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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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참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어떤 관계는 깊고 오래 지속되지만, 또 어떤 관계는 짧고 가볍게 지나가 ‘시절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 저는 관계 속의 인물인데도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관계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살아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나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워가는 것입니다. 때로는 관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모든 것을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난다면, 개인적인 차원에서 관계를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작은 노력은 시도해 볼 만합니다. 예를 들어, 작은 선물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선물이 꼭 크거나 비싼 것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정성을 담아 선택한 작은 물건이나 진심 어린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글을 쓰게 된 것은 최근 생각대로 되지 않은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게 늘 작은 선물을 챙겨주던 상대가 있어, 저도 호의를 표현하고 싶었지만 고민이 많았습니다. 선물을 준비하려 했으나, 실용적인 것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시간만 지나버렸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다른 사람과 선물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호의를 키워나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끝내 저에게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제가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를 생각하며 마음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런 고민을 할 때마다 아버지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네가 좋아하는 관계라면 최선을 다해봐라. 네 진심이 닿는 곳에는 결국 의미 있는 무언가가 남는다.”
그 말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관계를 대하는 제 태도에 대한 지침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제 마음을 알아봐 주셨던 그 순간의 감동은 지금도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저는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던 마음속의 엄격한 기준을 내려놓고 제가 좋아하는 상대를 똑바로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며 ‘나의 최선’이 아닌 ‘관계의 최선’을 찾아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행히 아쉬움을 말해준 상대와도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관계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심과 배려가 더해질 때 더 깊고 풍요로운 경험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떠올릴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생각해 보면, 관계란 불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계를 통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따뜻함을 나누는 작은 순간들을 만들어가는 연말연시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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