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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4일 23시 53분 등록
 
2008년이 저물어간다. 여느 해처럼 올해도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을 쓰지 않을 수 없는 한 해였던 것 같다. 그런데 국민연금공단에 근무하는 내게는 올해가 특별히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올해는 1988년 국민연금제도가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고, 20년을 가입하면 받게 되는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처음으로 탄생된 해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1만 2천여명, 내가 근무하는 익산과 군산시에서는 100여명이 올해부터 완전노령연금을 받게 되었다. 이분들이 받는 연금은 월 평균 72만원으로 적게는 40만원에서 많게는 110만원에 이른다. 큰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매월 통장으로 입금되는 연금을 보면 마음의 위안과 든든함을 느끼게 된다고 연금 받는 분들은 말한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20년 인고의 세월을 거쳐 자신이 힘들게 납부한 돈을 기초로 연금을 받는다는 보람과 자긍심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년 동안 국민연금에는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1998년 IMF 때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납부한 국민연금을 돌려달라는 분들이 많았다. 그 결과 한시적으로 도입된 ‘생계자금대출’을 통해 24만 여명이 대출을 받아갔는데, 그 중 대출금을 상환한 분들은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 상환되지 않은 대출은 이전에 납부한 금액에서 상계처리 되었고 그 결과 상환하지 않은 21만 여명의 7년여에 해당하는 가입기간이 사라져 버렸다. 당시에는 정말 절박한 상황이었겠지만, 그 이후라도 여유가 생겼을 때 상환을 하셨다면 올해 좀 더 많은 분들이 완전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2004년에는 ‘국민연금 8대 비밀’이란 글이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한 네티즌으로부터 촉발된 이 사건은 광화문 촛불시위로 이어지고,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는 이른바 안티(Anti)운동으로 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그 내용이 과장되거나 잘못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단 인터넷에 퍼진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우리 직원들은 무척 많은 항의성 전화를 받아야 했다. 한편 그 사건은 우리 공단의 업무추진 방식을 변경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사건의 영향으로 공단은 법에 의한 강압적인 업무추진방식을 지양하고 ‘상담과 설득’을 통해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구하는 방향으로 업무추진방식의 큰 틀을 변경하게 되었다.

올해부터 완전노령연금을 받게 되는 분들도 개인적으로 20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다. 사업하시는 분들은 급하게 사업자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주택자금, 자녀들의 학자금, 결혼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셨을 게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할 수만 있다면 국민연금을 중도에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 시기도 여러 번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1999년 이후에는 이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바뀌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만큼 긴 세월동안 그 어려움을 참아내고, 기나긴 지루함을 극복하고 완전노령연금을 받게 되신 분들에게 국민연금을 담당하는 후배의 한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년 동안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20년 동안 꾸준히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연금을 받게 된 선배님들은 그 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은 본인이 생존하는 동안 계속 지급된다. 그런 의미로 흔히 노후에 받게 되는 ‘평생 월급’이란 표현을 쓴다. 그리고 매년 물가상승율 만큼 연금액이 인상되어 실질가치를 유지하도록 되어있다. 만약 100세까지 사신다면 앞으로 40년간 국민연금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오래 사실수록 국민연금을 많이 받게 된다. 아무쪼록 오래오래 사셔서 국민연금을 오랫동안 받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오래 산다고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는 동안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올해부터 가입자와 수급자 분들에게 ‘노후생활설계(CSA : Consulting on Successful Ag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후를 잘 보내려면 흔히 5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건강, 경제력, 인간관계(가족, 친구), 일거리, 여가생활이 그것인데, 이 필요조건들이 조화롭게 갖추어질 때 행복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이를 갖추어 나갈 수 있는 지를 우리 공단의 CSA 전문상담원이 상담해 드리고 있다. 상담이 필요하신 분은 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주시면 된다. 연금을 받고 계신 분들은 상담을 통해 더 보람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설계해 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완전노령연금을 받게 되신 분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선배님.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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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12.15 12:07:27 *.244.220.253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의 유령은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다른 이름일 것입니다.
국민연금을 구원할 멋진 원탁의 기사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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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12.16 00:32:39 *.5.98.153
원탁의 기사라니... ㅎㅎ... 난 칼싸움은 잘 못하네.
군에 있을 때 사격은 조금 했지.
람보라고 하면 혹시 몰라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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