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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7일 11시 13분 등록


전에는 영성이라는 말만 들어도 따분하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종교가 없고 사춘기 머스매 같은 성격인지라 영성이라는 어휘에서 풍기는 심각하고 다소곳한 분위기가 낯설었다.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은 연배가 되었고, 기후변화나 AI 같은 시대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아서 지성을 넘어서는 무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게 되었다.

 

유형선은 아마도 나와 달리 영성에 이끌리는 타입이었나 보다. 세간에서는 구본형을 자기계발작가로 분류하지만, 구본형이 끈질기게 주장한 메시지는 분명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르다는데 주목하고 근거를 제시한다.

 

구본형에게 영성가라는 호칭을 처음으로 쓴 사람은 장례미사에서의 강순건신부였다.

나 혼자만 하면 개인의 계획이 되고 한 사람의 삶에 머물지만, 자신이 원하는 계획을 많은 이들과 나누면 그것은 위대한 꿈이 됩니다. 구본형 선생은 혼자 계획하지 않고, 큰 꿈으로 승화시켜 우리 모두의 계획이 되도록 보여주며 살았습니다. ”--강순건신부

 

이 말은 유형선이 인용한 다른 목회자의 말과 어우러지며, 내게 영성이라는 표현에 대한 낯가림을 완전히 지워주었다.

 

영성이란 자신의 갈망이나 삶의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알고 그것을 실행하는 능력입니다. 영성이란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어떤 태도나 정신, 또는 가치관을 말하는 것으로 특정 종교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 파올리타 수녀, 카톨릭평화신문

 

이것이 영성이라면 구본형이야말로 영성가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그 역시 남이 시키는 일을 하며 생존하던 시절에서 몸을 일으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세상 하나를 일군 후 얼마나 예전의 자신 같은 직장인에게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있었는지를. 그래서 그는 변화를 갈망하는 이들이 따라할 수 있는 수련방법을 제시하는데 진력했다. 영리나 이기심에서가 아니라 후진에 대한 극진한 사랑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했고, 그것이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그를 기억하고 기리는 이유이다.

 

라는 신의 수수께끼를 풀어라. 아마 신은 우리를 창조한 다음 할 일이 없어 심심하실 것이다. 그분의 커다란 낙은 우리에게 맡겨진 그 소명의 퍼즐을 우리가 잘 풀어 가는지 지켜보는 일이다. --<세월이 젊음에게>

 

구본형사상의 기본인 자기인식자기배려가 고대 그리스 철학의 핵심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에게서 비롯되었으며, 미셸 푸코가 <주체의 해석학><자기의 테크놀로지>에서 상세하게 분석했다고 한다. 델포이 신전에 쓰여 있었다는 너 자신을 알라는 흔히 자기 인식으로만 받아들이는데 자기 인식과 자기 배려라는 두 가지 의미가 어우러진 명제로 기억해야 한다고.

 

미셸 푸코는 수련에도 주목했다. “시련을 인생 전반에 걸쳐 맞이하는 경험으로 여겼으며 시련에 맞서는 것이 자기 배려의 실행이기에 자기 배려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인생을 아름답고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역시 구본형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유형선이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구본형의 수련방법 세 가지가- 자기 대화와 자기 선언, 하루 경영, 사람 중심 - 다시 한 번 가슴을 설레게 한다. 구본형 안에 다 있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평범했던 한 사람이 자기만의 세상을 일구는 과정과 비밀이 다 나와 있다. 시와 공헌으로 끊임없이 진화해 간 선생님의 발자취가 가슴을 친다. 한 번 스승은 영원히 스승. 보기만 해도 진국인 유형선 같은 제자들만 있다면 선생님은 돌아가신 후에도 진화하실 것만 같다.

 

 

“10년 전 나는 40대 중반에 변화경영전문가라고 나를 부르며 1인 기업가로 독립했다. 10년이 지나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다. 이제부터 스스로를 변화경영 사상가로 부르려고 한다. 전문가에서 사상가로 진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는 변화경영의 시인으로 불리려고 마음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 명함은 현재를 담고 있었다기보다는 늘 내 꿈을 담고 있었던 것 같다.” -- 칼럼, “명함 하나 새로 만들어볼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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