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이은미
  • 조회 수 3935
  • 댓글 수 5
  • 추천 수 0
2008년 12월 15일 16시 57분 등록
DSCF0015.JPG

우연히 만난 사진 하나

지난 월요일 서해안에 갔다가 만났다.

 

때 늦은 코스모스

때 이른 눈이 만나

이렇게 가슴시린 모습이 될 줄이야

 

제때 피어나야 하는 것을

그래야 사랑받고

열매 맺을 수 있는 것을

DSCF0014.JPG

이 장면 하나가 나의 내면의 어디를 건드렸는지 잘 모른다.

나의 무의식의 어느 지점과 맞닿아

오랫동안 잠잠했던 눈물샘에 봇물이 터지고

가슴이 하도 시려워 일주일 내내 가슴을 꼭 쥐고 다녔다.

 

왜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쓸어도 쓸어도 눈이 내리는 날처럼

지워도 지워 내어도 자꾸만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는 날

 

까만 밤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다시 아침을 맞기까지

또 견뎌온 그 만큼은 앓게 될것을 안다.

 

세월을 앓는동안

키가 한뼘이나 부쩍 자라고

오늘보다 더 행복한 그 하얀날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IP *.161.251.173

프로필 이미지
거암
2008.12.15 17:39:11 *.244.220.253
좋네~~~ 치유의 힘이 느껴집니다.  ^^ 
프로필 이미지
정산
2008.12.15 19:50:34 *.5.98.153
눈과 코스모스, 가슴 시리다.
거암의 칼럼 <초대받지 않은 사람> 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두 글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 같네.... 좋다.^^
프로필 이미지
현웅
2008.12.15 23:35:29 *.70.172.167
"오늘보다 더 행복한 그 하얀날이 펼쳐지리라 믿는다."
사진과 글이 이렇게 절묘할 수 있다니.... 멋지다.^)^
프로필 이미지
아줌마
2008.12.16 13:03:58 *.154.30.129
아무리 봐도 눈 속의 코스모스 처연하기 짝이 없다. 해맑게 웃고 있는 듯 하기에 더 처연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근데 그 뒤로 성냥팔이 소녀가 보인다. 결국 발목이 잘리고만 분홍신의 그 슬픈 소녀가 보인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한낱 물방울로 사라진 인어공주가 보인다.  맨발로 깡통 하나 들고, 밥 아닌 뭔가를 달라고 끊임없이 구걸하고 있는 슬픈 나의 자화상이 보인다.  그래도 코스모스는 희망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라면 평생을 구걸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다.
프로필 이미지
은미
2008.12.16 13:13:30 *.161.251.173
그렇지요...참 처연하기 그지없는데,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더 아프게 하지요.
이 장면과 만났을때 가슴이 옥죄어 오는 슬픔의 버거웠던것은
말씀처럼 저의 자화상을 보았기 때문이겠지요.
저 시린 자화상안에 희망이 존재하듯이 우리 잃지말아요.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다는 희망말이예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12 [33] 시련(11) 자장면 한 그릇의 기억 secret [2] 2009.01.12 205
5211 [36] 시련12. 잘못 꿴 인연 secret [6] 지희 2009.01.20 209
5210 [38] 시련 14. 당신이 사랑을 고백하는 그 사람. secret 지희 2009.02.10 258
5209 [32] 시련 10. 용맹한 투사 같은 당신 secret [2] 2008.12.29 283
5208 [37] 시련. 13. 다시 만날 이름 아빠 secret [3] 2009.01.27 283
5207 [28] 시련(7)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secret [8] 지희 2008.11.17 330
5206 칼럼 #18 스프레이 락카 사건 (정승훈) [4] 정승훈 2017.09.09 1817
5205 마흔, 유혹할 수 없는 나이 [7] 모닝 2017.04.16 1839
5204 [칼럼3] 편지, 그 아련한 기억들(정승훈) [1] 오늘 후회없이 2017.04.29 1864
5203 9월 오프모임 후기_느리게 걷기 [1] 뚱냥이 2017.09.24 1914
5202 2. 가장 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난다 2018.03.05 1921
5201 7. 사랑스런 나의 영웅 file [8] 해피맘CEO 2018.04.23 1934
5200 우리의 삶이 길을 걷는 여정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file 송의섭 2017.12.25 1940
5199 서평 - 음식의 위로 [2] 종종걸음 2020.07.21 1955
5198 [칼럼 #14] 연극과 화해하기 (정승훈) [2] 정승훈 2017.08.05 1959
5197 나의 하루는...? [5] 왕참치 2014.09.15 1960
5196 1주1글챌린지_'아이와 함께 하는 삶'_01 [9] 굿민 2020.05.24 1961
5195 칼럼 #27)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윤정욱) [1] 윤정욱 2017.12.04 1962
5194 감사하는 마음 [3] 정산...^^ 2014.06.17 1963
5193 걷기와 맑은 날씨 [2] 희동이 2020.07.05 1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