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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3일 11시 01분 등록

글쎄, 시작은 재미나는 사람들을 만나려는 의도였다. 요즘 삶이 회사와 책과 그리고 글쓰기가 전부다. 사실 이런 생활은 나에게 너무 단조로운 것이었다. 워낙 외향적인데다가 호기심 많은 내가 적응하기에는 쉽지 않은 날들이었다.  

 

대학 동창인데 가끔, 그러니까 년에 두번 정도 만나는 그녀가 나를 꼬드겼다.

 

네가 하는 (리서치, 컨설팅) 말인데, 아무래도 너는 매우 너랑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는 같아. 너는 재미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신나게 노는 일들을 해야 힘이 나는 같은데. 네가 활동적인 일을 했으면 .”

, 그래. 하긴 요즘 재미가 없는 같아.”

, 목요일에 시간 내서 만나자. 내가 아는 재미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거라지 세일을 한대. 같이 가자. 내가 재미나는 사람들을 소개 시켜 줄께.”

글쎄, 목요일이라. 주말이면 될까?”

글쎄, 가야 재미난 사람들을 만날 있다니까.”

그래 내가 일정을 조정해 보고.”

 

읽던 책을 마저 마무리하려던 생각을 접고 퇴근 길에 신사동 가로수 길에 갔다. 역시나 재미나는 사람들의 집합이었다.

 

독일에서 8 간을 살다 왔다는 문제의 일러스트레이터는 외모로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 *상봉이라는 한국 이름에서 아래 떼어 버리고 ‘SABO’라는 이름을 자신에게 주었다. 그는 1930년대 40년대의 바우 하우스 시대의 조명, 부엌 기기 등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드문드문 매우 오래된 악세사리 골동품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거라지 세일을 시작한 것이었다.

 

<여기서에서 18 금지용 대화 잠깐>

 

아니, 아저씨 이런 것도 팔아요? 이것은 아저씨가 매우 아끼던 것이었쟎아요?”

얘들야, 내가 뭐를 팔겠니. 여기서 가면 몸이라도 지경이야.”

우하하하. 새로운 사업이 그렇게 돈이 많이 든단 말이에요?”

“(시니컬한 누군가가 답한다) 아니, 누가 돈을 주고 사보씨 몸을 산단 말이에요?”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것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조명들이 주로 그의 수집품들이었는데 그것들이 1930년대의 작품들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대단하다. 그러니까, 그들은 심플하고 실용적인 것들의 위대함을 알았던 것이다. 이것보다 대단한 것은 거의 70~80년이 넘은 세월 동안 형태의 변형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보기엔 조명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독일 제품에 대한 이미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견고함의 세월이 골동품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들이 가치로운 것이다. 게다가 가치를 알고 모아주는 사보씨 같은 콜렉터들이 있는 것이었다.

 

사실, 오래 것들, 특히 공산품이 오래된 것들에 대해서는 별로 가치를 두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사보씨 같은 사람들을 정말 외로운 길을 가고있는 지도 모른다.

 

조금 있다 매끈한 신사가 들어 왔다. 신기한 물건들을 훑어 보더니 목걸이가 마음에 드는지 집어 들었다.

이거 얼마에요? 근데 이거 건가요?”

아니, , 맞아요. 오래된 거예요.”

여자 친구 주려고 하는데 그러면 되겠네요. 분명히 거라고 싫어할 거에요.”

,(사보씨가 속으로 한숨쉬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값어치가 있는 것들이에요. 1930년대 바우하우스에서 제작된 것들이라 여기보세요. 이렇게 일련 번호도 있어요. 어쩌면 것들보다 훨씬 멋질 있는 상품이에요.”

 

암튼, 여자친구는 것을 싫어하니까, 물어 보고 다시 사러 오는 나을 같아요.”

 

사보씨 입이 약간 삐죽거린다.

 

나도 재미난 물건들을 한참이나 둘러보고 악세사리들을 매만져 봤지만, 사실 주머니 사정으로는 물건들을 사기에는 무리였다. 없이 나는 가격 대비 괜찮아 보이는 티셔츠를 샀다. 사보씨의 일러스트레이션은 간단하지만 매우 재치있는 구석이 있었다.

 

한참 , 누군가가 들어왔다. 장소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소리를 지른다.

, 관장님!!! 오실 몰랐어요.”

 

소리에 돌아본 , 눈이 똥그래졌다.

아니, 친구를 아세요?”

, 우리 소박사님, 제가 알지요.”

어머, 그런데 여기는 어쩐일이세요? 요즘 갤러리에 보이시더니

저번주에는 갔지만, 때마다 관장님이 계셨어요.”

 

친구가 영문을 몰라 묻는다.

, 관장님 알아? 그렇지 않아도 그림에 관한 글을 쓴다기에 관장님 만나게 주려고 했었는데. 왠일이니?”

