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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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울립 그림을 그리면서
(2009.01.07-01.08 ‘타샤투더의 정원’이란 책에서 튜울립사진을 보고 )
첫날(수요일)은 너무 요란스럽게 번져서 그림을 중간에서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목요일)는 '그냥 버린셈 치고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심란한 그림을 다시 잡았습니다.
배경으로 얼룩덜룩해진 것 그대로 두고는
1개만 색이 칠해진 꽃이 그래도 아까워 나머지 꽃들도 색을 천천히 칠했습니다.
그리고나니 튜울립 잎사귀도 칠하고 싶어졌고,
그걸 하고 나니 전체적으로 너무 요란해서 배경에 의도적으로 그리고 또 우연히 만들었던 번짐얼룩을 손보고 싶어졌습니다.
튜울립을 살리기 위해 얼룩을 조금씩 누그러지게 지우면서
그래도 계속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정이라는 과정을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여기저기를 띁어보면서
시선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눈을 끄는 주제부는 첫날 배경을 칠하면서 놓쳐버린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그걸 염두해 두었어야 했던 것도.
그래도 어디를 자르면 액자에 넣었을 때 좋을까도 구상했습니다.
수요일의 심란함 착찹함은 사라지고
색깔이 예쁘다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처음에 예상한 색배열을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중간에 망친 것을 살려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