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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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 마틴 스콜세지
여러분은 자기계발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전공 공부? 영어 공부? 웨이트 트레이닝? 전보다 향상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면 자기계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식이나 능력을 향상시키는 거죠. 전공이나 영어,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것들은 모두 실용적인 자기 계발 항목들입니다. 기대하는 결과가 명확한 것들입니다. 그 기울기의 크기는 각자 다르겠지만 일차방정식의 직선처럼 입력 대비 결과가 선형적입니다.
자기계발은 결국 다 실용적이어야 하겠지만서도, 이러한 일차원적 실용성의 밖에 자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도외시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죠.
그것은 바로 '살아가는 방법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사실 뜬구름 잡는 너무 광범위한 워딩이죠. 그럼 다음 문장은 어떻습니까?
"삶의 목적은 자기 계발에 있습니다.
그것은 타고난 본성을 완전하게 깨닫는 것입니다."
이 문장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극중 주인공인 헨리 워튼경의 대사입니다.
'타고난 본성'이 무엇일까요?
각자 개인에 따라 다를겁니다. 본성은 단순히 기질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총체적이고 추상적인 단어입니다. 그것은 기질이 될 수도 있고, 신체적 능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 타고난 본성을 '강점'이라는 단어로 치환을 해보기로 하죠. 강점이라고 한정된 단어를 사용하니, 잘 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앞으로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것 역시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면 그것을 잘 하게 가능성이 커지죠.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미지의 가능성 역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어떤 차별성 역시 나중에는 강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발굴되지 않은 강점은 한줌의 먼지도 되지 못하는 일말의 가능성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도 강점이 될 수 있는 점은 분명 한가지 이상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것을 자신만의 테마라고 말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 어린 시절 제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과대망상에 빠져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커가면서 제 자신이 남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세상에는 몇몇 천재들이나 몇몇 싸이코들을 제외하면 사람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게 되었구요. 어쩌면 그 시기에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안도하면 살았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는 두 가지 관점 모두 맞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는 유일합니다. 강점을 찾기 위해서는 다시 어린 시절로 회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자기 인식의 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자기 인식의 영역 아래에는 세 가지의 감정 능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첫번째는 '감정인식'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과 그 영향에 대해 인식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감정에 무지하거나 내면의 감정을 억압하고 외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는 자신의 강점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두번째는 정확한 자기평가입니다. 외적으로 보이는 자신의 강점과 한계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좀 철이 들어야 인식능력이 커지는 항목입니다.
세번째는 자신감입니다.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한 강한 자의식입니다. 자존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첫번째와 특히 두번째가 없는 상태에서 형성된 자신감은 흔히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라 불리우며 자기파멸까지도 초래하는 부작용을 가집니다.
이 글에서는 자기 인식을 어떻게 하고, 강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좋은 방법론과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어떤 방법론과 어떤 책이 본인에게 맞을지는 각자 숙고해서 시도를 해봐야 하는 사안이겠죠. 가장 쉬운 방법은 가장 좋아하고 남들보다 더 잘하는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이 노래, 춤, 게임을 각자의 천복이라고 생각하지만, 좋아한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좋아하고 다 잘한다고 해서 그게 자신의 본성이냐? 크레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은 이렇게 말합니다.
"게임을 진짜 잘하는데 그럼 이게 내 본질일까? 저는 그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기준일 뿐입니다. 각자 치열하고 냉철하게 고뇌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결코 남들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한가지 판단기준은 욕망과 소망의 차이에 따른 것입니다. 욕망하는 것들은 곧 죽게 된다고 생각하면 가치가 퇴색하는 것들입니다. 반대로 소망하는 것들은 곧 죽게 되는 경우 간절해지는 것들입니다. 내일 모레 죽는게 확실한데 절실하게 죽는 그 순간까지 게임만 하겠다 할까요? '네'라고 대답하는 초딩, 중딩들은 많겠습니다만, 실제 그런 일이 닥치면 욕망보다는 소망을 따를 공산이 큽니다.
결론은 새벽마다 힘들게 영어학원 다니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특성에 집중하여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긴 인생의 살아감이 차이를 만들어 내려면 지금 붙들고 있는 그것이 지속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그 지속가능성은 결국 강점에 기반할 때 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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