나는 놀라워. 사실, 내가 관장님 갤러리 자주 다니거든. 아무래도 쓰면서 관장님한테 찾아가서 도움 받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건, 완전 동시성이다. 동시성이 일어난 같아.”

 

뜻하지 않게, 아니 행운의 여신의 도움으로 나는 갤러리 관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날 술자리에서 내가 쓰는 글의 취지를 말하고 당분간 관장님 갤러리에 전시된 그림들을 글에 이용할 있게 되었다. 물론, 저작권 문제는 차후에 해결이 되겠지만 일이 이렇게 줄을 정말 몰랐다. 그러길레, 사람은 항상 가능성의 문을 열어 두어야 한다. 오늘 내가 책을 읽어야 한다 신념 만으로 친구와의 만남을 접어 버렸으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행운의 여신에 키스를 주고 싶다.

 

저녁 우리들은 재미난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관장님의 호기심의 하나인 다이내믹 메디테이션 무료 강좌를 하나 알려 주었다. 무언가 강렬한 이끌림에 이끌린 나는 다시 모든 스케줄을 뒤로 하고 며칠 , 다이내믹 메디테이션 무료 강좌를 들으러 북촌동으로  뛰어갔다.

 

깔끔한 원불교 선방이었다. 다이내믹 메디테이션에 관한 간단한 설명을 뒤로 하고 바로 메디테이션에 들어 갔다. 내가 일은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설명에 의하면 자신을 비우기만 하면 에너지가 저절로 생성이 되며 그에 따라 움직이게 되면 몸이 저절로 이완이 되는 경험을 거라고 한다.

 

이윽고,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약간 무릎을 굽히고 두눈을 감고 약간 의도적으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럴 때의 나의 장점을 공개하자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쉽게 무장 해제한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이런 어색한 장소에서도 쉽게 나한테 빠져든다. 날도 마찬가지였다. 불이 꺼진 깨끗하고 따뜻한 선방이 마치 방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쉽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냥 단지 생각을 비웠을 뿐인데 몸이 마구 움직인다. 음악이 이상하다. 음악이 자꾸 몸을 흔드는 같아서 잠시도 가만이 있을 수가 없다. 빨간 구두를 신고 밤새 춤추는 마법에 걸린 아이처럼 마법에 걸린 나는 한시도 몸을 멈출 수가 없다. 잠시 약간 정신을 차려보니 목을 크게 돌려가며 상쇠 돌리기를 하고 있다. 이건 내가 평소에 전혀하지 않던 동작들이다. 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나를 멈출 없다. 나는 점점 크게 상쇠 돌리기를 하고 있다. 이윽고 양팔을 크게 돌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것도 내가 멈출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드디어 메디테이션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러기를 45분쯤 했다. 그리고 나는 깊은 이완에 빠져 들었다. 사지를 뻗고 그대로 누워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더니 몸이 가뿐하고 기분이 개운하다. 내가 동안 하던 동작들은 몸이 굳어 있던 곳을 풀어 주었던 같다. 동안 결리던 곳이 모두 나았다. 정말 신기하다.

 

이것으로 날라리 연구원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담을 마칩니다. 재미 있으셨다면 주제와 벗어난   글을 용서해 주시길….

IP *.56.8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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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양
2008.12.23 12:38:05 *.122.143.151
날나리 연구원...
이번 주도 웬간히 숙제 걱정 했는가부다..
바른 구라가 아니라 삐뚜러진 구라, 살짝 정도를 벗어난 구라를 치는걸 보니 말이다..
하지만 구라도 타이밍을 맞춰 쳐야 효과가 큰 법!
힘들지만 힘내고 다시 너의
고색창연! 유치찬란! 법고창신! 말중유뼈! 최강뽕심!  한...
그런 구라를 휘둘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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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3 13:49:06 *.64.21.2
구라에 날라리까지... 완전 종합선물세트.
그 거짓말 진짜면 다이내믹 메디테이션 좀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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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12.23 14:12:34 *.97.37.242
이건 모야?
고양이 얘기보다 재미없다.
그래서 용서 못하겄다. 난.
그럼 어쩔껀데? 히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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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4 00:04:22 *.38.102.232
역시 구라쟁이, 이야기로 들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근데 거기 나도 가고 싶다.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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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12.24 00:27:46 *.37.24.65

구라현정의 그림구라가 듣고 싶다. 오버~~~
구라현정
힘내라 힘! 힘내라 힘! 그거? 먹던 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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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12.24 17:28:37 *.127.99.9
우리 4기 데이트로 다이내믹 명상 하러 가는 건 어떨지..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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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8.12.26 23:20:24 *.73.2.147
구라현정~~님^^  드디어 다이나믹 명상을 경험하셨군요. 저도 3기연구원 레이스 중에 다이나믹 명상에 대해 글을 쓴적이 있어요. 함께 가지 못해 못내 아쉬웠네요. 저 다이나믹 명상에 한때 미쳐있었더랍니다. 다음에 만나면 한판 찐~~하게...^^ 저에게 음악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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