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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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아무리 길어야 몇 달 후 죽음을 맞이해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삶의 의미를 연구하던 한 작가가 그 남자를 찾아갔습니다. 놀랍게도 작가는 한없이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남자를 만났습니다.
남자는 자신이 그 어느 때보다 살아있다는 느낌으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앞두었는데, 살아있다는 느낌을 가진다니... 작가가 물었습니다.
" 왜 당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생각하죠?"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글쎄요, 왜 이전보다 행복하다고 느낄까요? 그걸 설명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인생이 훨씬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거에요. 미래가 없다면 미래에 행복하기를 바랄 수 없죠. 매일매일 행복을 찾아야 해요."
존 웰숀스의 저서 <아주 가까운 기쁨 - 블리스>라는 책에 나온 실제 인터뷰 내용입니다. 탁닛한 스님은 한 사람은 채널이 수 백만개쯤 있는 텔레비젼과 같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붓다로 채널을 돌리면 우리는 붓다가 되고, 슬픔으로 채널을 돌리면 우리는 슬픔이 됩니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자에게는 한없는 기쁨으로 오늘을 살 수 있는 하루로 그의 채널이 고정된 겁니다.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채널들이 사라졌기 때문일 겁니다. 그 채널들은 부, 명예, 미래, 출세, 자녀 등등 케이블티비의 채널개수보다 많았을 겁니다.
미래가 없다면 당연히 불행할 것 같은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이전보다 더 열정적이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합니다. 걱정해야 할 내일이 없으니 도리어 오늘이 행복한 게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내일을 위해 살아갑니다. 물질적인 것들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조바심을 냅니다. 부족하지 않지만 항상 결핍을 느낍니다. 미리 걱정하는 마음이 곧 결핍입니다. 과거의 어느 때보다 부유한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우리가 느끼는 결핍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얘기했듯이, 행복해지려고 아둥바둥거리는 것을 멈출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진정 행복해질 것입니다.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정녕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충만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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