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미
- 조회 수 7489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9년 3월 우리는 봄...깊이 여행을 떠난다. 가족이 함께하는 봄여행은 폐속까지 깊이 봄을 맞이하기이다.
벙글어진 봄웃음이 돌담길 사이사이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 좋은 봄날이다.
봄날은 어디든 다 좋겠지만, 자리산을 휘돌아 길섶따라 강둑따라 피어나는 봄날은 꿈속의 팔랑거리는 나비같다. 섬진강을 따라 봄님을 마중간다. 섬진강 도보 여행은 전에도 한번 갔었느니 그리 어렵지않은 코스다.
섬진 마을의 매화, 강자락너머 지리산 눈이 채 녹기전 섬진강의 봄을 실은 매화 꽃잎들은 강물위로 낙화한다. 구례군 산수유들 일제히 눈을뜨듯 화르르 샛노란 꽃 피우고 쌍계사 십리길 벚꽃길은 하늘문을 연다.
그 길섶따라 섰노라면 ...
속 깊이 꾹꾹 눌러 두었던
말못할 그 무엇이
여린 미물까지 빗장을 푸는 봄날
복받친 설움에, 일순 뿜어내는,,,
저것은 주체할수 없는 연심의 폭발이다”
라고 말하는 시인의 말에 온 몸으로 동감하게 된다. 그래 저것은 폭발이다. 그렇게 일순간의 폭발 속에 있노라면 문득 내가 꽃인지, 꽃이 나인지 알 수 없어지고, 꽃향기 머리 속 가득히 퍼져 들어와 마음도 몸도 온통 꽃물결로 어른거린다.
길모퉁이라도 잠시 돌아설라치면 와락 달려드는 것들, 꽃잎들, 숨이 턱 막힌다.
공중에 쏟아지는 꽃잎 소낙비 세례, 다시 공중으로 솟구치며 만들어내는 회오리 바람,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꽃잎들은 나무와 허공과 땅의 경계를 한순간 없애버리며 의식까지몽롱하게 만든다.
저장된 첫 기억은 변하지 않는다. 내게 섬진강 봄의 첫 기억은 물길따라 흐르다 꽃길따라 흐른다. 더이상 길은 길이 아니다. 오로지 꽃길만이 길이 된다. 온 종일 길잡이를 하던 꽃나무들은 저물무렵 달 능선 위로 달이 차 오르면, 그윽한 달빛아래 꽃은 쉼없이 지고 피고, 피고 진다.
봄을 실은 미풍이 벚나무의 꽃망울을 터트리고, 겨울을 난 벚나무에 향기로운 꽃이 피어날때 바람의 곡선따라 부드럽게 내리는 꽃길, 그 길에 들어서리라.
그리고 우리는 기억하리라. 이 봄날의 눈부심을
그리고 우리는 약속하리라. 한번쯤은 찬란히 피워 내는 나만의 삶을
그리고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마음위해
돌아오는 길에 꽃바람 소리, 꽃향기 라도 한봉지 가득 담아오리라.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12 | 그 날 [13] | 어니언 | 2014.07.21 | 1485 |
1011 | 생활 속의 거품들 [7] | 희동이 | 2014.07.21 | 2224 |
1010 | 새로운 하루를 감행하며 [7] | 녕이~ | 2014.07.21 | 1539 |
1009 | 3-14. 10기 7월 수업참관록 빙자 오지랖 궁시렁쇼 [17] | 콩두 | 2014.07.21 | 1971 |
1008 | 3-15. 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4] | 콩두 | 2014.07.26 | 1997 |
1007 | 비와 두 바퀴_구달칼럼#16 [6]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7.26 | 1444 |
1006 | #16 나의 고전 독법_정수일 [6] | 정수일 | 2014.07.27 | 1574 |
1005 | #16 초파리와 천도 복숭아 [14] | 희동이 | 2014.07.27 | 2775 |
1004 |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16] | 앨리스 | 2014.07.28 | 1442 |
1003 | 프롤로그 [9] | 종종 | 2014.07.28 | 1349 |
1002 | 또 다른 감옥_찰나칼럼#16 [16] | 찰나 | 2014.07.28 | 1547 |
1001 | #16 칼럼. [7] | 녕이~ | 2014.07.28 | 1329 |
1000 | 인드라망, 7월 24일 [7] | 에움길~ | 2014.07.28 | 1517 |
999 | 구해언 칼럼_생존법 [12] | 어니언 | 2014.07.28 | 1529 |
998 | 일상이라는 학교 [13] | 왕참치 | 2014.07.28 | 1436 |
997 | 3-16. 아이들이 올 길 닦기 (가족세우기를 통해) [3] | 콩두 | 2014.07.29 | 1611 |
996 | #17 여행전야_정수일 [6] | 정수일 | 2014.08.02 | 2105 |
995 | #17 하계 연수를 준비하며 [5] | 희동이 | 2014.08.03 | 1371 |
994 | 바퀴자국_구달칼럼#17 [5] | 구름에달가듯이 | 2014.08.03 | 2463 |
993 | 온 몸에 힘을 빼고 [5] | 어니언 | 2014.08.03 | 1797 |