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불씨
  • 조회 수 90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3년 1월 31일 22시 09분 등록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라는 시입니다. 
여기서 '너'라는 존재가 자신이 목숨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사랑하는 그 사람... 연인이 될 수도 있고 부모가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부모인 사람들에게 그 존재는 자식인 경우가 보편적이겠죠.

신라 시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청년이 자기 집 동쪽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잡은 수달을 죽여서 살을 발라내고 뼈는 동산에다 버렸습니다. 청년이 다음날 아침에 보니, 수달의 뼈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청년은 핏자국을 따라 가보았습니다. 핏자국은 조그만 동굴 앞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뼈는 제 굴로 돌아와 새끼 다섯 마리를 안은 채로 쭈그리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놀라움에 자리를 떠날수 없었습니다. 깊이 탄식하던 청년은 문득 속세를 버리고 출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출가후 청년은 '혜통'이라는 법명을 얻게 됩니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신라 중기 승려인 혜통에 관한 일화입니다. 금수조차도 죽어서까지도 자기 자식에 대한 정은 끊을수 없는 거죠. 이 대목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을 들먹거리며, 자식에 대한 사랑이 생물학적인 본능이라고 매도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전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생물학적 본능이건 신이 주신 축복이건 그 사랑의 이유가 무엇이든 말입니다.
위하고 사랑할 그 누군가가 없다면 과연 삶이 가치가 있을까요?
사랑으로 충만한 한 주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IP *.143.130.111

프로필 이미지
2023.02.01 11:39:16 *.169.230.150

그렇겠죠 ?   

사랑하는 것이 없다면 전쟁같은 경쟁에서 

살아 남을려고 몸부림을 칠 이유가 없겠죠? 

그래서 사랑하는 것들로 인한 슬픔은, 

무한 경쟁으로 인해 겪던 상처의 고통보다 훨씬 더 컸나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16 [금욜편지 65- 기질별 인생전환 로드맵- 5번 인색한 은둔자] file 수희향 2018.11.30 893
3715 Business Tip - 아빠라는 이름의 소년에게 [2] 書元 2017.09.16 894
3714 함께 공부하시지요? 제산 2020.02.03 894
3713 삶의 실험 [2] 어니언 2022.04.21 894
3712 [라이프충전소] 아직 끝나지 않았다 [2] 김글리 2022.12.30 894
3711 Business Tip - 세상에 매달리기 [1] 書元 2017.06.03 895
3710 고객은 상품보다 경험을 사고 싶어한다 이철민 2017.11.30 895
3709 사유의 확장을 위한 <열한 계단> (2편) [2] 차칸양 2018.03.20 895
3708 타임캡슐, 10년의 꿈을 드러내다 file [2] 차칸양 2018.05.29 895
3707 [수요편지] 내 '남사친' 이야기 장재용 2019.11.06 895
3706 결심의 과정 [2] 어니언 2023.10.12 895
3705 [일상에 스민 문학] - 아빠 구본형과 함께 [2] 정재엽 2018.04.11 896
3704 [화요편지] 뜻하지 않게 시작된 모험 [3] 아난다 2019.03.05 896
3703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한 여름에 즐기는 와인 file 알로하 2019.08.04 896
3702 가족처방전 -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열여섯 번째 이야기 [1] 제산 2019.10.14 896
3701 창업상담도 '때'가 있습니다 이철민 2018.01.04 897
3700 이제 진짜 백수의 삶을 앞두고 있습니다 [6] 차칸양 2018.07.24 897
3699 [화요편지]회복하는 글쓰기 file [4] 아난다 2019.05.21 897
3698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_와인의 나라, 와인을 먹는 사람들 file 알로하 2019.10.20 897
3697 #따로또같이 프로젝트 – 일단 정지, 짧고 간헐적인 땡땡이의 잔기술 [2] 종종 2022.07.05 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