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불씨
  • 조회 수 869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3년 1월 31일 22시 09분 등록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라는 시입니다. 
여기서 '너'라는 존재가 자신이 목숨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사랑하는 그 사람... 연인이 될 수도 있고 부모가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부모인 사람들에게 그 존재는 자식인 경우가 보편적이겠죠.

신라 시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청년이 자기 집 동쪽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잡은 수달을 죽여서 살을 발라내고 뼈는 동산에다 버렸습니다. 청년이 다음날 아침에 보니, 수달의 뼈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청년은 핏자국을 따라 가보았습니다. 핏자국은 조그만 동굴 앞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뼈는 제 굴로 돌아와 새끼 다섯 마리를 안은 채로 쭈그리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놀라움에 자리를 떠날수 없었습니다. 깊이 탄식하던 청년은 문득 속세를 버리고 출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출가후 청년은 '혜통'이라는 법명을 얻게 됩니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신라 중기 승려인 혜통에 관한 일화입니다. 금수조차도 죽어서까지도 자기 자식에 대한 정은 끊을수 없는 거죠. 이 대목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을 들먹거리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 생물학적인 본능이라고 매도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전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생물학적 본능이건 신이 주신 축복이건 그 사랑의 이유가 무엇이든 말입니다.
위하고 사랑할 그 누군가가 없다면 과연 삶이 가치가 있을까요?
사랑으로 충만한 한 주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IP *.143.130.111

프로필 이미지
2023.02.01 11:39:16 *.169.230.150

그렇겠죠 ?   

사랑하는 것이 없다면 전쟁같은 경쟁에서 

살아 남을려고 몸부림을 칠 이유가 없겠죠? 

그래서 사랑하는 것들로 인한 슬픔은, 

무한 경쟁으로 인해 겪던 상처의 고통보다 훨씬 더 컸나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96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이번 주 쉽니다 알로하 2019.12.01 814
3895 날개 위의 기적 [1] 어니언 2023.06.01 814
3894 [금욜편지 54- 기질별 인생전환 로드맵- 3단계 통과의례] [4] 수희향 2018.09.14 815
3893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20. 아빠와 함께 헌책방 나들이 [1] 제산 2019.04.01 815
3892 국공립 영어도서관, 장서개발회의에 참석했어요! 제산 2019.06.24 815
3891 [금욜편지 96- 정해진 미래] 수희향 2019.07.12 815
3890 [금욜편지 126-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안티고네편] 수희향 2020.03.06 815
3889 최선의 어른 [2] 어니언 2023.01.05 815
3888 소점포에 ‘컨셉 Concept’이 필요한 이유 이철민 2017.11.23 816
3887 <목요편지> 나답게 말하는 법 [2] 운제 2019.01.24 816
3886 [월요편지 122] 아내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6] 습관의 완성 2022.09.18 816
3885 가족처방전 – 이상한 정상가족 file 제산 2018.05.21 817
3884 목요편지 - 어른이 되는 시간 [1] 운제 2019.06.20 817
3883 [금욜편지 107- 책쓰기는 주제다] 수희향 2019.10.04 817
3882 예지 쿠크츠카 장재용 2019.11.27 817
3881 [화요편지] 엄마의 필살기, 가장 나다운 '사랑의 기술' 아난다 2020.03.17 817
3880 [일상에 스민 문학] - 낯선 남자와의 데이트 [2] 정재엽 2018.03.07 818
3879 [화요편지] '삶'이라는 당나귀를 지키는 지혜 file [3] 아난다 2019.04.09 818
3878 [수요편지] 월급쟁이 사룡천하(四龍天下) 1 장재용 2020.02.12 818
3877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나를 사로잡은 용 file 알로하 2020.02.23 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