게으름과 빠이빠이를 못한 관계로 조금(많이?) 이야기를 질질 끌고 있슴다..
이해... 해 줌 고마울까? 글쎄... 함 생각해 보고... (뭐지 이건... 이게 아닌디... --;)

이야기 분량상 4부를 거쳐 5부찍고 6부까지 갈수도 있을 것 같은디...
우짜되었든간에 금주 중에 마무리를 짓것습니다...
몇 안되는(?) 독자를 위해... 흐흐... 저 자신을 위해(딴 걸 못해여...흑흑..)....
빨랑 이걸 끝내야 하겄습니다...
기대... 하지 마세요... 그냥 올라오는 것만 확인해 주서요...
소심의 유래를 '폭로'하는 것으로만 만족하렵니다.ㅋ
감사하죠?(내가 감사한건가?...--;; 긁적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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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7 20:29:51 *.163.65.53
골라먹는 아니 골라읽는 재미보다
헷갈리는 재미가 더 있다는~
이제 술 담배 그만하고
호두나 등푸른 생선을 먹어야 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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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11.18 13:45:44 *.244.220.253
한꺼번에 읽으려니........아~ 어지럽다!
방향은 결정하셨는지 모르겠네요...........스토리텔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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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8 23:53:48 *.180.129.143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인가? 쪽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로마신화부터, 하이퍼 민주주의까지 무지한 독자좀 간량해주심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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