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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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고양이 말고 또 다른 별명이 있니?
음, 반박자.
반박자? 그게 뭐야?
내가 왜 반박자냐구?
내가 원래 뭘 하든지 반박자 느리거든. 내 생각엔 매우 선천적인 현상이야. 선천적으로 다른 고양이들보다 반박자 느린 리듬이 내 몸에 입력이 되어 있는 거 같단 말이지. 오래 전,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는 말야. 그 반박자 느린 나의 리듬이 내 컴플렉스의 근원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게 장점인 거 같단 말이지.
어려운 소리 하지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봐. 반박자 느린 게 어떤 식으로 장점이 되었느냐구?
그러니까, 반박자 느리기 때문에 내가 오늘날 미술관에 다니는 고양이가 되지 않았나 하는 게 내 생각이야. 반박자 느리다는 이야기는 반박자 늦게 세상을 받아 들이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그 반박자 뒤에서 보는 세상이란 어쩌면 말이야 보통 박자로 걷는 고양이들의 세계와는 약간 달라. 약간 다른 그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그게 내 미술관 생활의 근원적인 힘이야.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볼까? 자 세상이 여기 이렇게 있다고 쳐봐. 세상, 세상, 세상……그것을 일반 고양이들이 콩콩콩콩 발자욱을 찍으며 걷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리듬을 통해서 세상을 이렇게 보게 되지. 그런데, 나같은 반박자는 말이야. 반박자 느리게 음콩콩콩콩…이렇게 걷게 돼. 그렇게 되면 그 반박자 느린 리듬으로 세상을 인식하게 된단 말이지.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세상
보통 고양이의 세상 보는 방식 :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나” 반박자 고양이의 세상보는 방식 : 음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콩
자,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 보자면, 자, 여기서 콩콩콩콩의 일반적인 고양이들의 생각을 따라 가는 걸로 세상을 보면 세상이 모두 꼭같이 보이게 되지. 반대로, 반박자 느리게 음콩콩콩콩 이렇게 걸어보면, 콩콩콩콩 걷는 고양이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거야. 이런 식으로 그 약간 다른 시선, 그것이 바로 예술가들의 시선이지. 그것을 받아 들이게 되면 그 동안 이상하게 받아들여졌던 작품들이 매우 재미있어 지는 순간이 오게 될 거야.

이렇게 혼날 줄 알았지만 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 올렸다간 야단도 못 맞쟎아요...헤헤헤..사부님..
맞습니다. 사부님,,,구라도 매일매일 풀어야 하는게 맞구요. 적당하게 길게 풀어야 하는 것도 옳습니다.
그래도 이거 쓸라구 회사에서 짬 나는데로 막 써봤다면 용서 해 주실래나?
변명은 안 하겠구요..구라는 그냥 제 속도대로 그냥 천천히 가볼 작정이랍니다.
남들 뛰어간다고 저도 막 뛰다간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구요.
그러다 혼자 제풀에 넘어지면 끝까지 가기도 힘들구요.
어렵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경직돼서 머리 속도 제대로 안 돌아가구요.
끝까지는 가보겠습니다. 꾸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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